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의 서울, 식솔 벌어 먹이기가 벅찼던 가장이 방에서 목을 맸다. 아이들 엄마는 그 비겁한 가장의 시체를 두들겨 팼다. 1990년대의 서울, 가출한 아내에 대해 분노한 가장은 아이를 데리고 다리에 나가 강물에 떠밀어 던졌다.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죽지 않겠다고 빌던 아이는, 경찰이 아버지를 끌고 가자, 아버지가 빨리 집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애원했다." - 양애경, 시 ‘계백의 아내’ 중, 1997.2019년 11월 인천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4명(어머니, 아들, 딸, 딸의 친구)이 한꺼번에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귀농하고 겨울마다 추워 집 안에서도 몸을 움츠리며 살았다.올 겨울에는 큰마음먹고 난로를 장만했다.인삼밭 그늘막 지지대를 얻어다가 난로용 장작을 마련했다.몸의 수고로 마음 또한 따뜻하니 겨울이 살갑게 다가온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도대체 뭔 바람일까? 작은 동물 농장이라도 만들려는 걸까? 산양 한번 키워 보지 않겠냐는 친구의 제안에 고심 끝에 수락을 한 상태에서, 새끼 고양이 두 마리까지 식구로 맞게 되었다. 갑자기 웬 고양이냐고? 그러게나 말이다. 장흥에 사는 지인이 수로에 빠진 고양이를 구했는데 누가 좀 데려갔으면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고양이를 데려갈 누군가가 내가 될 줄은 몰랐다. 아이들이 그 소식을 들으면 분명히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할 것 같아서 한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으니까. 그랬는데 자꾸만 내 안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오늘은 성주 소성리 진밭교당 1000일차가 되는 날입니다. 원불교 정전 솔성요론을 인용하여 “정당한 일이거든 죽기로써 할 것이요”라는 현수막을 걸고 매일 24시간 기도를 바쳤습니다. 진리와 도에 어긋남이 없고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으며 남에게 손해가 없는 일은 밖으로 어떠한 난관에 부딪히고 안으로 아무리 하기 싫은 마음이 날지라도 죽기로써 하자는 것이니 원불교 교무뿐만 아니라 소성리 주민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뒤돌아보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 과정은 숱한 원인 중에서도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의 백지화 선언 후퇴와 소성리의
여기 문제적 소설이 있다.아니 문제적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 세대와 계층, 노동과 노인 문제, 성소수자, 정상가족 담론 등 한국 사회의 여러 현실적 문제를 섬세한 눈길로 되짚는 소설.필자에게 이 소설은 한겨울 살을 에는 추위에 고독하게 문을 연 식당에서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을 먹는 일처럼 조금은 쓸쓸한, 동시에 데워진 몸 덕분에 잠시간 다정한 위안이 밀려오는 느낌을 안겨 준 소설이었다. 소설의 내용이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들 때문이 아니라, 이런 소설을 쓴 작가의 마음에서 나는 어떤 위안 같은 것을 받았다. 무엇이라고 정확히
같은 사람을 다른 방식으로 조명하는 영화 두 편이 있다. 한 편은 다큐멘터리로 그의 현재를 기록한다. 또 다른 한 편은 극영화로 그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여정과 그의 과거를 보여 준다. 두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다.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는 11월 21일에 개봉하여 관객과 만나고 있고, 극영화 '두 교황'은 넷플릭스에서 투자한 영화로 12월 11일에 극장에서 개봉하여 일주일 뒤 넷플릭스 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주인공의 빼어남 때문인가. 두 영화는 모두 수작이며, 두 영화가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11월 27일은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안건 지정)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한국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뽑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해 왔다"며 "홍준표 전 대표 등은 완전히 거꾸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좌파의 장기 집권' 내지는 '좌파 개헌선 확보' 음모라는 한국당의 날선 비판에 대
일본 도쿄에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렸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준우승과 함께 2020 도쿄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나는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대회 참가 전에 후쿠시마와 도쿄에 오염된 방사능 문제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을까 궁금했다. 선수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문제를 인지하고도 애국심과 개인적 판단에 의해 참가를 동의했다면, 그 또한 존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단에게 한국야구협회로부터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의 방사능 문제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없었다면 심각한 일이다. 특히 2020
‘엄마는 이모가 될 수 없다!’나의 지론이다. 나도 한때는 얼마든지 이모처럼 한결같이 너그럽고 부드럽고 상냥해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모는 이모니까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엄마가 이모가 되려고 한다면 일종의 감정노동 상태에 빠지거나 아이들을 응석받이로 만들 수가 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나의 전략은 아이들에게 이모들을 만날 기회를 열어 두는 것!이달 초쯤에 아는 언니들이 온다고 했을 때,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언니들로 말할 것 같으면 십여 년쯤 전에 같이 그림책 공부 모임을 하며 만난 사이다. 당시엔 그림책
약속했던 상담시간이 되어, 교실 뒷문을 노크했다. 실내화가 아닌 신발을 신고 있어서일까, 학부모가 되어 아이의 교실을 방문하는 일은 늘 어색하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난 뒤의 교실은 어쩐지 살아 있는 것 같다. 문을 열자 교실 뒷벽에 꾸며진 아이들의 그림, 종이 접기 작품들이 방금 전까지 와글와글 시끄러웠는데 순간 조용해진다. 아이들의 이름이 붙여진 의자와 책상도 꼼짝하지 않고 놓여 있다. 하지만 이내 개구쟁이처럼 킥킥 떠들어 댄다. 3학년보다는 2학년이, 2학년보다는 1학년의 빈 교실이 더 시끄럽다. 그때, 교실의 이런
이 책은 지난번 필자가 서평을 썼던 조한진희 작가의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에서는 질병의 사회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면 이 책은 차별과 배타, 혐오로 인해 배제된 이들의 ‘아픔’을 얘기하고 있다. 제목인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에서 ‘아픔’은 우리가 부당하게 겪은 사회적 질병으로 인한 육체적 아픔과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아픔과 상처에도 깊이 아프지 않길 바라는 저자의 염원을 담은 제목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런 표현을 썼다. “이 아픔
형형색색으로 물든 나뭇잎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안개 속에 갇힌 자연이 보일 듯 말 듯 다가온다.계절의 흐름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 가을이 가고 있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핵발전소 때문에 삶의 터를 잃고 쫓겨나 유민의 삶을 강요받은 세월이 50년이 됩니다. 1969년 초겨울,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고리에서 쫓겨나 골매 마을로 이주했을 때는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 추운 겨울을 군용 천막에서 보내고, 다음 해 봄부터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신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2017년에 신암 마을로 이주를 해야 했습니다. 새집에서 번듯하게 살게 되었지만, 언제나 마음은 허할 뿐입니다. 고향 잃은 실향민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손을 뻗으면 잡을 듯 눈앞에 보이는 고향을 보고도 갈 수 없는 타
사건 1. 일본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던 뉴질랜드인 켈리 세비지(Kelly Savage, 27)는 우울증으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2017년 5월 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 이후 켈리는 10일간 격리․강박을 경험하였고, 심폐정지로 사망하였다. 가족이 심장전문의에게 사망원인을 문의한 결과, 장기간의 움직임 제한으로 인한 혈전 형성이 원인이라는 통보를 받았다.사건 2. 2016년 4월 한국의 20대 남성인 이준호(가명) 씨는 알코올의존증으로 영등포 소재 A정신병원에 입원하였다. 그러나 입원 이후 35시간 동안 격리실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제주 도민과 녹색당을 중심으로 세종시 정부청사와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20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광주 영산강유역 환경청 앞에서는 비자림로를 지키는 농성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9일기도가 시작되던 날에는 세종 정부청사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제주 청년 노민규 씨가 16일간 단식농성 끝에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 박찬식 상황실장은 11월 1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이에 따라 제주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9일기도가 11월 3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아침이면 그날의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느 날 묵상 중에 올해 2월 말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에게 이제 우울증을 훨훨 털어 버리고 기쁘게 살라고 말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과 함께 문득 용을 그렸다. 그런데 내 그림 실력은 졸라맨 수준이라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용이 아니라 도마뱀이었다. 베드로에게 그림을 보여 주며 “뭘로 보여? 도마뱀같이 보이지?”라고 묻자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용이네.”라며 나를 위로한다. 내가 그린 용을 보면서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화룡점정의 심정으로 심리상담을 받
며칠 전 괴산 문광 호수에 있는 은행나무 길을 걸었다.이른 아침에 마주한 그곳의 분위기는 몽환적이었다.자연은 나에게 매번 새로움으로 다가온다.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새로움 말이다. 김용길사진 작가.귀촌하여 농가 한 채를 수리하며 인생의 동반자인 엘리사벳 그리고 이웃과 재미나게 살아가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카페, 무빙 까사미아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는 사회적 산물이다. 영화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처럼 현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때론 놀라운 예지력을 발휘하여 미래를 예측한다.'내부자들'(2015)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언론권력, 정치권력, 경제권력이 똘똘 뭉쳐 나라를 통째로 자신들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가지고 놀면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에 눈도 깜빡 하지 않는 걸 보고, 저건 조금 과장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면서,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공동운명체, 거기에 언론권력이 뇌와 입이 되어 이들을 후방지원하면 세상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