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55장 9절- 박춘식 1 아으 그 옛날 하늘님이 시로써 세상을 만드셨다 2 시의 첫 구절은 경이로운 빛줄기였고 3 보기 좋고 듣기 즐겁게 여섯 구절까지 읊은 다음 4 일곱째에는 쉼표를 찍었다 5 흙덩이로 첫 사람을 빚을 때에 6 사람도 시를 지을 수 있도록 7 시혼(詩魂)을 감싸는 오관 안에 뜨거운 기운을 불어넣어 8 시는 사랑임을 깨닫기 원하였다
“수녀님들은 주사 맞을 때 어디에 맞아요?” 봉성체후 점심식사 중에 신부님이 질문하신다. 멋쩍어 하며 질문하는 표정이 40대 후반이 아닌 천진스러운 어린아이 같아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아이고 신부님, 어디에 맞긴요, 엉덩이에 맞지요.” 신부님은 쑥스러워하며 자신의 굵은 팔뚝을 걷어붙이고 가리키며 “수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대한 사도신경의 내용을 생각과 말과 행위로 고백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을 일생을 통하여 거듭 고백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분과 멀어지면서 사탄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하고
고독 문답- 김남조 오늘은 고독의 일로 아뢰나이다 저희는 고독의 양 떼 고독에 있어서도 주께서 목자시나이까 나직이 이르시되 바로 그러하다 그리고 너희가 고독을 모른다면 어찌 사람이겠으며 내가 고독을 모른다면 어찌 신이겠느냐 너희와 나는 서로 닮았으며 언제나 함께 있다 오오 하느님 고독의 위안 바람 불고 양털 두른 듯 따스하나이다 기도:김
한껏 빛나는 하루하루가 계속되었다. 여전히 요한은 오전에 아침 해를 등지고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했다. 깡마르고 왜소한 체구였지만 목소리는 마치 산에서 바위 돌이 굴러 내리는 것처럼 단단하고 우렁찼다. 제자들은 그런 선생님을 두고 ‘바위 구르는 소리 요한’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후 내내 요르단강에 발을 담그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세례의식
짙은 녹색빛을 띈 요르단강이 구불거리며 흘러가는 모습이 멀리 내려다 보였다. 강주변의 우거진 숲 언덕은 강변 양쪽으로 강을 따라 구불구불 검은 색을 칠해 놓은 듯 했다. 그리고 숲 언덕 너머로 광활한 사막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강에 가까워질수록 물비린내가 진하게 풍겨왔다. 강가의 숲속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떼를 지어 이야기를 하거나 휴식을 하고 있었
인연의 그물망내 젊음이 중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난 몇몇 소중한 인연들이 있습니다. 삼십대를 통틀어 노상 만나던 사람들은 대개 가톨릭신자였습니다. 신자라 해서 모두가 똑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걸 살면서 똑똑하게 배웠습니다만, 그마저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을 사십대 중반을 넘기면서 새로 배우고 있답니다.저마다 제가끔 생애가 가르쳐준 소중한
한국교회는 잃은 양 찾기, 새 양 찾기 운동을 펼치며 선교 열정에 불타는 본당들이 많다. 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입교한다. 그들에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이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는 신자답게 사는 방법은 잘 안 가르쳐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신앙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되면 쉽게 냉담하고, 설령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
11월-박춘식 숨가쁘게 달려왔다 1 2 3 4 … 가끔은 지겨운 흙길 달력 한 장 한 장 밟으면서 어느새 나뭇잎에 가렸던 무덤들이 가까이 보인다 텅 빈 들판에는 검불 태우는 연기가 계절의 향연으로 피어오른다 11 — 두 글자가 저승 들어가는 문 문설주로 우뚝 내 앞에 서 있다 어머니하느님, 박춘식, 미루나무, 22
수도교 사건의 성전시위가 잔혹하게 진압된 이후 유다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젤로트당이 최고 가치로 여기는 무장투쟁에 대해서 그의 마음속에서는 심각한 회의가 들었다. 무장투쟁은 오히려 총독을 자극하여 유대 땅에 파견된 로마군의 병력을 자꾸만 늘려갔다. 그리고 시위에 동원된 힘없는 군중들만 로마병사들의 창칼 앞에 피를 쏟으며 죽어갔다. 작고 큰 시위가 늘어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라고 요한1서 4장 16절에서 말한다. “하느님의 사랑은 문화이다.” 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리고 “문화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삶이 진보되고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향상되어가는 정신적 활동 또는 종교, 도덕, 학문, 예술, 등 그 모든 것은 모두가 하느
새벽녘이 되어 지도부는 예루살렘으로 떠났다. 이곳의 몇 동료들만 우두커니 앉아서 남은 술을 마저 마시고 잠시 눈을 붙였다. 눈을 다시 떴을 땐 이미 해가 중천에 떠올라 있었다. 넓은 분지는 모두 공사장으로 변해 있었다. 공사장 이곳저곳에 노동자들이 쳐놓은 임시 움막들이 가득했다. 움막 주변엔 움직이기 힘든 노인들과 얼굴색이 누렇게 뜬 아이들이 기어 다녔다.
사도 바오로는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믿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마련되었음을, 따라서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음을 깨닫습니다.’(히브11,1-3)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
' 그렇지, 밤비 후득이는 오동잎이 우리 생이지 후득여도 너울대는 게 그게 생이야 소주 생각 간절한 밤비 속 우리 생이야 _장석남, 「밤비」 중에서 2009년 3월 26일에 라는 인터넷신문사가 정식 창간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일 년 넘게 인터넷카페 형식으로 언론활동을 해 왔지만, 정식으로 언론사 등록을 하고 일을 시작한 것은 얼
나무예수 -문인수 찬비 부슬거리는 가을입니다 언덕 위엔 다만 단풍나무 홀로 뜨겁습니다. 젖어 더욱 붉게 불 붙습니다. 먼 잿빛 반경내의 온갖 물상들이 이 도시 변두리 낡은 집들의 창이며 추운, 어두운 마음들이 언덕을 향해 한참 주목합니다. 언덕을 향해 꾸역꾸역 몰려 올라갑니다. 제 깊은 슬픔 널어 말립니다. 동강의 높은 새, 문인수, 세
어떤 부드러운 손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그의 가슴을 쓸어 내렸다. 손은 유다의 붉은 구렛나루를 스쳐 올라가 귀 바퀴를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운 것 같아 마음이 편안했다. 이 편안함을 한 순간이라도 더 누리기 위해 더욱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이렇게 눈을 감고 있는 채 영원히 잠들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의견을 우리의 살, 심장을 통해서 당신의 말씀을 새기고 싶어 하신다.나는 하느님의 편지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편지로 세상에 파견된다.사람들이 나를 보고 말씀을 알아듣게 되는 나 스스로 성서가 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성서 나는 하느님의 편지가 된다. 보시니 좋더라 (김종옥 글,곡) 보시니 좋더라 보시니 좋더라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
얼마 전 서울에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 대회가 열렸다. 마지막 결론 강연에서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은 성숙한 평신도 양성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그 회의 평의원인 조세프 클레멘스 주교는 평신도 양성 교육의 세 가지 주요 도구로서 가톨릭교회교리서, 가톨릭교회교리서 요약본, 간추린 사회교리서를 들었다. 그리고 이 교
▲ 동행-유다와 예수 골고다가 내려다보이는 북서언덕 등허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깔렸다. 아래쪽엔 처형장이 희미하게 보였다. 십자가의 횡대만 제거된 채 땅에 박혀 있는 기둥들이 마치 허연 유령처럼 멀리 보였다.오늘따라 칼날을 갈아세운 것처럼 빛나는 아침 햇살이 언덕에 내리꽂히고 있었다. 그이가 처형장 언덕에 올라서자마자 쓰러지듯이 무릎을 꿇었다. 그이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 안도현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