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투신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온갖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노회찬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특검의 표적 수사에 시달려야 했다. 인간 노무현이 투신하고인간 노회찬이 투신하고사람 모두가 노무현이 되고사람 모두가 노회찬이 되고 그리고 우리는 깨닫는다. 인간이 외롭고 아파할 때,그 누구도 동무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오로지 손가락질과 비난만 넘쳐 났다는 것을.우리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사랑하는 마음도 기술도 없었다는 것을그들이 떠나고 나서야 가슴을 치고 땅을 치며 자책할 뿐이다. 사랑은 연민이며사랑은 함께 나누는
여성주의 신학이란 무엇인가?여성주의 신학은 비판 신학이다. 비판적 연구는 철학적이든 역사적이든, 사회적이든 문학적이든 늘 모순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신학의 경우 초기 모순을 어떤 사람이 신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삶의 체험과 그가 물려받은 신 이미지 또는 신학적 해석 사이의 모순과 같이 삶의 체험에서 오는 모순과 물려받은 전통이나 해석의 두 측면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순, 즉 지적인 것에서 비롯하는 모순으로 경험할 수 있다. 모순의 경험은 매우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라도, 마음이 편한 것도 유쾌한 것도 아니며, 우리에게
‘관리’의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서의 정신장애인을 위하여1960년대 시작된 탈시설화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진 않았다. 60년대에도 프랑스는 기존 시설의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정신병원을 더 구축할 계획이었고, 이탈리아도 70년대까지 정신병원 20곳이 각각 1000명이 넘는 환자를 수용하고 있었다. 스페인은 오히려 50년대 54개이던 시설 수가 1981년 109개로 2배가 되었으며, 사민주의 정권이었던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도 정신병원 입원자수는 70년대 내내 증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모든 국가는 탈시설화하였다
날이 더워지면 아무래도 무슨 일이든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지난주에 3박4일 동안 큰 손님을 치르고 났더니 그 뒤로 긴장이 확 풀리면서 평소처럼 뭔가 해 먹고 싶다는 의욕도 솟구치질 않고 적당히 때우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만약 집 가까이 밥 사 먹을 데가 있다면 너무나 쉽게 외식을 결정했을지도 모르겠다.오늘 저녁만 해도 호박된장국에 열무김치 있으니까 감자알조림이나 하나 더 할 요량으로 작은 감자알을 손질하고 있었다. 그때 앞집 할머니가 놀러 오셔서 "이 집은 뭐 해 먹고 살어?" 하면서 한참이나 반찬 없어서 밥 못 먹겠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 앞의 평화는 평등하지 않습니다.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해고노동자들 앞의 평화는 가슴 시린 단어가 되었습니다.아직도 끝나지 않은 밀양 송전탑 싸움 뒤의 평화는 분열과 대립의 단어가 되었습니다.소성리의 평화는 반복되는 폭력을 대변하는 역설적 단어가 되었습니다.정권이 바뀌어도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는 변하지 않습니다.변한 것은 사람만 바뀌었을 뿐이고변화를 시킨 민중들의 삶은 늘 고난 속에 있습니다.민중의 힘으로 권력을 잡은 놈들은 민중을 억압합니다.민중이 내미는 손을 단호히 거부하는 놈들이가진 자들에게는 먼저 다가가서
인간이 겪는 수많은 고통 중에 전쟁만큼이나 오랜 시간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폐허로 만드는 고통이 또 있을까....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만행으로 일어난 이른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실화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도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하며 논의가 되는 역사적 문제지만 여전히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외면하는 사안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골이 깊고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함으로써 역사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전쟁이라 이제 생존자들이
아시시 외곽에 있는 성 다미아노 성당은 프란치스코 성인이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장소다. 그는 ‘여벌의 옷과 신발도 지니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일생 동안 지키며 살았던 가난한 수도자였다. 우리에게 소유로부터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려 준 그였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
나는 노동자입니다.나는 슬픈 노동자입니다.나는 이 땅에서 가장 슬픈 해고 노동자입니다. 나의 몸은 억압과 차별의 상징이 아닙니다.나의 몸은 평등과 해방의 상징입니다.나는 어머니이며 아버지입니다.나는 자매이며 형제입니다.나는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짓밟혀도다시 일어나는 부활의 몸입니다. 나는 노동자입니다.나는 쌍용자동차 서른 번째 죽임당한 노동자의 몸에서다시 부활하는 노동의 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딱 5년 전입니다. 2013년 7월의 대한문 모습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잇단 자결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하였고, 분노하게 하였습니다. 대한문 앞에 설치하려던 분향소는 경찰 병력 앞에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이 슬프고도 초라한 분향소에 누군가가 매일 빵을 두고 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배고픈 것이 어떤 것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사자들이 배고파 울면서 구천을 떠돌지 말라고 따뜻한 빵을 갖다 놓은 것입니다.쌍용자동차 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습니다. 철탑에 올라 농성도 했고, 단식도 하고, 인도 원정
봄부터 거의 매일, 빵을 구웠다. 빵만큼 지루하지 않은 간식이 없을 뿐더러 날마다 밥을 주며 발효종(빵 씨앗 요정)을 키우다 보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어 '이제 그만 뚝!' 하고 내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발효종을 넣어 빵을 반죽하고, 한두 시간 기다렸다가 모양을 빚고 그게 또 적당히 부풀어 오르길 기다려 빵을 굽는 나날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발효종에 밥을 주고(먹이기) 저어 주며(놀아 주기) 지속적 관계를 맺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음은 물론이다.그러던 어느 날 신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아빠를 반갑게 맞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건 아닌데 싶기도 하다. 엄마로 말할 것 같으면 저녁나절 내내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였다. 무겁게 장을 봐 와서 요리를 하고, 아이들 밥상을 차렸다. 자신의 저녁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아이들이 밥 먹는 것, 반찬 집어 먹는 것만 보았다. 그런데 제길. 아이들이 밥을 시원스레 먹질 않는다. 내 입에만 맛없는 게 아닌가 보다. “얘들아, 장난치지 말고 어서 먹어. 안 그럼 치워 버릴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각박해져 가는데, 마침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봤다. 어떤 사람이 "원래 우리 동네에 이렇게 꽃이 많았나?"라며 꽃 사진을 올렸는데, 다른 사람이 "꽃이 많은 게 아니라 꽃이 많이 보이는 나이가 된 거다." 라고 답한 것이다. 왠지 내 이야기 같아서 뜨끔했다. 예전에는 엄마가 왜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꽃밭을 해 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얼마 전에 동생이 보내 준 꽃 사진을 프로필로 해 둔 나를 발견했다. 나이 먹을수록 꽃이 좋아지는 것은 인생의 순리인가? 알 수 없다.그러나 꽃을 좋아한다고 꽃과 좋은 사이로 지낼 수 있는 것은 아
매번 아시시에 발걸음이 멈추는 이유는 그곳에 프란치스코의 꿈이 있기 때문이다. 어두움이 짙게 깔린 아시시의 골목길을 가로등 불이 환히 비추듯,오늘도 교회의 어두움을 비춰 줄 프란치스코의 꿈을 꿔 본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자전거가 생겼어.활짝 펼친 까치의 날개 무늬처럼하얀 내 자전거는 이름이 눈사람이야. 앞바퀴 뒷바퀴 동그라미 두 개를 달고내 눈사람은 나와 함께 잘도 달리지.동글동글 봄에는 꽃비를 맞고동글동글 가을에는 낙엽을 밟고빙글빙글 바람을 일으켜 가며빙글빙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햇살 아래서도 녹아 사라지지 않는눈사람 자전거는 눈사람이 내게 준 씨앗,눈사람 자전거는 눈사람이 내게 준 편지. 첫눈이 와 내 어깨에 닿을 때까지나는 눈사람과 함께 달린다. - 정유경, '눈사람과 함께 달린다' 전문("전봇대는 혼자다" 중) 자전거를
2014년 6월 11일 새벽. 끔찍했던 행정대집행이 있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2017년 5월, 문재인정부가 들어설 때 밀양 할매들은 박수를 치며 들떠 있었다. 문재인정부가 밀양의 아픔을 치유해 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까지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공권력과 한전이 자행했던 폭력에 대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없었다. 765kV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마을을 갈라놓고, 사람들을 갈라놓은 것은 ‘돈’이었다. 한전은 ‘돈’으로 765kV 송전탑 건설 찬성 측과 반대편을 갈라놓았다. 이 불법적인 거래에 대해서도 진상규
“저에게는 올해로 서른이 되는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동생은 장애인 시설에 오랫동안 살아온 발달장애인입니다.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이고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돌봄의 부담은 개인과 가정에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가정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장애인을 ‘시설’로 보냅니다. ‘보호’라는 이유, 그리고 ‘다른 가족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사회와 격리해 버리는 것입니다.”서른 살 된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살기로 결심한 장혜영 감독은 유튜브 채널에 동생의 일상을 꾸준히 올리다가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2018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출구조사에서부터 대구 경북지역을 제외하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그야말로 파란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습니다.기초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개표 과정에서 기초의원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광역시장부터 개표를 시작함으로서 기초의원들의 당락 여부는 다음 날 새벽이 되어야 결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캠프에서는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당락이 결정되자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기초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