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전체 상영관 약 2300여 개 가운데 1863개를 점유하고 있으니, 아마도 여느 극장에 가면 10개 관 중 7-8개관은 이 영화를 걸어놓고 있을 것이다. 첫날 최다 관객 동원 기록과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영화업계에서는 이 영화의 천만 관객 동원을 당연하게 보는 분위기다.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 취향이 아닌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되었고,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한 기대작이다. 아마도 지난해 나온 최고의 데뷔작 몇 편 안에 들어갈 정도로, 도발적이고 신선한 영화다. 터키의 신예 여성 감독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이 터키의 작은 외딴 마을에 사는 다섯 자매의 일상을 활기 있게 그린다.흑해 연안에
이 작은 영화를 둘러싸고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 영화의 스크린 독점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에서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가 아닌 저예산 작은 영화는 개봉 첫날부터 스크린을 잡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관객을 만나지 못하고, 홍보와 입소문을 타지 못한 채 조용히 사장되어 버리는 것이 지금 우리 영화계의 현실이다. 스타가 등장하는 거대 자본
눈 뜨면 보이고, 한 집에서 부대끼며 살던 가족 중 한 명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그 이유조차 알 수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할까?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가족의 실종은 상상으로라도 견디기 쉽지 않은 경험이다. 영화 “로봇, 소리”는 바로 이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해관(이성민 분)은 사라진 딸을 찾아 10년 넘도록 전국을
1943년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발표한 소설 “어린 왕자”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원작 그대로가 아니라 배경을 현대로 가져왔다. 현대의 인물이 어린 왕자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원작은 어느 사막 한가운데에 불시착한 파일럿이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나 듣게 되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에서는 현대의 소녀가 할아버지가 된
‘엑소시즘’(exorcism), 즉 사령의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게 하는 가톨릭 구마의식을 다루는 미스터리 드라마가 ‘검은 사제들’이다. 개봉 3주차에 4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큰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서 200만 명 관객이 들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하니, 목표치를 이미 훌쩍 넘겼고 현재도 절찬 상영 중인 작품이라 일찌감치 상업적으로 성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뉜 것처럼 결이 다르다. 제목이 알려주는 바처럼 ‘연쇄살인을 다루는 기자의 특종’ 정도로 간단하게 개념화되지 않는다. 제목이 던지는 인상을 배반하는, 장르적으로나 서사적으로나 반전의 묘미로 가득하다. 전반부는 블랙코미디로, 후반부는 스릴러로 장르적 틀이 바뀌어서 서사가 전개된다.이혼과 해고의 위기에 몰린 방송기자 무혁(조정석)은 우연
1762년 임오년에 일어난 임오화변은 조선왕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일이다. 영조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었고, 사도세자는 8일 만에 숨졌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이야기. 이 사건을 영화화했다. 영조가 영화의 대사에서도 말하듯이 “이건 나랏일이 아니라 집안일이다.” 어느 가정 안에서나 있을법한 불화하는 아버지와 아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왕이라면
프랑스판 헬렌 켈러 이야기로 19세기 말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서 있었던 실화다. 시청각장애라는 불운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지성이 된 헬렌 켈러는 잘 알려져 있지만, 동시대에 살았던 프랑스의 또 다른 시청각장애 여성의 인간 승리 드라마는 우리에겐 생소하다. 앤 밴크로프트가 헬렌 켈러의 선생인 애니 설리번으로 분한 아서 펜 감독의 ‘미라클 워커(1962)’나,
무언가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 주는 영화를 의미하는 ‘케이퍼 무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어 왔던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범죄의 재구성’(2004)에서 천만 관객 영화 ‘도둑들’(2012)에 이르기까지 범죄자, 도박꾼, 사기꾼 등 반사회적인 인물이 벌이는 한탕 범죄 행위를 두 시간의 러닝타임에 화려하게 담은 최동훈식 스타일이 있
영화 외적인 사건으로 오히려 유명해졌다. 이 영화는 2013년에 이미 완성이 되었다가 2년이 지나서야 개봉하게 되었다. 원 배급사가 영화의 배급을 포기하고 새로운 배급사가 개봉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정치적인 맥락이 존재한다는 설이 있다. 영화는 2010년에 출간된 손아람 작가의 소설 "소수의견"을 영화화한 것이며, 영화 속 사건의 무대는 서울
무려 30년 만에 만들어진 시리즈 속편이다. 시리즈의 4편인 이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전에 매드맥스는 1979년에서 1985년까지 모두 3편이 만들어졌는데, 호주 출신 멜 깁슨이 모두 주인공 맥스 역할을 맡았다. 23세의 무명배우 멜 깁슨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일으켜 세운 ‘매드맥스’는 의사 출신인 신예 조지 밀러의 손에 탄생한 초저예산 SF 액션
배우 김인권과 박철민, ‘약장수’라는 제목, 짙은 각설이 화장에 알록달록한 여자 한복을 입은 채 웃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담은 포스터. 영화는 얼핏 보아하니 코미디일 것 같다. 그러나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가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모르겠다. 엄청난 물량 공세를 자랑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와 같은 시기에 개봉하며 맞서는 용감한 이
청춘과 성장을 담은 한국영화 "스물"을 보고 난 후 잠시 씁쓸했다. 다른 나라의 스무 살 영화 "위플래쉬"와 비교할 점이 많은 영화라서 그랬다. 코미디와 음악영화라는 다른 틀 안에서 표현되지만 두 영화 모두 지금 현재의 스무 살들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영화에서 아프고 가련한 스무 살 청춘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나이트 크롤러’라는 낯선 프리랜서. 그들은 매일 밤, 도시가 잠든 사이에 빠른 차와 고가의 비디오카메라 장비로 무장을 하고 경찰 무전을 들으며 이야깃거리를 찾아 도시 일대를 누비고 다닌다. 그들은 차량충돌, 화재, 살인, 각종 폭력 등의 사건 사고를 쫓아 현장의 영상을 생생하게 촬영한 테이프를 TV 방송국에 판다.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여타 범죄 스릴러
“변화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자기 안에 있다.” 젊은 여성 셰릴 스트레이드는 자신의 몸만큼이나 크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끝없이 펼쳐진 길을 하염없이 걷는다. 영화 "와일드"의 주요 공간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서부를 종단하는 4286킬로미터의 도보여행 코스다.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는 오늘도 힘겹게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우울증 약을 삼켜야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사는 게 쉽지 않다. 병가로 휴직한 상태에 있다가 이제 복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그녀의 복직과 남은 직원들의 보너스 지급을 놓고서 16명 직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그녀의 복직이 무산되었다고 통보한다. 그녀는 작업반장의 개입으로 인해 투표가 공정하지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는 100만 명 규모의 대규모 학살사건이 자행되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학살의 가해자들은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자신들의 영광의 역사를 널리 떠벌리고 있다. 미국인 다큐멘터리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2004년, 인권 단체의 요청으로 학살의 피해자를 취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들어갔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와 군, 그리고 심지어 NG
여성작가 길리언 플린의 베스트셀러 소설, 범죄 스릴러의 새 장을 연 ‘세븐’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 영리한 감독이자 배우 벤 애플렉의 조합이라면.... 이 영화를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데이비드 핀처의 10번째 영화 ‘나를 찾아줘’는 온갖 기대를 품게 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결혼 5주년이 되던 날, 아내가 사라졌다. 닉의 아내는 미모와 지성은 물론 재력까지
재일조선인학교 아이들의 꿈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2006)’는 다큐멘터리 영화시장이 아직은 탄탄하지 않았던 당시 현실에서 입소문으로 관객으로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2014년은 ‘우리 학교’가 상영되던 2006년, 2007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8년 전 그때는 남북화해 모드와 함께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이라는 국경의 경계선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