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는 그날 이후 죽음의 도시입니다. 아베 정부가 ‘부흥’을 말하며,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의 성화는 후쿠시마에서 시작됩니다. 야구를 비롯한 올림픽의 몇 종목은 후쿠시마에서 열립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식사를 위해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도쿄올림픽을 거부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미친 짓입니다.일본 아베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는 안전
나는 신체적, 심리적, 영적으로 몇 번의 하강곡선을 그리며 살아 왔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것 같은 절망의 시간에는 그동안 나를 살아 움직이게 했던 열정과 기쁨을 내 밖으로 끌어낼 수가 없었다. 2006년 감정의 화산이 폭발한 그 순간에, 어쩌면 훨씬 더 이전에 시작한 심적 침체는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빼앗아가 버렸다. 자고, 먹고, 싸고, 일하는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이었던 모든 행동에 ‘왜’라는 의문표가 붙으면서 일상의 무게가 버거웠다. 생을 포기하는 사람의 심정을 겪어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2009년 그해 겨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1989년, 학교를 해직당하고 하루하루 노동자로 일을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검붉은 골목길에서 안해가 즐겨 맞이하는 것이 아닌지요. 안해는 길가의 2평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점포를 보여 주며 해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꾸밈방”이라는 홈패션 가게였습니다. 안해는 어디서 재봉을 배웠는지 꾸밈방은 우리 동네에서 제법 소문이 난 가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평의 가게는 4평이 되었습니다. 안해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가끔 스크럼을 짜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어두
아침이면 강아지 쟐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물러설 것 같지 않던 여름의 열기가 어느덧 선선한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자연의 이치가 이와 같은데 인간 삶도 그러하지 않을까.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여름방학도, 휴가도 보냈지만 이야기의 계절은 좀체 가지 않아 지난봄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더위에 펄펄 열이 나면서도 ‘아, 그때 그 봄날이.... 어땠었더라.’를 더듬고 있는 나도 나지만, 그걸 또 들어 주려는 독자들도 시차 적응이 안 되긴 매한가지일 것 같다. 그러나 봄을 지나야 여름이 되고, 가을도 오는 법이니, 부모상담의 두 번째 관문이었던 메리 편으로 서둘러 들어가 보겠다. 메리는 내게 음.... 항상 녹록지가 않은 아이다. 지금껏 그랬다. 도대체 어디로 튈지 맞추지를 못하고 내가 생각하는 상식선에서 메리를 키
'손님이여 오라!'해마다 여름이면 나는 각오부터 단단히 한다. 남들에겐 여름휴가철이 나한테는 손님맞이철이기 때문이다. 꾀죄죄한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은 대체로 성격이 무던한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걱정은 안 하지만 그래도 식구끼리 있을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올해는 고등학교 때 나와 무려 3년을 같은 반 단짝으로 지낸 친구가 내려왔다. 8살, 6살, 3살 세 아이와 함께 말이다. 간간이 전화통화만 하며 지내고 내가 어쩌다 친정에 가면 잠깐 얼굴이나 보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장장 7박8일을 내리 함께
일상은 거북이걸음처럼 느리게 가고 휴가는 화살처럼 날아가듯이 안식년 2년은 쏜살같이 지나 2007년 말 고국에 왔을 때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다음 해인 2008년 초 아버지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셨고, 자식 중에서 가장 시간이 많다고 여긴 나를 당신의 병원 진료 보호자로 택하셨다. 나는 추위를 무릅쓰고 아버지를 꼼짝없이 따라다녀야 했다.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한 나는 한기에 계속 노출되자 감기 기운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심한 기침을 동반한 폐렴으로 발전했다. 아버지는 다행히 초기에 암이 발견되어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지 않
탄자니아에서도 형편이 매우 어려운 루크와 주의 초등학교(탄자니아에서는 프라이머리 스쿨이라고 합니다)의 한 교실을 방문했습니다. 교실에 발을 딛는 순간, 첫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책상도 걸상도 신발도 없이 학생들이 맨바닥에 빼곡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물론 책도 공책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책가방은 쌀자루나 옥수수 포대 같은 남루한 것이었습니다. 교실에는 까만 눈동자들만이 별들처럼 반짝였습니다. 이 슬프고도 먹먹했던 모습이 탄자니아 여정 내내 제 마음속 깊이 박혀 있습니다. 아이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시한폭탄, 격리조치, 위험, 무서움, 공포.’ 최근에 보도된 정신장애인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일부 단어들이다. 정신장애인의 낙인과 편견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혐오가 되고, 차별과 배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편견과 달리 정신장애인은 범죄의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될 확률이 비장애인에 비해 약 4-6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de Vries et al., 2018; 이 연구자들은 정신장애인은 통상적으로 주거 부재 및 실업과 같은 열악한 사회적 환경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범죄자와 접촉할 가능
밋밋한 일상에서 새로움을 얻고 싶은가?‘죽은 시인의 사회’의 존 키팅 선생은책상 위와 아래에서 보는 세상은 같지 않음을 알려 준다.지금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에 한국영화 빅4의 경쟁에서 벌써 한 편은 퇴장하는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열기는 뜨겁다. 전통적으로 방학 성수기에 액션과 코미디 대작으로 관객을 유인했던 방식에서 지금은 보다 더 다양한 장르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코미디(‘엑시트’), 액션 역사극(‘봉호동전투’), 사극(‘나랏말싸미’), 그리고 호러영화(‘사자’) 등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극장가다.이중 ‘사자’는 호러영화의 하위장르인 ‘오컬트'(occult) 장르를 앞세운다. 오컬트란 신화, 전설, 민담 및 문헌으로 전승되는 영적 현상에 대해 탐
탄자니아의 성 베네딕도회 윔와 수도원은 오지 중의 오지에 있습니다. 이곳을 오기 위해서는 탄자니아의 실제적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다르 에스 살람에서 탄자니아 국내 항공기를 이용하여 탄자니아 제3의 도시인 음베야로 와야 합니다. 음베야에서 자동차로 루크와 주의 주도 숨바왕가를 거쳐 윔와 마을로 오는 데는 자동차로 비포장도로를 포함해서 약 7시간이 걸립니다.윔와 수도공동체는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가난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결핵과 말라리아 그리고 에이즈와 이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남편 베드로와 나는 2005년 9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이탈리아에서 안식년을 보냈다. 우리는 결혼 10주년 되는 해에 안식년을 갖기로 했는데, 계획보다 3년 앞당겨 각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로마로 거주지를 옮겼다. 우리는 그동안 모은 돈을 탈탈 털고 안식년 동안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체류비용을 충당했다. 2005년은 우리 둘에게 참으로 어려운 해였다. 그해, 나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자궁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고, 베드로는 본당 체육대회에서 줄다리기 하던 중 우승에 눈먼 상대편 한 사람의 타격을 받아 한쪽
쥐, 달팽이, 방아깨비, 병아리, 파리, 그리고....도 친구?아침에 눈을 떴는데 나보다 먼저 일어나 있던 다울이가 그런다."엄마, 기쁜 소식이야. 우리 집에 쥐가 살아.""뭐, 뭐, 쥐?"나는 벌떡 일어나 모기장을 헤치고 부엌으로 나갔다."진짜야? 어디 있어?""냉장고 뒤쪽으로 들어가는 걸 봤어. 엄청 통통하고 귀엽게 생겼어."뭣이라? 귀엽다고? 대체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쥐가 귀엽다니 말이 되느냐는 말이다. 다울이가 전해 준 기쁜 소식이 나에겐 너무나 끔찍한 소식이었기에 밖에서 일하고 들어오던 신랑에게 비상
사람들은 말을 합니다.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이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제가 땅을 밟은 탄자니아는 ‘붉은 대륙’이었습니다. 가는 길마다 붉은 황톳길입니다.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지나면 먼지바람이 자욱하지만, 그 누구도 그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탄자니아에서 1주일을 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도 쓰고 싶은 글도 많습니다만, 오늘은 숨바왕가 교구 소속 은코마킨도 공소에서 있었던 미사와 성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미사 중에는 세례성사와 첫영성체 그리고 견진성사와 혼인성사가 집전되었습니다. 이 공소에서 성사
저는 지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습니다. 인천에서 18시간의 비행 끝에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의 베네딕도수도회 쿠라시니 분원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시차가 6시간이니까 아마도 한국은 18일 아침 9시가 넘었을 것 같습니다.제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까지 온 것은 왜관 베네딕도수도회 고진석 신부님(이사악)의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베네딕도수도회는 아프리카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해맑게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알리고 연대를 요청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를 제의받았고, 흔쾌히 수락했기 때문입니다
엄니는 89살로, 슬하에 3남2녀를 두셨고 난(큘라-조카손자가 나에게 지어준 별명으로 드라큘라의 줄인 말) 다섯째 중 막내딸이다. 올해 2월 23일, 엄니는 남편을 하늘로 떠나보내셨다. 7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서 얼마나 허전하시냐고 물었더니 “전혀 아니네요.” 하신다. 엄니는 남편 잘못 만나 평생 고생하다가 늙을 말년에는 병든 육신만 남아 힘들다며 파란만장했던 지난날을 종종 회상하신다. 남편 복은 하나도 없어도 자식 복은 있어서 다행이라며 홀로 남은 인생을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계신다.엄니는 평소 지병인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