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8월 14일 서울에서 한 ‘월요시국기도회’에 이어 10월 9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월요시국기도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부산은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리기로 했던 바로 전날에 갑작스럽게 연기된 적도 있었지만, 다시 시작한 월요시국기도회의 출발지가 됐습니다.항일거리로 알려진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부산 월요시국기도회에는 사제단 60여 명을 포함해서 신자와 시민 7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수도자들과 신자들 그리고 시민들은 손에 손자보를 들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는 윤석열 정부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제로니모 조제 다 마타(Jeronimo-José da Matta, 馬熱羅, 1804-65). 포르투갈 라자리스트(Lazaristes)로 제12대(1845-62) 마카오 주교다. 1850년은 그가 마카오에 들어간 지 25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에 마타는 갑작스런 훈령을 발표했다. 마카오 교구 신자들에게 전하는 말이었다. 내용은 다소 과격했다. 주교는 로마 포교성의 조치에 항의하고 있었다. 절제된 문장이었으나 담긴 뜻은 결연했다. 마타의 훈령은 중국의 모든 선교지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에게 ‘선교 보호권’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마땅히
올 추석은 3년간의 기나긴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오랜만에 극장가가 정상화로 돌아간 시즌으로, 추석 흥행에 대한 관심이 영화 관계자 사이에서 높았다. 긴 연휴가 있는 추석과 설날은 명절 대목 시즌이라 큰 흥행 사이즈를 특징으로 많은 관객이 하루쯤 극장가 나들이를 했다. 1980년대에는 홍콩 무협액션영화가 명절 시즌 흥행을 주도했고, 1990년대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시장을 차지했었다. 한국영화가 명절 시즌의 강자가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와서다.2000년에 ‘공동경비구역JSA’가 추석 시즌을 주도하는 영화를 한
제20차 반핵아시아포럼은 서울과 부산, 울산 일정에 이어 경주와 울진, 삼척으로 이어졌습니다. 반핵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은 9월 22일 경주 나아리에 있는 공공연대노동조합 강당에 빼곡히 모여 2시간 동안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이 월성 핵발전 단지의 현황과 이주대책위원회의 활동 그리고 환경부의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법무법인 민심의 서은경 변호사가 갑상선암 공동소송의 쟁점과 판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해외 참가자들은 수많은 질문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또는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대개 많은 경우 이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채찍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과연 진짜 내 마음일까?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진실된 소리는 내 몸을 혹사해서 무언가를 꼭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몸과 마음은 또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이 책은 ‘어느 정신과 의사의 작고 느릿한 몸 챙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저자는 10년 차
이 글은 41호(2023년 가을)에 실린 글입니다. - 편집자내가 다른 삶을 산다는 자각나는 태어나서 19살까지 보육원에서 자랐다. 내가 고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였다. 보육원 안에 있는 학교에 다니다가 처음으로 바깥의 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부모가 없 구나”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내가 엄마라고 부르던 분은 사회복지사 선생님이었다는 사실, 일반 가정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것이 세상 밖 사람들과 제대로 마주한 첫 시작이었다.중학교 처음 입학했을 때 각자
올해로 ‘반핵아시아포럼’이 결성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핵무기도 핵발전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시아 사람들이 지난 30년 동안 굳게 연대하고 활동했었습니다. 반핵아시아포럼 3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9월 19일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과 울산, 경주, 울진, 삼척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반핵아시아포럼은 1993년 일본에서 시작하여 지난 30년간 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20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20회 개최 직전에는 2019년 타이완에서 개최하였습니다. 2019년 이후 세계를 휩쓴 감염병으로 4년 만에 한국에서 '핵을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다. 이 영화의 주제는 무엇일까. 가족 간의 사랑일까, 동성애에 대한 비판일까, 종교에 관한 이야기일까. 영화는 아주 묘한 방식으로 주제를 드러낸다. ‘찰리’라는 한 사람과 그 주변인들을 통해 구원과 사랑 문제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주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감독의 메시지는 인물들 간에 간격과 사이에 배치해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찾아내기 어렵다. 영화는 구원에 대한 잘못된 허상과 종교적 오류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런 종교적 억압이 현대 인간을 어떤 몰이해로 바라보게 하
최근 개봉한 영화 ‘잠’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대받았고,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되어서 외국에서 먼저 소개된 후 한국에서 개봉했다. 영화에는 정유미와 이선균이 부부로 등장하고, 부부가 살아가는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거의 모든 액션이 이루어지며 일상 공간에 침입한 공포를 소재로 한다.“누가 들어왔어.” 어느 날 자다 깬 남편 현수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이로써 행복하던 부부의 일상은 180도로 바뀐다.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만삭 임산부로 직장 일도 열심인 아내 수진과 단역배우로
스무 날 정도 여름 휴가를 다녀왔더니 집 안에는 거미줄이, 텃밭에는 온갖 넝쿨과 바랭이 무리들이 무섭게 장악을 하고 있었다. 집은 몰라도 밭의 경우는 승부를 겨룰 만한 상황이 아닌지라 ‘에라 모르겠다, 이참에 농사일에서 손 떼고 편하게 좀 살아 보자’ 싶은 마음이 우세했다. 여행을 떠나서 보니 대다수 사람은 농사 안 짓고도 아무렇지 않게 잘 살지 않던가. 농사는 여행 한번 마음껏 떠나지 못하게 하는 지독한 구속이다. 나도 한번쯤, 적어도 다음 해 봄까지만이라도 고단하지 않게 살아 보자! 풀과 맞서기 싫은 마음을 여러 가지 이유로 정
1923년 9월 1일, 관동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지진 여파로 발생한 대화재로 도쿄와 요코하마를 비롯한 관동 지역은 궤멸하다시피 큰 피해가 생겨났습니다.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14만 명에 이르렀고, 이재민은 340만 명에 달했습니다.일본 제국주의 정부는 대지진의 참변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민심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였습니다. 경찰과 자경단을 이용해서 유언비어를 퍼뜨렸습니다. 그들은 관동대지진을 관동대학살로 몰아갔습니다. 관동대학살 희생자 대부분은 조선인들이었습니다.그들은 폭도로 변한 조선인들이 불을 질렀다고 했
북경의 4호선은 청록색 라인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그중 절반이 하이디엔취(海淀區)를 통과한다. 북경의 서북쪽 지역이다. 이름난 대학과 연구소가 잇따라 늘어선 곳이다. 중국의 교육 1번지다. 국가도서관도 거기 있다. 이름 그대로 ‘국가’ 최고의 도서관이다. 우리는 4호선 국가도서관 역에서 내린다. 그리고 도서관의 맞은편으로 가야 한다.걸음을 재촉하면 공원 하나에 이른다. 석각예술박물관(石刻藝術博物館)이다. 옛 비석과 석조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아담하고 고즈넉하다. 거기 가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북경에 오래 산 이들도
(편집자 주 : 이 글에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유토피아’20세기에 유행했다가 지금은 뜸해진 단어이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처음 ‘유토피아’의 개념이 제시되었지만,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 이후 일반적으로 널리 쓰였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로 ‘없다’라는 의미의 ‘ou’와 장소를 뜻하는 ‘topos’ 가 합쳐진 단어다. 한마디로 ‘어디에도 없는 곳’을 의미한다.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이며 평화로운 사회를 말하는 유토피아는 근본적으로 ‘없는 곳’이며 콘크리트와는 더더욱 어울릴 수 없는 단어이
지난 8월 1-6일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참가 후기입니다. 글을 쓰신 이전수 님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내가 모태신앙으로 유아세례를 받은 줄로 알지만,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5년에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18년째 접어들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그동안 세계청년대회가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세계청년대회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랐다. 무엇보다 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세계청년대회 경험이 없
정양모 신부님은 저서 "내 글 보고 내가 웃는다"에서 예수의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예수께서는 하느님 아빠의 지선하심을 깊이깊이 느끼고 맑게맑게 보여주는 삶을 사셨다. 백성에게, 특히 사람이면서 사람대접 못 받던 천민들에게 가없는 연민의 정을 품으셨다.”예수의 삶은 그리스도론의 핵심입니다. 그 핵심 중의 핵심은 민중에 대한 연민의 정 다시 말해서 측은지심입니다. 예수는 연민의 정을 품으시고, 자비행으로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혀 예루살렘 북서쪽 성벽 밖에 있던 형장 골고타에서 십자가형으로 처형되셨습니다. 주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