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저녁, 이시가와 타카코(가명) 씨는 지진 해일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쳤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접하자마자 피난을 결심했다. 그가 살고 있던 요코하마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270㎞ 거리였는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이시가와 씨의 가족은 3일 뒤 요코하마를 떠나 교토와 오사카의 친구 집
핵발전에 대한 일본 천주교회의 태도는 후쿠시마 전과 후로 갈린다. 그동안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 그쳤던 일본 주교회의는 2011년 11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0㎞ 떨어진 센다이 시(市)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모든 원자력 발전을 지금 당장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선언을 발표했다.이후 일본 주교회의는 교회 내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강연과 캠페인을
재건 봉사활동 통해 바라본 후쿠시마…피폭돼 숨진 아기 땅에 묻고 피난 떠나야 했던 주민들의 고통,타 지역민의 차별과 무관심으로 더욱 커져그래도, “새로운 창조” 속에서 희망은 다시 살아난다일본 동북지역(이하 토호쿠)에서 엄청난 재해가 일어난 지 약 2년 반이 흘렀다. 내가 그 지역을 처음 찾은 것은 2011년 6월, 히로시마 교구에서 함께 일하
“시내 곳곳에 내걸린 ‘힘내자, 미나미소마 시(市)’라는 현수막을 볼 때마다 제게는 ‘힘내서 피폭 당하자’는 말처럼 들리더라고요.”발표 도중 이케나가 오사무 변호사가 던진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은 없었다. 사가 현에 위치한 겐카이 원전 폐지 소송과 후쿠시마 원전 피해자 소송에 공동 변호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케나가 변호사는 지난 7월 15일과 16일
“오늘 심포지엄은 우리농과 에스 생협의 12년간의 교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오쿠 마리코 일본 에스 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9월 29일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와 공동으로 ‘한 · 일 탈핵 심포지엄’을 개최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2001년 한국 활동가들의 연수 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두 단체가 농촌 살리기와 안전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 누출로 방사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국 가톨릭 탈핵운동과 일본 천주교, 시민사회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문수 신부)와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조해붕 신부)는 일본에서 현지 단체들과 공동으로 자국의 탈핵운동 현황을 공유하고 실천적인
주식회사 새암은 2011년에 설립한 실내인테리어 전문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3월, 자본금 300만 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설립 2년 만인 2013년 자본금 2억 300만 원인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4대 보험이 되는 현장기술직과 사무직 직원 11명이 있고, 도배 견습을 받고 있는 4명을 포함해 6명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작년 총매출이 5억, 올
가톨릭농민회가 농촌생활공동체 ‘뿌리님’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도시생활공동체에는 활동가 ‘꽃님들’이 있다.현재 광주, 대구, 서울, 부산 등 9개 교구에 약 239개(2012년 말 기준) 공동체를 꾸린 도시생활공동체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농교류를 위한 교육은 물론, 농촌공동체와의 결연 활동, 소 입식 운동,
안동교구 효선분회. 사과와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에 자리 잡은 분회다. 안동 가톨릭농민회(이하 가농) 회원 중에서 연령대로도 가장 막내인 이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로 농촌 사회에서는 드물게 젊은 농민들이다. 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의 50대 초반 이하 가구는 11가구. 덕분에 가농 회원 여부와 관계없이 청년공동체 모임이 활발하고, 공
“우리는 농업, 농촌, 농민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이로부터 새로운 삶의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도시와 농촌의 생명, 생활공동체운동만이 ‘함께 살고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생명의 먹거리를 제대로 나누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야말로 우리의 믿음과 생활을 일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기본권 보장이란 먼 이야기다. 지체장애인들의 경우 여전히 이동권을 보장해달라고 거리에서 외쳐야 하는 형편이며,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도 일부 봉사자나 복지기관을 통해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이런 현실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지적 권리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곳이 있다. 사회적기업 도서출판 하상점자(대표 김호식)다.가톨릭맹인
하루 일을 마친 이들이 인사를 나누느라 건물 입구가 소란스럽다. “내일 또 보자”는 정겨운 말투만 들어서는 하굣길을 맞은 학교 같기도 하다.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이곳은 지적장애인들이 일하는 사회적기업, 그라나다 보호작업센터(원장 유점화)다. 언뜻 작은 숲처럼 보이는 구암근린공원을 정원으로 삼은 그라나다 보호작업센터는 건물 1층에 테라스가 딸린 카페를 운영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 주택가의 작은 건물.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자 서너 명의 직원들이 알록달록한 인형을 제작하고 체험학습 교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곳은 부천시에서 교육문화 분야로 인증을 받은 첫 번째 사회적기업 ‘보물찾기’(대표 이상숙)다.보물찾기는 교육사업으로는 독서교육과 역사교육, 숲 · 농어촌 체험학습을, 문화사업으로는 어린이집과 어린이도
서울 혜화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비둘기집 장애인 보호작업장’(이하 비둘기집)에 들어서자 스무 평 남짓한 공간을 채운 재봉틀 소리가 드르륵 드르륵 흥겹다.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천을 잇고, 다림질을 하며 땀을 내고 있었다. 분명 장애인들이 일하는 공간으로 알고 왔는데, 재봉틀을 다루는 손길이나 천을 나르는 모양새에서는 직원들이 어떤 장애를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가톨릭 사회적기업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주)복지유니온.2011년 11월 설립해 복지시설 영양관리를 위한 전산 솔루션 보급, 식자재 납품, 조리원 파견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 6월 5일 2년차 예비 사회적기업이 됐다.통상 예비 사회적기업은 2년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원금을 받고, 그 기간 동안 공적 서비스 시행 평가를 받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망령은 이윤과 효율성이라는 두 글자로 세계를 재패했다. 본래 인간의 삶을 위해 생겨난 경제 활동은 이미 인간이 아닌 자본 그 자체를 위해 복무한 지 오래다. 인간을 배반한 경제는 승자독식을 당연시하며 1 대 99의 구도를 만들었고, 자본에 밀린 인간들의 양극화, 노동의 소외 속에서 허우적댄다.이런 흐름과 함께 다행히 무소불위의 자본주
소리합창단 부엉지휘자가 오랜 시간 끝에 합창교향곡을 완성했다. 합창단원을 모으기 위해 정글로 간 부엉지휘자는 앞이 안 보여 날지 못하는 독수리, 입이 너무 커서 노래할 때마다 움츠러드는 하마, 휘파람 소리를 잘 내는 앵무새 등을 만난다. 그리고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어서 하루 종일 그물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긴 팔 원숭이도 만난다. 긴 팔 원숭이는 “
집에서 만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 그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휠체어를 탄 그가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보다 집이 편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실은 그의 공간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휠체어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방이 어떤 모습인지, 혼자서는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그의 일상이 어떤 것인지 머리로 짐작은 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10명 중 1
일상 하나. 오늘은 떡볶이가 먹고 싶다. 집에 가면 밥이 있긴 하지만 들어가는 길에 떡볶이를 사 가야겠다.일상 둘. 조금 뒤 TV에서 좋아하는 심야 드라마가 시작한다.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이 언제 드러날지 노심초사하며 리모컨을 손에 꼭 쥔다.일상 셋. 오늘은 기분이 울적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외롭게 있고 싶다.누군가에게는 일상인 이런 광경이 누군가
동네 생협 매장에서 가끔 이 쿠키를 사먹곤 한다. 믿고 먹을 만한 과자가 별로 없는 요즘 100% 우리밀과 국산원유버터, 유기농 설탕 등 좋은 재료에 안심이 된 까닭도 있지만, 가볍지 않고 부드러워 커피나 홍차에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이 쿠키가 하물며 착하기까지 하단다. ‘위캔쿠키’(줄여서 ‘위캔’)는 40여 명의 지적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