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원들의 눈물겨운 복직 투쟁이 끝나고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생각에 웃을 수 없었다는 KTX 김승하 지부장은 대한문 분향소로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김승하 지부장은 쌍용자동차 김득중 지부장의 손을 꼭 잡고 “그동안 우리는 쌍용자동차 동지들을 생각하면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복직의 기쁨을 누리고 표현하며 웃을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10년의 싸움, 10년의 눈물이었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정신건강 및 정신장애인 영역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론을 만들고, 실천적 성과를 성취한 수많은 ‘전문가’의 역사는 공식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다소 비공식적이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투쟁을 지속해 온 당사자운동의 역사 또한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1970년대부터 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몇백 년 전부터 법률, 치료, 서비스, 공공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한 당사자 주도 투쟁은 전개되었다. 예를 들어 1620년 악명이 높았던 영국 베슬렘 병원의 환자들은 힘을 모아 ‘베슬렘 병원의 가난하
농촌 본당의 풍경은 도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성경의 인물들이 마당에서 신자들을 맞이한다.여기저기에 핀 꽃들이 창조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저항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탄압에는 국가의 모든 권력이 동원됐습니다. 청와대와 국정원 그리고 기무사와 경찰, 검찰까지 동원됐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국가권력은 대법원을 조종하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마지막 희망까지 짓밟았습니다.국가 권력의 조직적인 탄압이 진행되는 동안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하나둘 목숨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 가족들까지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지금까지 서른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동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우울, 공황장애, 암, 이혼, 돌연사, 자살이라는 단어들과 함께 살
6년쯤 전(다울이가 네 살쯤 되었을 때), 밖에서 우당탕퉁탕 꺄아옹꺄아아악 요란한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싶어 후닥닥 밖으로 나가 보니 고양이들이 패싸움을 벌였던 모양이다. 내가 문 열고 나가는 소리에 놀라 몇 마리는 달아나고 한 마리만 남아 있었는데 얼굴에 상처가 심했다.(눈이 찌그러져 있고 눈가에 피도 났다.) 뭘 어떻게 해 줘야 하나 걱정하며 쳐다보고 있으니 그 고양이도 내 눈치를 살피는 듯 잠자코 있다가 마침내 내가 다가가자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몹시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을 안고 집 안으로 돌아왔는데 다울이는 충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반대하는 이들은 교황의 퇴임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교황이 복음을 선포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교의 발언은 복음의 해석이 다양할 수 있음을 보인다. 이 또한 21세기이기에 가능한 사건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은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활동이다. 젊은이들은 현실을 해석하는 교회의 권위에 어떤 응답을 하는지,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이 그들에게 기쁜 소식인지, 지난 호에 이어서 살펴보려 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성찰할 주제들을 선정하고 각각의 주제 안에서 구체적 소주제를
전남 영광의 한빛 핵발전소 3, 4호기는 애초부터 부실 공사였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한빛 핵발전소 3, 4호기는 건설 당시부터 내부제보자를 통해 부실 공사였다는 사실을 확보하고 지역주민들이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이 문제 제기는 철저히 무시당한 끝에 숱한 사고를 겪으며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http://nonukesnews.kr/1181 참조)최근 조사에서도 한빛 핵발전소 4호기의 격납건물에 구멍이 1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조사는 한수원과 국무조정실, 산업통상자원부, 영광군 의회, 지역주
이른 아침 들판은 이슬을 머금고 있다.온몸에 꽃가루를 묻힌 벌은 하루 일을 시작한다.벼들 사이에 자리한 거미줄에 바람이 지나간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의찬이라는 18살 아이가 죽었다. 그 아이는 친구를 구하고 대신 희생되었다. 아이는 의사자로 지정된다. 아버지는 보상금을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하고, 명예로운 죽음을 기리는 활동으로 슬픔을 극복하려고 한다. 어머니는 아들과 관련된 기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린 뒤 정리하는 것으로 슬픔을 이겨내려고 한다. 둘은 둘째를 가지자고 한다.어느 날 아버지는 아들이 구해 낸 아이가 궁금해졌다. 홀로 살아가고 있는 기현이라는 아이는 그날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돈 버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러던 중 배달 일에서 해고되자 막막해진 아이를 돕기 위해 아버지는
핵발전소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입장은 확연히 나누어집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있는 위험한 핵발전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으니 인정하고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대신에 현실적 보상을 요구합니다.소수의 사람들은 위험한 핵발전소 곁에서는 살 수 없으니 집단 이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핵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방사능 물질 때문에 자자손손 몹쓸 병으로 고통받느니 차라리 30킬로미터 밖으로 이주를 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곳에서는 다수의 사람들 편에 서 있습니다. 집단 이주의 법적 기준도 명료하지 않기
얼마 전에 어떤 면접 자리에 갈 일이 있었다. 참고로 내 키는 176센티미터이고,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키가 몇이에요?"다. 그래서 키에 대해 알려 주는 일도, 내 키를 듣고 놀라는 감탄사를 듣는 일에도 익숙하다. 나를 처음 본 면접관께서 딱딱한 분위기를 풀 생각이었는지 키를 물으셨다."키가 몇이에요?""176입니다."다음에 보통 나오는 말은 "생각보다 크시네요."라거나 "뭘 먹고 그렇게 컸어요?"이기 마련이고, 아마 바람직한 것은 처음부터 키처럼 외모와 관련된 사항을 묻지 않는 것이리라. 어쨌든 이 대화
'첫사랑'은 제목처럼 작고, 얇고, 예쁜 그림책이다. 슬로베니아 작가가 글과 그림을 그렸고 ‘움직씨’라는 작은 출판사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며 번역, 출간했다.그림책의 주인공은 여섯 살 남자아이다. 엄마와 시골 할머니 댁을 떠나 도시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게 된 아이는 시골을 그리워하고 친구를 사귀지도 못한다. 그러다 드레이크라는 남자아이와 단짝이 된다. 감기에 걸린 주인공이 일주일 만에 등원하고, 반가운 드레이크가 주인공에게 뽀뽀하자 선생님은 “그 애는 여자아이가 아니”라며 나무라고, 계속 둘을 떼어 놓는다. 주
부엌데기 밥상통신 연재를 마치며해마다 칠팔월을 손님맞이철로 명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많은 손님을 치렀다. 대안학교 선생님들이 교사 연수차 오기도 하고, 시댁 식구들, 친정 식구들,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친구, 심지어 우연히 알게 된 버스 기사 아저씨(와 그 친구들)까지... 한 팀 치르고 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팀이 왔다. 일주일가량 오래 머물다 가기도 하고 하루 잠깐 있다 가기도 하고, 몇 달 전부터 약속하고 오기도 하고 느닷없이 오기도 하고....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접속해 온 사람들을 맞고 떠나보내고
노모는 늘 무화과나무를 심고 싶어 하셨습니다. 성서에 무화과나무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삼랑진에 있을 때, 몇 그루 무화과나무를 심었지만,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었지요.안해의 공부방에 제주도에서 분양받은 무화과나무를 심었습니다. 걱정했던 겨울은 잘 이겨냈지만, 두 해가 지나도록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꽃밭에 그늘만 드리운 무화과나무는 아무 쓸모가 없는 미운 오리새끼 같았습니다.그러나 올해는 제법 큼직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하나를 따다가 먹었습니다.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요. 너무 잘 익은 열매는 개미와 새들의 몫이었습니다.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존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중 일부다. 이처럼 ‘사랑’이라는 가치는 중요한 삶의 목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정신장애인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2년 넘게 남자친구랑 사귀었는데, 처음 사귈 때 부모님한테 얘기했더니 “우리 인연을 끊자, 너 계속 연애를 하려면.” (상대방이 비장애인인데도) 그 이유가 “너는 직업재활기관에서 10만 원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지 않냐. 그 10만 원
강렬한 태양이 온 대지를 달궈 너 나 할 것 없이 한동안 열병에 시달렸다.신선한 날씨가 너무도 그리워지는 말복에 상상력을 뛰어넘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그 더위 속에 들판의 곡식은 조용히 익어 가고 있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아빠를 잃었다. 피붙이의 첫 죽음이었다.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애도해야 한다”는 명제에 내내 시달렸다. 그동안 숱한 죽음과 상실의 현장을 보면서, 애도라는 말을 많이도 썼지만, 정작 나의 일이 되었을 때, 나에게 애도를 위한 시간과 공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물리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아빠에 대한 기억이 문득문득 소환될 때마다 나는 서둘러 다시 묻어버렸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 뒤늦은 후회, 안타까움 등이 뒤엉킨 감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또한 두렵기도 했다. 아빠를 제대로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