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사이에 두 개의 큰 태풍이 부산과 동해안을 덮쳤습니다. ‘마이삭’과 ‘하이선’ 태풍으로 잔혹했던 한국 핵발전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지난 9월 3일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 핵발전소 3호기와 4호기가 계전기 고장으로 핵반응로(원자로)가 정지되었습니다. 신고리 핵발전소 1, 2호기는 소외전원 상실로 핵반응로가 정지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습니다. 영구정지와 계획예방정비로 멈춰 있던 고리 핵발전소 1호기와 2호기도 소외전원 상실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9월 4일, 고리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비대면이라는 예배는 성경에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법은 없습니다. 공산사회에서 하지.”‘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역병의 대유행을 맞아 대부분의 개신교가 가정예배로 대체했지만,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한 목사의 발언입니다. 대면 예배에 참석한 신자도 "예배가 생명입니다. 예배 보지 말라는 건 '너희 죽어라' 하는 것과 똑같은 말로 받아들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예배를 보지 말라’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창궐하는 역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하지 말고, 가정예배로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가 있고 신앙을 선택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가 있는데, 왜 이렇게 기본 헌법을 정부가 무시하고 함부로 이렇게 행정명령을 내리느냐. 비대면 예배는 저는 드릴 수 없다. 그것은 생명이기 때문에 나는 예배드려야 한다. 나의 신앙 양심이다.”부산의 한 목사가 비대면 예배를 요청하는 부산시의 행정명령을 거부하면서 한 말입니다. 이렇게 말한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교회는 대면 예배를 강행했습니다. 이 목사와 신도들은 8월 15일 결혼식 참여라는 이유로 서울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을 다녀온 사람들이 자가격리와
무작정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구례까지는 약 세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하동과 화개장터를 거쳤습니다. 물이 빠진 화개장터는 생각보다 빨리 복구가 시작됐습니다. 구례 시외버스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잠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지만, 무조건 시장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마침 몇몇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민들이 가재도구들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가재도구들을 함께 치웠습니다.마침 제가 들어갔던 곳은 세탁소였습니다. 손님이 맡긴 옷과 이불들이 물에 잠겼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세탁기계도 물에 잠겼습니다. 모든 것이
나라가 물난리입니다. 이 와중에서도 정치권은 날 선 “네 탓” 공방입니다. 정치가 시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면, 한국의 정치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혐오가 더 깊어 집니다.정양모 신부는 "내 글 보고 내가 웃는다"(햇빛출판사, 2011)에서 제정구와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제정구의 성경 풀이를 소개합니다. 제정구는 “정말 묘한 것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증오하고 앙갚음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워하던 그 대상을 닮을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흉한 자로 된다는 것이다. 미워하면 미워하는 자가 비인간화되고
윤리는 인간 행위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고 도덕적 지침의 역할도 한다. 교회는 역사상 윤리를 매우 강조해 왔다. 윤리적 행실이 표양으로 드러나야 신앙이 참된 것으로 증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 따로 삶 따로는 있을 수 없으며 영성이 개인을 윤리적 존재로 거듭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윤리의 영역 중 성윤리는 주로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둔다. 섹슈얼리티는 성행위, 성정체성, 성적 지향, 성적 욕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철학자 수전 그리핀(Susan Griffin)은 섹슈얼리티를 통해 자신의 신체적 자아를 가장 깊이
월성 핵발전소 안에 추가 핵쓰레기장(맥스터)을 짓는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산업자원부가 주관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면서 공론조사에 대한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재검토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60번이었던 공론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재검토위원회 위원들과 위원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일어났지만, 산업자원부는 성찰하지 않고 강행했습니다. 특히 월성 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 과정에서 7킬로미터 내에 있는
요즘 대세 생활 악기, 취미 악기 : 칼림바최근 1년 사이, ‘칼림바’라는 악기가 국내에서 굉장히 유명해졌다.칼림바는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 악기로 나무에 가느다란 금속판 여러 개를 한 쪽만 고정되게 달아, 고정되지 않은 쪽의 얇은 금속판을 튕기면 발생하는 진동에 의해 소리가 나는 악기다. 엄지 피아노, 손가락 하프라고도 칭하며, 음역과 크기, 모양 등에 따라 엠비라, 리켐베 등 아프리카 지역에 따라 수천 개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와 명칭을 가지고 있다.아름다운 음색과 간단한 연주법으로 입문하기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칼림바를 좋아하고
밥 한 끼 먹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한진지회 조합원들도 그냥 밥 한 끼라고 알았는지 많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밥이 환갑 밥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었습니다. 약간의 술도 마셨습니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진지회조합원들이 뒤늦게 준비한 케익의 불도 끄고, 35년 만의 복직이라는 소망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영도조선소 앞에서의 출근선전전 후에는 환갑 떡도 나눴습니다. 맛있었습니다. 환갑 다음 날에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들어 올릴 때, ‘소년 아메드’의 다르덴 형제는 감독상을 받았다. 이미 두 번의 황금종려상, 그리고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특별상과 각본상을 골고루 수상한 이 거장 감독들은 이번에도 칸의 열렬한 지지를 확인했다.다르덴 형제의 고향인 ‘벨기에’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따라오는 이미지가 있다. 북유럽의 부유한 복지국가, 와플과 맥주와 초콜릿의 나라, 꼬마 스머프와 에큘 포와로의 나라, 정치가 안정적이며 다문화에 대해 관대한 관용의 나라라고 생각한 이 나라에서 다르덴 형제는 이민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과학(Science)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답이 아주 간단하게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과학이 무엇이라는 간단한 답보다는 과학자들의 이미지가 쉽게 떠오른다. 흰 실험 가운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썼으며,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어딘가 범상치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이미지가 과학자들을 대표하는 상투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그런 과학자의 이미지 때문에 과학은 괴짜들의 전유물이며, 이해하기 어렵고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떠한 대상으로 느껴진다. 당연히 이러한 편견 때문에 “과학이란 무엇일까?” 질문에 답을 하기란 어렵다. 과학을 뜻하
7월 18일, 경주역 광장. 한 남자가 피켓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그날은 전국 탈핵 진영이 “핵쓰레기장 저지 범국민 행동”을 개최한 날이었습니다. 그는 전북 완주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의 아내와 두 딸과 함께. ‘10만 년의 책임’을 말하는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 과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는 달리 졸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론화라는 이름을 빌려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비밀주의로 진행했습니다. 게릴라식으로 여기저기 장소를 옮기고, 문을 걸어 잠그고, 경비가 삼엄하게 지키는 가운데 501명의 시민참여단의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것
문재인 정부가 시작했던 2017년 6월에는 고리 핵발전소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의 공약과는 달리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의 건설 여부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공론화 기간 동안 찬반을 대표하는 사람들과 단체들이 TV를 포함한 언론에 출연해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그러나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의 건설 여부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핵쓰레기장 문제는 언론과 국민의 관심 밖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
강화도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으로 왔습니다. 미싱공 생활도 했습니다. 작업 중에 밀려오는 잠을 자지 않기 위해 타이밍을 먹으면서 죽자고 일을 했습니다. 122번 화진여객 버스 안내양도 했습니다. 미싱공보다는 버스 안내양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꿈에 그리던 ‘대기업’이었던 대한조선공사에 최초의 여성 용접공으로 입사했습니다.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 때, 용접을 하며 눈알에 용접 불똥을 맞아도 아프다는 소리조차 못하고 일을 했던 공장이었습니다. 깡보리밥에 쥐똥이 나오던 도시락을 공업용수에 말아 먹던 공장이었습니다. 5000명이
이건 나와 내 가족 이야기이기도,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흔히 알만한 이야기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를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나를 비롯한 누구에게나 닥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심혜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제작한 장편 데뷔작 ‘욕창’은 오랫동안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 엄마의 허리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덧나는 욕창을 화두로 삼는다. 영화는 곪아서 썩어야지 알게 되는 욕창처럼 오랫동안 쌓여서 곪아 버린 가족 간의 상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퇴직 공무원인 70대 창식은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