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어떤 후보를 뽑을지 정하기 어렵다. ‘○○체육관 조기 착공’, ‘지하철 ○호선 연장 책임지고 이루겠습니다’ 같은 비슷비슷한 개발공약의 홍수 속에 야권 후보가 2-3명씩 나오는 지역구가 적지 않으며, 비례대표는 21개 정당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유권자들의 마음은 복잡하다.더 이상 공약이 소용없다지만, 정책은 그 정당이
4.13총선을 앞두고 가 연 천주교 전문가 좌담회의 후반부에서는 총선 결과 예상, 가톨릭 신자 의원 평가, 신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후보 선택 기준과 함께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를 토론했다.우선 참가자 다수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하며 총선 뒤 우리 사회에 계속될 ‘보수화’ 바람을 걱정했다.권오광 :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예견되는
총선에 대해 천주교 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좌담회에서는 주요 정당 정책에 대한 평가, 총선 결과 예상, 가톨릭 신자 의원 평가 등 5가지 주제로 이야기 나눴다.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가 사회자 역할을 겸했고, 패널로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박은미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 총무,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4월 13일에 있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필자들은 어떤 정당을 선택할까? 필자 17명에게 지지하는 정당과 그 이유를 물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정당은 녹색당이다. 총 8명이 선택했다.이번 선거에는 역대 가장 많은 21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이들이 소수 정당인 녹색
뜻밖의 소식 편집부
밥벌이는 지겹지만 돈쓰기는 즐겁다고 한다. 요즘 청년들을 삼포시대라 하는데, 밥벌이가 어려워 결혼도 취업도 포기한다지만, 한 주일 내 저렴한 라면과 우동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모은 돈으로 주말에는 볼거리를 찾아 여행 가고, 거기서 값비싼 밥집을 찾아가는 재미로 사는 친구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밥벌이는 익숙하지만, 돈쓰기는 아직 낯설어하는 중년이 갑자기 불
쓰레기와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는 날 저녁이면 거리 곳곳이 온갖 물건들로 수북하다. 개중에는 멀쩡해 보이는 것들도 상당수다. 이사를 간 집 앞에도 버려진 물건이 가득 쌓여 있곤 한다. 그런 풍경을 볼 때마다 ‘우리는 무언가를 참 열심히 사고 열심히 버리고 있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많은 일들이 소비를 매개로 이루어진다. 기본적 생계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를 둘
“고객님, 저희 회사에서 항공권을 예매하셨습니다만, 서울에서 제주로 가는 거라서….”“네? 그럴 리가 없는데…. 다시 한 번 봐 주시겠어요?”지난 8월 말, 제주국제공항. 늦여름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인파로 공항은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시끌벅적했다. 여섯 달을 제주에서 일하고 오겠다고 덜컥 선언하고 봄바람에 실려 섬으로
소설가 김훈은 (생각의 나무, 2004)에서 밥벌이에 대한 복음서의 이야기를 반박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며 “그들은 씨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거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먹이신다”고 하셨지만, 이 말을 김훈은 믿지 못하겠다 합니다. “하느님이 새는 맨입으로 먹여주실지 몰라도 인간을 맨입에 먹여주시지는 않
새벽 다섯시 반 / 고성리 인력사무소에는 / 아직 녹지 못한 눈들이 모인다삼구컨테이너 / 꾹꾹 눌러 눈사람이 모인다 / 지난 백색의 전투는 치열했다오래된 신문 / 닫힌 교문 / 고립된 교차로 / 패쇄된 공장성산읍 고성리 인력사무소는 / 바다가 보인다 / 일출봉도 보인다아침마다 잔설은 숨어야한다 / 뜨거운 자본의 색출은 / 수용소 서치라이트보다 슬프다 / 잔
우리 가운데 평생 아프지 않고, 늙지 않고, 항상 건강하게 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오, 그런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겠지요. 우리네 삶은 대부분 순리대로 태어나 아기에서 어린이로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이 되고 젊은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해서 부모가 됩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노인이 되어서 죽음을 맞이하지요. 하지만 만약 내가 젊은 나이에 크게
창녕 사는 농부시인 서정홍이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사는 게 인생이라 했다. “늙을수록 지은 죄가 많아 하품을 해도 눈물이 나온다.” 했다. 사는 게 때로 적막하고 이내 주름이 늘어난다. 이럴 때 말 한 자락 고요히 깔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싶다. 이럴 때 “당신 생각 어때요?” 묻고 기다릴만한 사람 하나 있음 좋겠다, 싶다. 사방이 가
신학생 시절 오래된 일이다. 아녜 할머니는 하루 성체조배 두 시간과 묵주기도 세 꿰미는 기본이요, 매주 금요일이면 밤새워 예수님의 수난복음을 울며 묵상하셨다. 그분의 이 기도생활이 유별나게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분이 그렇게 기도하시던 밤이면 시끄러워서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 이게 더 중요한데 ― 바로 그 다음날 아침에
‘나는 어떤 기도를 드리고 사는가?’ 글을 부탁받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국 제 삶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로 모아지네요. 저는 하느님을 생각할 때 제일 크게 다가오는 건 ‘자유’입니다. 저에게 하느님은 자유를 주시는 분이시고 자유 그 자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를 속박하거나, 자유와 반대되는 것에 대해 저는 하느님과 반대되는
현대인들은 중세 사람들에 비해 곱절이나 수명이 늘어났다. 중세인들은 40대 중반이 되면 치아가 죄다 빠져버렸고, 영양부족이나 체온저하와 질병으로 죽었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60세가 되어도 사춘기 같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시간이 없어!"라는 푸념이다. KTX고속열차와 비행기로 이동하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약
우리 협동조합에는 HBM협동조합연구소가 있다. 이곳에 에스파냐 몬드라곤 대학에서 작년에 파견 나온 마틴 교수가 있다. 마틴은 해마다 한 달씩 여름휴가를 쓴다. 연구소 1년차 때 실무자가 8월에 강의나 행사를 잡았는데 그는 단호히 거부했다. 8월은 휴가 기간이니 강의나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도 며칠만 양보할 수 없느냐 부탁하니 이미 연초에 여름휴
나는 세 아이의 엄마다.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은 이제 아홉 살, 일곱 살, 다섯 살이다. 아들 둘에 딸 하나를 키우며 아이들이 주는 기쁨에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이 매 순간 행복한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 나도 ‘엄마’와 ‘기옥경’ 사이에서 순간순간 갈등을 겪고 정체성 혼란도 겪고 있다. 그런데 요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