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국민의 혐오는 깊어 갑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정치와 연관 맺고 있음에도 모든 세대가 정치를 혐오하고 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도둑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8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21.3퍼센트로 꼴찌였습니다. 그럼에도 국회가 오랜 시간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무노동에도 국회의원들의 특권은 제한받지 않습니다. 연봉 1억 5000만 원과 각종 활동비 그리고 보좌진 9명의 급여는 꼬박꼬박 지출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회의원들은 연간 최대 3억 원
이 책의 저자인 존 니프시는 임상심리학자이자 신학자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명’에 관한 이야기다. 소명이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다른 연상과 이미지를 불러온다. 대개 사람들은 소명이라고 하면 수도자나 성직자들의 소명만을 떠올리거나 직업적 의미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지엽적이며 협소한 의미다. 소명은 가정, 연애, 일상적 취미나 관심의 영역, 정치적, 사회적 문제 등 삶의 모든 차원을 통틀어 우리가 시간과 자원을 들여 하는 모든 것에 해당되며 이는 소명의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소명을 뜻하는 영어 ‘vocatio
도시 삶이 하루 살이라면 시골 삶은 계절 살이다.시골살이의 기쁨은 일상에서 자연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다.그간 지나쳤던 발걸음을 자주 멈추어 자연에 다가가니 참 좋다.오장육부를 열고 작은 것을 만나니 참 행복하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는 모든 연령층의 인간에게도 해당된다. 특별히 어린 시절 아이에게 부모의 지지와 격려는 절대적이다. 부모가 그 시기에 어떤 태도로 양육했는가는 자식의 인격-감정과 이성-과 자존감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순간들에 엄니가 취했던 너무도 객관적이고 차가웠던 태도는 내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나를 대하는 엄니의 태도는 인생 초반기 자존감을 형성할 때 장애로 작용했고, 그 이후 슬럼프에 빠졌을 때마다 낮은 자존감으로 드러나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우울증에 걸렸을
비가 안 오는 틈을 타서 얼른 집앞 텃밭에 나가 옥수수를 따 왔다. 아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려 온 옥수수다. 옥수수는 알이 단단하게 여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단맛도 확 줄고 딱딱해서 먹기도 힘들다. 경상도 말로 파이다.) 따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수염이 검실검실하면서도 옥수수를 감싸고 있는 푸른빛은 생생할 때 따는 게 좋다.마침 이때다 싶은 옥수수가 제법이라 끊어 담고, 씨 하려고 남겨 둔 것들도 따 왔다. 그리고는 다른 일 제껴 두고 옥수수 찔 채비부터 했다. 제 아무리 마침 좋게 익은 옥수수라 하여도 바로 쪄 먹지 않으면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영남대학교의료원 노동조합은 조합원이 900명 넘었던 적이 있었다.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의료진을 빼면 거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조합원이었다. 13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조합원 수는 100명이 되지 않는다.13년 전의 일이다. 노무현정부 때였다. 영남대의료원 측은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창조컨설팅’이라는 회사와 계약한다. 창조컨설팅은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파업을 유도하고, 파업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를 유발한다. 의료원 측은 이를 빌미로 조합원 10명을 해고했다. 이들은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둘 때,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저는 여기 있고 싶지 않아요. 그들은 괜찮을 거라고 말했어요.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과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죠.”정신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주제로 한 영화 ‘55 Steps’(2017)의 주인공 엘레노어 리즈가 자신을 찾아온 인권변호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온 대사 중 일부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목소리’에 대해선 자연스레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 대사처럼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 속에서 정신장애인의 목소리는 배제될 위험이 농후하다. 미쳤
강원도 고성에서 며칠 머물렀다.아침 산책에서 만난 참나무와 소나무는 혼자가 아니어서 보기 좋았다.끊이지 않는 물살에 움푹 깎인 바위도 보였다.인간관계의 이치도 이와 같이 않을까?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데뷔작으로 세계예술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 여성감독이 등장했다. 그녀는 베를린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시애틀영화제, 그리고 부산영화제 등에서 25개의 상을 들어올렸다.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는 해외 수상 소식으로 이미 떠들썩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러한 영예를 추켜세울 필요도 없이 이 영화는 한 시대를 풍미할 작품임이 감지된다.1994년, 88서울올림픽을 지나며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는 희망, 그리고 국제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룬 우리를 세계가 어떻게 볼 것인지 하는 인정욕구로 한창 들떠 있었다. 전 국민이
후쿠시마는 그날 이후 죽음의 도시입니다. 아베 정부가 ‘부흥’을 말하며,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의 성화는 후쿠시마에서 시작됩니다. 야구를 비롯한 올림픽의 몇 종목은 후쿠시마에서 열립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식사를 위해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도쿄올림픽을 거부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미친 짓입니다.일본 아베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는 안전
나는 신체적, 심리적, 영적으로 몇 번의 하강곡선을 그리며 살아 왔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 같은 절망의 시간에는 그동안 나를 살아 움직이게 했던 열정과 기쁨을 내 밖으로 끌어낼 수가 없었다. 2006년 감정의 화산이 폭발한 그 순간에, 어쩌면 훨씬 더 이전에 시작한 심적 침체는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빼앗아가 버렸다. 자고, 먹고, 싸고, 일하는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이었던 모든 행동에 ‘왜’라는 의문표가 붙으면서 일상의 무게가 버거웠다. 생을 포기하는 사람의 심정을 겪어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2009년 그해 겨
1989년, 학교를 해직당하고 하루하루 노동자로 일을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검붉은 골목길에서 안해가 즐겨 맞이하는 것이 아닌지요. 안해는 길가의 2평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점포를 보여 주며 해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꾸밈방”이라는 홈패션 가게였습니다. 안해는 어디서 재봉을 배웠는지 꾸밈방은 우리 동네에서 제법 소문이 난 가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평의 가게는 4평이 되었습니다. 안해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가끔 스크럼을 짜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어두
아침이면 강아지 쟐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물러설 것 같지 않던 여름의 열기가 어느덧 선선한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자연의 이치가 이와 같은데 인간 삶도 그러하지 않을까.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여름방학도, 휴가도 보냈지만 이야기의 계절은 좀체 가지 않아 지난봄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더위에 펄펄 열이 나면서도 ‘아, 그때 그 봄날이.... 어땠었더라.’를 더듬고 있는 나도 나지만, 그걸 또 들어 주려는 독자들도 시차 적응이 안 되긴 매한가지일 것 같다. 그러나 봄을 지나야 여름이 되고, 가을도 오는 법이니, 부모상담의 두 번째 관문이었던 메리 편으로 서둘러 들어가 보겠다. 메리는 내게 음.... 항상 녹록지가 않은 아이다. 지금껏 그랬다. 도대체 어디로 튈지 맞추지를 못하고 내가 생각하는 상식선에서 메리를 키
'손님이여 오라!'해마다 여름이면 나는 각오부터 단단히 한다. 남들에겐 여름휴가철이 나한테는 손님맞이철이기 때문이다. 꾀죄죄한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은 대체로 성격이 무던한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걱정은 안 하지만 그래도 식구끼리 있을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올해는 고등학교 때 나와 무려 3년을 같은 반 단짝으로 지낸 친구가 내려왔다. 8살, 6살, 3살 세 아이와 함께 말이다. 간간이 전화통화만 하며 지내고 내가 어쩌다 친정에 가면 잠깐 얼굴이나 보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장장 7박8일을 내리 함께
일상은 거북이걸음처럼 느리게 가고 휴가는 화살처럼 날아가듯이 안식년 2년은 쏜살같이 지나 2007년 말 고국에 왔을 때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다음 해인 2008년 초 아버지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셨고, 자식 중에서 가장 시간이 많다고 여긴 나를 당신의 병원 진료 보호자로 택하셨다. 나는 추위를 무릅쓰고 아버지를 꼼짝없이 따라다녀야 했다.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한 나는 한기에 계속 노출되자 감기 기운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심한 기침을 동반한 폐렴으로 발전했다. 아버지는 다행히 초기에 암이 발견되어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지 않
탄자니아에서도 형편이 매우 어려운 루크와 주의 초등학교(탄자니아에서는 프라이머리 스쿨이라고 합니다)의 한 교실을 방문했습니다. 교실에 발을 딛는 순간, 첫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책상도 걸상도 신발도 없이 학생들이 맨바닥에 빼곡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물론 책도 공책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책가방은 쌀자루나 옥수수 포대 같은 남루한 것이었습니다. 교실에는 까만 눈동자들만이 별들처럼 반짝였습니다. 이 슬프고도 먹먹했던 모습이 탄자니아 여정 내내 제 마음속 깊이 박혀 있습니다. 아이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