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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전라도 무주의 산촌에 살 때였다. 우리가 붙여먹던 밭은 경사가 급한 산허리에 있었다. 보이는 것이라곤 첩첩이 산밖에 없던 해발 550고지에 놓여있는 산밭이다. 밭에서 허리 굽혀 일하다 보면, 가끔 일어나 허리를 펼 때 약간의 현기증을 일어나곤 하였다. 머릿속이 핑그르 돌면서 별 몇 개가 하얗게 눈가에서 빛을 낸다. 그 순간에 이명(耳鳴)이 들릴 때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2.0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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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느 잡지사로부터 라는 책에 대한 서평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아직 출간도 되지 않은 책을 교정본으로 읽고 글을 썼다. 사람도 사람 나름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주일 동안 틈틈이 교정지를 보는 동안, 그 모든 길이 자비의 길임을 알았다. 생면부지의 김기석 목사란 분을 처음으로 책을 통해 읽고 음미하였다.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2.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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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간행물이 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이 십수년 동안 마스터 인쇄로 찍어서 값없이 원하는 이들에게 나눠주시는 읽을거리다. 처음엔 ‘인성회’라는 가톨릭기관에서 일하시면서 발행하시다가, 지금은 그도 접어두고 천지사방을 바람처럼 떠돌며 책을 만든다. 출판사를 끼지도 않고, 생각을 나누어 가진 이들과 더불어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2.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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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책이 있다. 김호경이라는 여성신학자가 지은 책인데, 그분은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답할 것을 요구한다. 시몬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하고 멋지게 대답한다(마태 16,16). 지금 생각해 보면, 뻔한 질문에 뻔한 대답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다들 그게 정답이라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2.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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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혜화동 대학로에 나갈 일이 생겼다.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있으려니, 휴일이라 그런지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여럿 놀고 있었다. 근처 소극장에서 등의 공연을 관람하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고, 노인이며 젊은이들이 수두룩하였다. 여기 오니, 참 세상엔 사람도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주며 경주 같은 한산한 동네에 살다가 서울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2.0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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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꼭 40년 전에 쓰여진 잡지에서 ‘오늘’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참 묘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지금은 폐간된 지 창간호를 다시 보았다. 주교로부터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은 다 낡은 잡지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씁쓸해 하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불어넣은 참신한 성령의 바람이 아직 그 훈기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1.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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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적 성장을 위한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하기 시작하면서 신자 분들과 폭 넓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 가운데 특별히 마리아에 대한 신자들의 깊은 애정과 신뢰, 그리고 애타는 갈망을 읽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신앙생활 가운데 예수님의 이름보다 더 많이 더 자주 성모님의 이름을 부른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1.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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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의 가장 큰 불행은 모든 거룩함의 요소들을 특정한 사람들에게 넘겨주는 문화 전통 속에서 산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것은 거룩함의 영역과 속된 영역을 형식적 차원에서 엄격히 갈라놓고 생각하려는 이분법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수도자와 성직자는 제복으로 자신들의 ‘다름’을 표시하고, 거룩함의 영역이라고 정해진 구역을 활보한다. 그리고 다른 평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1.2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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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늦가을에 캐나다를 간 적이 있다. 그곳 단풍잎은 붉은 빛이 하도 맑아서 정말 예뻤다. 그 아름다운 선혈이 낭자한 낙엽 사이를 걸어 서점엘 들렀는데, 한창 달력이 전시되고 있다. 수십 수백 종은 됨직했다. 인디언 문화를 소개하는 달력이며 늑대 사진들이 많았고, 여러 예술가들의 미술작품이 깔끔하게 디자인되어 달력에 박혀 있었다. 달력은 특성상 한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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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우리신학연구소에서 교회달력을 만드는 일을 거들었다. 교회달력은 보통 본당에서 대림절 기간에 신자들에게 나눠주는데, 예수님이 육화하신 시점, 즉 성탄절을 기다리면서 신자들은 새해 달력을 벽에 걸며 다음 한 해를 나름대로 예감한다. 새해에는 좋은 일이 있어야 할 텐데, 새해에는 좀 더 그분에게 가까이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가족들의 안녕과 복락
교회와 세상
한상봉
2008.11.28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