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유월의 기도- 닐숨 박춘식 송곳 같은 땡볕으로 살갗이 따끔따끔할 때유월의 소나기가 와그작작 쏟아집니다토란 잎을 들고 뛰어가던 그 여름 그리고지나간 그 빗줄기도, 시방 곰곰이 바라보니미소짓는 하느님의 평온함이 아련히 비칩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에게 배워라.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오 복음서 11,29) 뜨거운 이번 유월에는매일 아침“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시편 51,12)라고 기도하면서 정신을 맑게 헹구고 싶습니다 닐숨 박춘식 미
5월 31일, 축일의 기도- 닐숨 박춘식 나귀를 타신 마리아님이 - 큰 나무 언덕의 샛길 - 엘리사벳 집으로 - 하느님께 찬미 감사 함께 바치려고 갑니다 - 모세는 바다 밑 길을 건넜지만 - 구약을 마무리하는 메시아는 물 위를 걷고 - 구름을 딛고 하늘을 오르시리라 상상합니다 - 그리고 구원의 백성들을 - 불기둥 대신 별빛 기둥으로 - 평화 안에서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 마리아님의 감사 기도를 들으며 - 나귀 역시 묵상기도로 어정어정 갑니다 - 오월 마지막 날복되신 동정 마리아님의 방문 축일,구원과 평화의 구세주를 모시고 시편
왕따당하신 하느님- 닐숨 박춘식 ? 노인은 뭐하기에 꺼칠꺼칠하오- 어쩌다 시에 미쳐서 ....? 어떤 시를 짓는데요- 하느님에 대한 시를 쓰느라고 ....? 허억, 왕따당하는 하느님을 시로 위로하나요- 그래서 오늘도 하느님을 찾아 뵈오려고 .... 저어 꺼칠한 노인은 곱빼기 밥이요,라고 봉사자에게 고함칩니다 경로잔치 마당을 두루 살펴보니손가락으로 동그라미 그리며 안내하는 아저씨에게하느님은 등을 어루만지며 빙긋빙긋 웃으십니다휘휘 젓는 국자로 건더기를 올리는 아줌마 뒤에서하느님은 수호천사와 손뼉 맞장구를 치신 다음두 팔로 아줌마를 고이
은총의 폭포인 순교 성지- 닐숨 박춘식 하느님의 은총은 물결처럼어느때나 어디에나 내리흐릅니다 내리흐르는 물결은 가끔 뚝 끊어집니다갑자기 가야 할 길이 안 보입니다그때, 잠시도 당황하지 않고물결은 그냥 곤두박질로 뛰어내립니다사람들은 우와 폭포다, 라고 큰 소리로환호하고 놀라워하고 사진 찍고결국에는 이름까지 붙여 다시 또 찾아옵니다 가끔 우리는 폭포 은총의 순교성지를 찾아갑니다물안개 날개로 하늘 높이 올라간 순교자들에게찬미 노래를 합창하면, 순교성지는 곧폭포 소에서 치솟는 은총의 수직 무지개임을 느낍니다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하느님을 만나는 일- 닐숨 박춘식 버벅거리는 마음을 다듬어 보려고하느님 안에서하느님을 만나는 분을 뵈오러 나섭니다 살피고 찾다가 상큼한 바람이 스칠 때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그분의 가칠가칠한 손을 비비며 아파하는성자(聖者)의 모습을 보고 몸 숙여 인사 올립니다그날은모든 단어가 물밑에 잠긴 호수 가장자리에서나직한 나무의 미소를 보리라는 기대를 가집니다 “여러분의 시인 가운데 몇 사람이‘우리도 그분의 자녀다.’ 하고 말하였듯이,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행전 17,28)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5월 달력을 올리면서- 닐숨 박춘식 ? 엄마 엄마, 왜 하느님은 안 보여요- 하느님은 너무너무 크신 분이셔서 그렇단다 ? 엄마 엄마, 미루나무는 왜 하늘만 보고 있어요- 하느님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5월 달력을 올리면서 엄마는,하늘 엄마에게 뜨겁게 호소합니다 ! 철없는 제 아이가, 가끔은! 저를,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여기도록 도와주세요! 하늘 엄마야, 하늘 엄마야,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4월 29일 월요일) 20년 전쯤, 딸 걱정하는 자매에게 ‘수녀원에 보내시지요’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며 “딸이 열 명이라
창조로 이어지는 부활- 닐숨 박춘식 순간순간 치 넘치는 사랑을잠시라도 멈추지 못 하는 일은숨길 수 없는 하느님의 기이한 흠입니다 사랑은 곧 생명이고치 넘치는 사랑은 새로운 부활입니다그러니까, 주님을 따르는 우리는 매일창조로 이어지는 부활을 만나게 됩니다 주간 첫날이 밝아 올 무렵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느끼는 진동이나무를 흔들고 큰 돌을 굴리니까 무덤에서‘알렐루야’가 뛰쳐나와 팔방으로 달려갑니다 나날이 (부활이신) 당신을 찬미하고영영세세 당신 이름을 찬양합니다.(시편 145,2)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4월 22일
령시인의 시간 여행- 닐숨 박춘식 ‘유다인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 현판을 들고 - 해골산으로 올라가는 로마 총독의 군사가 - 십자가 뒤를 따라 오르다가 - 성모님을 보고 그윽이 놀랍니다 - 저 고통 - 저 기품 그리고 어떤 암시 같은 신비감 - 저분이 사형 죄수의 어머니라니 - 놀라는 그 순간 - 사형 죄수가 어머니를 만납니다 - 어머니께 보여드리는 고통의 천둥 - 심한 경련을 억누릅니다 - 십자가를 다시 힘껏 잡는 죄수는 - 하나 둘 셋 넷째 걸음 째 - 다리가 꺾여 휘청 - 무릎 걸음으로 십자가를 끌고 갑니다 - 그 순간 -
하늘나라 공항에서- 닐숨 박춘식 철새가 다니는 길 위에 비행기의 하늘길그보다 드높이 날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손 높이 기도하는 우리는 십자가에 탑승하여골고타 언덕배기 활주로에서 이륙합니다강산의 강이 민둥산으로 변하고강산의 산이 썩은 강물로 흐르는 동안갖가지 스탬프로 더러워진 여권을 만지며 기도합니다‘주님, 저의 모든 죄악에서 저를 구하여 주소서.’(시편 39,9) 천사가 하늘나라 공항 착륙을 말하는 순간하늘 활주로 건너편에 자비의 행렬이 보입니다참회 감사 용서 구은, 울컥 목멘 소리로골고타 위에 계시는 예수님께 용서를 빕니다 예수
삼지창을 부활 깃대로- 닐숨 박춘식 퍼지게 먹으며 갑질로 살고 싶은 욕구를삼지창으로 눌러 멀리 던집니다황금을 경배하고 권력을 흠모하면서영혼의 숨통을 갉아먹는 욕심을 찔러 죽입니다지극 정성으로 그분만을 섬겨야 하는데 되레그분을 이용하는 죄를 끝까지 결딴냅니다그러고 그런 다음광야의 유혹을 처단한 삼지창의 양쪽 창날을가로로 젖히고 반듯이 펴 십자 깃봉을 만듭니다주님 부활의 깃발을 드높이 달아휘날리는 승리의 노래를 합창합니다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4월 1일 월요일) 사순시기는 광야에서 시작되어 하느님의 길을 꾸준히 찾
새로운 노아 방주는 - 닐숨 박춘식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창세기 6:6) 노아 홍수 전, 세상의 소란 법석을 내려다보시는하느님께서 하신 이 말씀이, 곧장 이즈음어찌 생뚱맞은 다른 말로 들리는지 스스로 놀랍니다 ‘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교회를 세우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십니다’ 세상이 종교를 심히 걱정하는 이 시대에최첨단 과학 소용돌이 위의 새로운 방주(方舟)는아니면 길이가 십 리나 되는 엄청 큰 비행선은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거기에 어떤 인간들이 탑승해야 하는지 &bul
조 말셀라 수녀를 생각하면서- 닐숨 박춘식 주님, 제 온 몸에 눈물이 돕니다* 악성종양과 가위바위보 하다가사랑과 믿음의 아픈 시집(詩集)을 남기고하늘로 숨결을 돌려드린 조 말셀라 수녀 생각으로 주님, 제 온 몸에 눈물이 돕니다 지난해 이맘때도 십자가를 껴안고 걸었습니다피땀으로 젖은 나무둥치의 고통으로올해도 언덕길이 힘들다고 멈칫거리는데 주님, 제 온 몸에 눈물이 돕니다 아이 앞에서는 환하게 웃어야 하는 엄마이지만눈물 또 가난과 겹치는 갑질 소리에 짓눌려맨바닥 가슴으로 기도를 하다 말다 서성거리니까 주님, 제 온 몸에 눈물이 돕니다
왕골 상자의 모세는- 나모 박춘식 그런데 모세라는 사람은 매우 겸손하였다땅 위에 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겸손하였다(민수기12장3절) 성경을 심독(心讀)하면서 겸손이란 두 단어에 밑줄을 긋습니다! 어라 어라, 이게 먼 짓이람밑줄 두 가닥이 꼬물꼬물 기어가더니 한 줄로 이어져 사라집니다잠시 후, 책갈피 어디서 찾았는지나일강변 갈대 사이의 왕골 상자 그림을 가져옵니다 ? 이건, 다 아는 이야기인데 웬일로왕골 상자를 보고 다시 보면서 손뼉을 칩니다물 → 겸손 → 모세 ← 겸손 ← 물 -모세는 진정 내리흐르
사도신경을 목에 걸고- 닐숨 박춘식 어머니하느님께서사랑 빛살로 삼라만상을 만드신 다음아담을 흙먼지로 우아하게 빚으셨는데, 그만큰 사달로 망가져서 아드님을 내려보내십니다구원의 별빛으로 오신 아드님께서는사람을 리콜(recall)하여 피눈물로 씻어주십니다연이어 성령님은 사도신경을 교과서로 주시면서불꽃 혀로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데우십니다 사도신경을 목에 걸고회심의 잿가루를 머리꼭지로 받는, 수요일 아침어머니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사도신경으로 믿음의 층층대를 하늘까지 쌓아 올리고사도신경을 횃불처럼 치켜들어 오라고 하십니다 닐숨 박춘식
올해 성요셉 성월의 기도- 닐숨 박춘식 내 아들 요셉이 살아 있다니, 이제 여한이 없구나!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 아이를 봐야겠다. *-꿈쟁이 요셉은 이스라엘을 큰 민족으로 만들고-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빌라도에게 당당히 들어가,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였다. ***-그는 명망 있는 의회 의원으로서하느님의 나라를 열심히 기다리던 사람이었다- 요셉 꿈쟁이는,우리 겨레를 놀라운 민족으로 전구하여 주시고양부이신 성 요셉
입춘 바람의 기도- 닐숨 박춘식 하느님바람을, 기도하는 두 팔로 만들어 주소서 태평양을 건너고 긴 장벽도 넘어갈 때밀림을 청소하여 생명의 녹색으로 채워주소서나직이 대서양 돌고래와 미소를 나누고사막의 먼지와 쇠붙이를 쓰다듬어 주소서아직도 생생한 만주벌판의 함성과아직도 반도를 감싸는 남해 파도를 껴안아오천 년의 이야기를 바르게 헹구어 주소서 하느님한반도의 기도를 봄바람으로 만들어 주소서빛살 따라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더불어울면서 웃고, 바람 따라 웃으면서 울게 하소서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2월 18일 월요일) 안시
웅변 같았던 불망의 강의- 닐숨 박춘식 우리가 함께 사는 지구에서가장 위대한 종합예술은 무엇입니까- 오페라 사계절 베토벤 불꽃축제 곡예단- 가을 단풍 길 아니면 북극 오로라- 교수님은 뭐라고 생각하는데요‘종교’라고 생각합니다- 에이, 뚱딴지같이 종교라니요- 눈꼽만한 감동도 없는 종교를, 밥맛엄시 ‘감동의 샘이 되어야 하는 종교인데도그렇지 못하여 여러분에게 떠넘기는 숙제입니다‘라고 말하려다 묵묵히 강의를 끝낸 일이 있었습니다“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종교가 감동
다른 행성의 혼(魂)에게- 닐숨 박춘식 몸통 벗은 다음, 저승 문 안으로 들어섭니다그때 다른 별에서 도착한 혼(魂)을 만날 경우각가지 질문 문항을 지금 준비한다면도와줄 분이 몇 분 계실지 마음이 들뜹니다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2월 4일 월요일) 외계인에 대한 관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소설이나 영화로도 이야기를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별에서 혼을 가진 존재가 우리처럼 몸통을 벗고 하늘나라에 오면, 서로 호기심과 반가움으로 손잡으리라 여깁니다. 교회 안팎으로 많은 분들이 지구의 사람과 비슷한 생명체가 있다
하늘 지우개를 받아- 닐숨 박춘식 노령(老齡)에 가장 즐거운 것은무엇이든 배우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저의 발길이 보타니컬 아트에게 갑니다꽃을 그리다가 제멋대로 나가는 연필을 들고두리번거리니까 젊은 선배가 지우개를 줍니다고맙다며 받는 순간, 하느님의 지우개로 느껴엇나간 그림을 지우기 전에 기도합니다 ‘하느님,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 (시편 51:3) 머지않아 몸통 벗고 4차원서 오리엔테이션 받을 때하늘 지우개를 받아, 이승의 온갖 허물을말끔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오늘은 지우개 먼저 놓고 그
우와 우와 하느님- 닐숨 박춘식 영국 한 방송국의 롭슨 그린 배우의익스트림 피싱(Extreme Fishing)을 볼 때마다 저는우와 우와 하느님, 신나게 부릅니다 배우의 각가지 낚시 연기를 보며 - 아닙니다낚여진 물고기의 최후 저항을 보며 - 아닙니다바다 강 호수 자연 배경의 정취 때문에 - 아닙니다 모양도 각각, 등지느러미와 비늘 곡선 그리고놀라운 색깔과 그 문양을 볼 때마다우와 우와 하느님, 이라고 감탄합니다 싱그러운 물고기들은모든 문양의 선명한 교과서이면서하느님께서 살짝 감추어두신합성 곡선(合成曲線)의 예술임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