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콜트콜텍 현장 미사 ‘기운팍팍’.해고자들 외에는 인적도, 불빛도, 창문도 없는 공장에서 미사를 드린 지 2년이다.매월 둘째 주 목요일, 콜트콜텍 공장은 성전이 되고 환대의 집이 됐다. 지치고 황폐했던 해고 노동자들은 “그 시간으로 인해 외롭지 않았다”고 고백했다.노동사목위원회 일꾼들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뿐이었다고 했지만, 공장에서
2009년 용산참사의 생존자 김영근 씨와 지석준 씨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7월 18일로 확정됐다. 두 사람은 화재를 피해 망루와 남일당 건물 아래로 추락해 부상을 입고, 4년에 걸쳐 수술과 재수술을 반복했으나 끝내 영구장애를 얻었다. 앞으로 두 사람은 일주일 뒤 재판 결과에 따라 1심에서 확정된 4년의 형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월 27일 오후 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열린 ‘세상과 이웃을 위한 찬양과 기도모임 코너(corner)’에 참석한 성공회와 예수교장로회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
7월 1일, 제주 해군기지 현장의 ‘불법공사’ 감시 활동을 벌이던 박도현 수사와 송강호 박사가 또다시 연행됐다.해양경찰과 도청, 해양감시단의 직무유기를 대신해 카약에 몸을 싣고 위험을 감수했다. 공사가 중단된 시간임에도 시공사인 삼성 측은 이들을 공사 방해자로 신고했고, 이들의 불법 감시와 호소를 외면하던 해경은 즉각적 체포로 응답했다.같은 날 저녁, 서울
전국 각지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촛불집회가 열렸다.2013년 여름,이 작은 촛불은 절망을 넘어사그라진 민주주의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까.(6월 28일, 서울 광화문)
올해로 사제서품 25주년인 은경축을 맞이한 박홍표 바오로 신부.그는 핵발전소 반대를 외치며 6월 28일부터 강원대학 성원기 교수와 탈핵 순례에 나섰다.탈핵을 상징하는 노란 운동화를 신은 박 신부는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6월 29일 영명축일을 맞이한다.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영명축일이 될 듯하다.(6월 28일, 포항)
지난 21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할매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접수했다.할매들은 들고 온 지팡이가 무색할 정도로 씩씩하게 30배를 올리고 자리를 떠났다. 무릎도 안 좋은 양반들이, 급하게 상경하느라 밥도 자시지 못하고, 잘못한 게 없는데도 허리 굽혀 국회 앞에 절을 했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말을 알아듣겄나?”주름 가득한 손을 국회 담 너
“재미있는 잡지를 팝니다! 한 번 사보세요!”토요일 오후, 광화문 한복판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아저씨가 무심한 사람들 사이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양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격주에 한 번 발행되는 잡지 . 1991년 영국에서 태어나, 3년 전 한국에 건너온 빅이슈는 노숙인만 판매할 수 있고, 판매금액의 50%가 해당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이 구속됐다.수많은 시민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검찰은 영장 청구 누적을 이유로 삼았다.4년을 거리에서 싸운 노동자 한 명, 도주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었던 걸까.대한문 앞에서 김정우 지부장의 석방을 요구하며단식노숙기도를 시작한 최헌국 목사.경찰은 기도회를 가장한 집회라며 사방을 가로막았다.최 목사의 아들이 갈아입을 옷가지를 가져와 건
사과와 위로는커녕, 권력은 힘없는 이들을 쓰레기처럼 내몰았다.6월 10일 오전,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는 그렇게 또다시 강제 철거됐다.향을 피우던 단지는 트럭에 실리고, 노동자들은 경찰버스에 실렸다.비슷한 시각 5분 거리에 있는 서울시청에서는 제26주년 6.10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대통령은 기념사를 보내 “민주화 영역을 경제 분야까지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늦은 오후, 리어카가 쉰다. 하루 종일 리어카 가득 짐을 싣고 끌었던 이들도 지금 어딘가에서 쉬고 있을까.(6월 5일, 서울 합정동 골목)
“철폐하라! 철폐하라!”서울역 광장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구호소리. 전국에서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구호에 맞춰 프라이팬과 냄비를 두드렸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최근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폐지다.유통법 개정안 통과는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하고, 월 2회 휴일 휴무, 사전 입점 예고 등을 골자로
내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납부금이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데 쓰인다? 부정하고 싶겠지만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111개국에서 사용 · 생산 · 비축 · 이전이 금지된 대표적 비인도 무기인 확산탄(Cluster Bomb, 집속탄)을 생산하는 한화와 풍산의 최대 투자자다.확산탄은 수천, 수만 개의 작은 폭탄을 품은 산탄형 폭탄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무
지난해 9월, 100여 명의 수녀님들이 밀양 송전탑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밀양 부북면 현장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닮았다는 화악산을 끼고 있다. 나무들이 잘려나간 산에 올라 수녀님들은 한참을 기도한 뒤, 주민들을 껴안아 위로했다.안겨있는 이는 마을 주민 ‘사라 할머니’.여든이 훌쩍 넘은 사라 할머니를 첫 밀양 취재 때 만났다. 생전 처음 보는 어린 사
국화꽃 향기가 익숙한 계절이 돌아왔다.(5월 15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밀양 영남루 앞에서 열린765㎸ 송전철탑 건설 반대 수요 미사와 촛불집회.한전 측에서는 신고리핵발전소에서 보내는 전기를 연결하기 위한765㎸ 송전철탑 건립을 5월 20일경 재개하겠다고 통보해왔다.8년간의 싸움,다시 시작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숲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사진에 등장한 아이들은 구미 한 동네 꾸러기들,함께 노는 개는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에서 사는 미쉘이다. 아이들은 미쉘과 놀아주느라 장난감 총을 내려놨다.장난감 총이지만 분명 서로를 겨누고 쏘면서 놀았을 일이다.요즘 세상 소식에, 일에 지치면 귀여운 동물들 사진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사회지도층들
“하늘집에서 내려오면서도 그는 힘차게 팔뚝질했다.그 광경을 지켜보며 내 속에서 터져 나온 한마디.‘하느님, 감사합니다. 그가 살아있습니다.’힘차게 뛰던 심장이 일순간 멈춘 후삐 소리와 함께 찾아오는 일직선의 정적.그딴 건 내 기우였다.또 다시 그는 팔뚝질을 한다. 중년을 훌쩍 넘긴 사내의 몸짓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는 처음이다.그가 살아있다.그것도 쿵쾅쿵쾅&
볼품없던 좁은 골목길이 새 옷을 입었다.겨우내 쓰레기로 의심받으며 구석에 쌓여있던 스티로폼 상자는 누군가의 소박한 상자 텃밭이었던 거다. 스티로폼 상자에 심은 상추 싹은 벌써 손가락 길이만큼 자랐다. 올해는 욕심이 더 났는지 맞은편에 보도블록을 세워 흙을 채우고 고추를 심었다. 두 줄로 세워진 텃밭 때문에 골목은 네 뼘 길이만큼 좁아졌지만, 그의 초록색 욕
서강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 도서관 ‘단비’는 지난 4월 16일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학생자치기구 재인준에 실패했다.‘정치색이 짙다’와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자치기구가정치색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을 가했다.학생들 대부분도 무관심하거나 총학생회의 의견에 동의했다.78명의 대표자 중 단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