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오늘도 말씀 한 모금' 연재를 마칩니다. 2011년 현우석 신부 칼럼 만화로 시작해 2013년부터 10년간 '지금예수', '예수생각', '예수님 친구들', '오늘도 말씀 한 모금' 코너로 함께해 주신 김준희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
일본 동북대학교 국제문화학 박사인 이선희 씨는 일본 동북 지방의 이주 여성들의 현황과 일본의 이민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이선희 씨는 “동북 지방은 일본 안에서도 식민지입니다. 만약, 후쿠시마와 같은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핵사고가 동북 지방이 아니라 큐슈와 같은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지금과 같이 침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북 지방은 오랜 식민지로서의 트라우마로 항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동북 지방 사람들의 일본 내에서의 ‘타자화’ 문제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선희 씨의 ‘타자화’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칠레를 기억하는 방식, 칠레라는 거울12.12 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 2023)이 곧 개봉한다. 신군부의 전두환과 노태우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정치군인의 역사적 퇴장을 실감하지만, 우리에겐 군사정권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기만 하다. 3공화국 말기에 태어난 나는 날 때부터 군사정권하에서 자랐으며, 의식을 깨친 이후 그것은 당연했으며 과연 우리가 군인 통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의심을 품었다. 다른 많은 3세계 국가의 엉망진창인 정치적 상황을 돌아보면,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룬 우리는 정말 운이 좋기도 했고
22대 1. 이 정도면 콜드 게임이다. 0패를 면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야구 경기 스코어라면 차라리 나으리라. 다시 해 볼 수도 있을 테니까. 1552년부터 1800년까지 중국에는 975명의 예수회 선교사가 있었다. 그 가운데 중국인 수사가 36명, 사제는 고작 9명이었다. 대략 22대 1의 비율이다. 예수회 역사학자 드에르느(Joseph Dehergne, 榮振華, 1903-90)의 자료에 따른 수치다.(“Répertoire des Jésuites de Chine de 1552-1800”, 1973)명말의 문호였던 양정균(楊廷筠,
일본에서 개최된 “제9차 한일 탈핵 평화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일본 나고야 교구와 센다이 교구의 핵발전소를 방문하고, 그 지역에서 탈핵 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핵발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절규를 들었습니다.후쿠이현의 와카사만에 밀집되어 있는 쓰루가 핵발전소와 미하마 핵발전소, 오이 핵발전소와 다카하마 핵발전소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이 꿈의 원자로라고 말하며 1조 엔 넘게 엄청난 돈을 투입했던 몬주도 방문했습니다. 몬주는 운영도 해 보지 못하고 폐로가 되었습니다. 몬주는 문수보살의 일본식 발음입니다.후쿠시마도 방
누군가 먹고 토한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식이장애 발병률이 높은 현실은 외모에 대한 강박과 다이어트 때문이다. 그러나 그 표면 아래에는 복잡하게 얽힌 불안과 우울이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식이장애를 앓아 왔던 딸과 그 어머니의 고백을 통해 병의 원인이 된 진짜 복잡한 심연을 파헤친다.채영은 15살이 되던 해 극단적인 식사 거부로 체중이 20킬로그램이 넘게 빠지면서 몸이 30킬로그램밖에 되지 않은 채 거식증 진단을 받으며 병원에 입원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이 지난 현재 당시 느꼈던 마음이 담겨 있는 블로그 일기를 꺼내 본다. 거식
정말 늦었을지 모르지만, 생태적 회심의 문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투기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수산물을 많이 먹는 한국 사람들은 심란하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잠 못 이루는 한여름을 보내면서, 앞으로는 더욱더 더위가 심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영구동토층에서 4만 년 전에 잠들었던 선충이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뉴스에 섬찟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서 지구가 망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지구가 망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대단한 착각이다. 지구는 끄떡없다. 망하는 건 인간과 현존하는 상당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8월 14일 서울에서 한 ‘월요시국기도회’에 이어 10월 9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월요시국기도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부산은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리기로 했던 바로 전날에 갑작스럽게 연기된 적도 있었지만, 다시 시작한 월요시국기도회의 출발지가 됐습니다.항일거리로 알려진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부산 월요시국기도회에는 사제단 60여 명을 포함해서 신자와 시민 7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수도자들과 신자들 그리고 시민들은 손에 손자보를 들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는 윤석열 정부
제로니모 조제 다 마타(Jeronimo-José da Matta, 馬熱羅, 1804-65). 포르투갈 라자리스트(Lazaristes)로 제12대(1845-62) 마카오 주교다. 1850년은 그가 마카오에 들어간 지 25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에 마타는 갑작스런 훈령을 발표했다. 마카오 교구 신자들에게 전하는 말이었다. 내용은 다소 과격했다. 주교는 로마 포교성의 조치에 항의하고 있었다. 절제된 문장이었으나 담긴 뜻은 결연했다. 마타의 훈령은 중국의 모든 선교지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에게 ‘선교 보호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마땅히
올 추석은 3년간의 기나긴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오랜만에 극장가가 정상화로 돌아간 시즌으로, 추석 흥행에 대한 관심이 영화 관계자 사이에서 높았다. 긴 연휴가 있는 추석과 설날은 명절 대목 시즌이라 큰 흥행 사이즈를 특징으로 많은 관객이 하루쯤 극장가 나들이를 했다. 1980년대에는 홍콩 무협액션영화가 명절 시즌 흥행을 주도했고, 1990년대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시장을 차지했었다. 한국영화가 명절 시즌의 강자가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와서다.2000년에 ‘공동경비구역JSA’가 추석 시즌을 주도하는 영화를 한
제20차 반핵아시아포럼은 서울과 부산, 울산 일정에 이어 경주와 울진, 삼척으로 이어졌습니다. 반핵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은 9월 22일 경주 나아리에 있는 공공연대노동조합 강당에 빼곡히 모여 2시간 동안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이 월성 핵발전 단지의 현황과 이주대책위원회의 활동 그리고 환경부의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법무법인 민심의 서은경 변호사가 갑상선암 공동소송의 쟁점과 판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해외 참가자들은 수많은 질문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또는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대개 많은 경우 이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채찍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과연 진짜 내 마음일까?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진실된 소리는 내 몸을 혹사해서 무언가를 꼭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몸과 마음은 또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이 책은 ‘어느 정신과 의사의 작고 느릿한 몸 챙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저자는 10년 차
이 글은 41호(2023년 가을)에 실린 글입니다. - 편집자내가 다른 삶을 산다는 자각나는 태어나서 19살까지 보육원에서 자랐다. 내가 고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였다. 보육원 안에 있는 학교에 다니다가 처음으로 바깥의 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부모가 없 구나”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내가 엄마라고 부르던 분은 사회복지사 선생님이었다는 사실, 일반 가정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것이 세상 밖 사람들과 제대로 마주한 첫 시작이었다.중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각자
올해로 ‘반핵아시아포럼’이 결성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핵무기도 핵발전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시아 사람들이 지난 30년 동안 굳게 연대하고 활동했었습니다. 반핵아시아포럼 3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9월 19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과 울산, 경주, 울진, 삼척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반핵아시아포럼은 1993년 일본에서 시작하여 지난 30년간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20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20회 개최 직전에는 2019년 타이완에서 개최하였습니다. 2019년 이후 세계를 휩쓴 감염병으로 4년 만에 한국에서 '핵을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다.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까. 가족 간의 사랑일까, 동성애에 대한 비판일까, 종교에 관한 이야기일까. 영화는 아주 묘한 방식으로 주제를 드러낸다. ‘찰리’라는 한 사람과 그 주변인들을 통해 구원과 사랑 문제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주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감독의 메시지는 인물들 간에 간격과 사이에 배치해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찾아내기 어렵다. 영화는 구원에 대한 잘못된 허상과 종교적 오류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런 종교적 억압이 현대 인간을 어떤 몰이해로 바라보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