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마스 앤더슨의 는 신이 사라진 시대,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없는 젊은 영혼의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1940~1950년대의 미국. 2차 대전의 트라우마를 딛고 번영을 구가하기 시작한 시대이자, 미국이 세계 질서의 패권자로서 위상을 획득한 시대입니다.그러나 이면에는 불안과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는 영혼들이 있었습니다. 종전 선언에서 맥아더 장군은
“수 · 금 · 지 · 화 · 목 · 토 · 천 · 해 · 명.” 과거에는 과학 시간에 태양계 행성의 종류를 이렇게 외웠다. 그러나 태양계의 제일 끝에 존재하는 행성 명왕성은 2006년에 퇴출당했다. 퇴출 이유는 명왕성이 질량과 크기가 작아, 태양계의 수십 개의 별들에 비해 행성으로 인정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930년에 발견되어 2006년에 퇴출
는 느리게 진행되는 영화이고, 기승전결로 꽉 짜인 플롯이 없다. 시놉시스를 보면 그냥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일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이 ‘마이클 윈터바텀’임을 확인하는 순간, 영화에 대한 막연한 인상은 달라진다. 날카로운 비판의식의 전통을 가진 영국영화의 기수 마이클 윈터바텀, 그리고 영국 소도시에 거주하는 하층민 가족, 이 두 문장으
교도소 감방, 죄수들, 연극 상연……. 이런 키워드로 생각나는 작품이 혹시 있나요?저는 남아공 극작가 푸가드(Athol Fugard)의 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 작품은 같은 감방에 수감된 두 죄수가 연극 를 상연하는 과정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 속 인간의 자유와 정의에 대해 탐문하는 연극입니다. 이십 년도
교황이 주인공인 종교영화가 있다. 벌써 하품 나올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를 ‘이탈리아의 우디 앨런’이라 불리는 블랙코미디 영화의 대가이자, 베를루스코니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정치적 언사로도 유명한 난니 모레티가 만들었다면? 어, 그럼, 마음을 고쳐먹고, 봐줄만할 것 같다.이 영화는 2011년에 제작되었으니,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전무후무한 교황직 사임
어김없이 4월 3일은 온다. 바람의 신이라는 영등할망이 봄을 제주로 불러오는 4월이 되면 제주민들은 슬프다.이라는 제주 출신 감독이 만든 4.3 항쟁을 흑백화면에 담은 영화가 개봉했다. 지난해에 완성된 이 독립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넷팻상을 비롯 네 개의 상을 수상했다. 올해 벽두부터 이 영화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전세계
바야흐로 부성의 시대인가 보다. 예능에서 의 다섯 아버지와 아이들이 주말 저녁을 쥐락펴락하더니 이번에는 이 영화계의 흥행기록을 새로 써나가고 있다. 은 지능지수가 여섯 살에 머문 아버지 이용구(류승룡 분)의 부성애를 다룬 영화이다. 그는 예쁘고 똑똑한 딸 예승(갈소원 분)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 우연한 사고로
의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비, 전지현, 이병헌, 배두나 같은 한국배우들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연급 역할을 맡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되면서, 그들에게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1980년대 초반에 강수연이 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깜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그녀의 이름 앞에는 의례적으로 ‘월드스타’란 타
는 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박훈정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영화에 별반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운명을 십자가처럼 안고 간다는 뜻일 겁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참조 대상이 된 영화와 차별화된 지점이 어디 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있습니다.(2002)은 홍콩 영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 은 과 로 알려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칸 영화제 대상작인 프랑스 영화 와 이 미국영화는 멀리 떨어진 국가 경계선만큼이나 다르다. 가 안락사를 둘러싼 노부부의 사랑과 고통을 리얼리즘 언어로 표현했다면,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 표 영화답게 하나하나
영화 는 3D에 대한 편견과 기대를 넘어서는 수작이다. 는 난파선에 타고 있던 한 소년이 극적으로 구명보트에 올라타 7개월간 호랑이와 동고동락한 이야기(소설)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는 포스터로도 파악이 가능한 단순한 스토리. 여기서 영화적 재미를 얼마나 찾아낼 수 있을까.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 황당무계한 설정과 진행
발터 벤야민은 20세기 들어 죽음을 경험하지 못하는 건물이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인간의 생명이 의료와 행정기구 같은 근대 제도를 통해 관리되면서, 누군가가 임종을 맞이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또 죽는 일이 자연스럽지 못한 삶을 예고한 말이었다. 현대의 죽음은 일상적 장소,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기’ 서 있는 고층건물에서 별도로 구획
“500만 명을 돌파한 첫 번째 멜로영화”라는 기사까지 확인한 터에 (조성희 감독) 이야기를 시작하자니 겸연쩍어집니다. 주연(酒宴)에서 김빠진 맥주잔을 권하는 일 같고 예식이 끝난 뒤 도착해서는 축의금 봉투를 만지작거리는 행동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쓰고 있습니다. 이 생각할수록 알쏭달쏭한 느낌을 주는 영화라는 느낌
그녀와 처음 만나는 분을 위해피나 바우쉬. 1940년 독일 출생. 1973년 부퍼탈 무용단 예술감독 및 안무가로 취임. 이후 연극과 무용을 결합시킨 독특한 형식 안에 현대인의 실존과 슬픔, 고독, 광기를 그려낸 위대한 예술가.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바우쉬 공연으로 (2003)의 오프닝과 엔딩을 마련함으로써 무한한 경의를 보낸 바 있다. 2009년
레오나르도 다빈치, 베토벤, 에디슨, 아인슈타인, 피카소, 처칠, 디즈니, 성룡, 톰 크루즈. 이들의 공통점은 ‘난독증’으로 어린 시절 고통을 받았다는 점이다. 난독증이 있다면 지능과 시력이 정상임에도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과정의 문제로 글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있다. 종이 위의 글자는 각각 쪼개져서 날아다니며 춤을 추고, 난독증을 앓는 아이는
1987년 그 시절. 40~50대는 그럴듯한 모험담을 하나씩 품고 있다. 남자들은 모이면 군대 이야기를 끝없이 해댄다. 87년 이야기에 군대 이야기가 합쳐진다면? 헐! 꼰대들의 수다쇼가 될 게 뻔하다. 게다가 의 곽경택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침을 튀기며 “우린 친구 아이가!”를 외치는 경상도 사내들
일상의 도처에서 레드 라이트를 만난다. 횡단보도에서, 초고층 건물의 꼭대기 혹은 마루턱에서, 품절을 알리는 자판기 앞에서. 어떤 홍등은 택시의 ‘빈 차’ 표시등 같아, 우리를 유인한다. 그 빛에 동승하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이렇게 레드 라이트를 해석했던 이가 백수광부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그 물을 건너지 말라”는 아내의 레드 라이트를 무시했고, 그 결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새 영화 은 야스미나 레자의 연극을 각색한 작품이다. 연극 은 파리에 사는 두 상류층 커플의 치고 받는 대화 난장판으로 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두었고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되었다. 토니워어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원작이 워낙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관객을 흡
수식언이 많은 문장은 의심스럽다. 부사, 형용사가 빼곡한 표현은 어쩐지 양파를 닮았다. 껍질을 벗기고 벗겨도, 다시 말해 수식 대상을 찾고 찾아봐도 껍질 이상의 어떤 것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피수식언은 대개 명사이다. 그래서 젊은 날의 서정주는 정지용 류의 명사형 시를 탈피하고 동사형의 시를 쓰겠노라고 말했다. ‘바다’나 ‘배’ 같은 단어를
무려 5년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 대작 애니메이션 은 아름답고 잔혹한 수작이다. "자유를 향한 필사의 몸부림", "고등어의 횟집 탈출이 시작된다!"라는 포스터의 카피 문구가 시사하듯이, 이 작품은 '고등어판 처절한 쇼생크 탈출'이다. 자, 그러니 와 같이 어린이용 환상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잊으시길…&h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