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빛낼 작품이라길래 기대가 컸다. 개봉일을 손꼽으며 평소 습관과는 달리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을 찾았다. 전작에 비해 이야기 재미는 늘어났지만 고전이 될 만큼 뛰어나 보이지는 않았다. 엄청난 관객 수와 최고라는 평이 무색했다.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어졌다. 타임워프(Time Warp, 시간왜곡)와 영혼 체인지라는, 대중문화의 두
2003년 제작된 영화인데 국내에서는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공식 개봉됐다. ‘일루셔니스트’,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만든 실뱅 쇼메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이다. 당시 많은 상을 받으며 주목 받았던 이 영화는 그간 영화사에 남을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이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작품이다. (영화를 관람한 열두 살 어린이의 소감은 “
책 제목이 야심차게도 ‘악의 기원’이다. 책의 페이지 수는 무려 856쪽이다. 청소년 소설 "합체", "맨홀", "양춘단 대학 탐방기"로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아 온 박지리의 새 책이다. 악의 기원을 파헤쳐 보겠다는 작품 의도처럼 줄거리는 충격적이다. 아버지(러너 영)가 저지른 악을 덮기 위해 열여섯 살 아들(니스 영)은 가장 친한 친구(제이
청소년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일컬어 요즘 흔히 ‘중2병’이라 한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중한 학업을 수행하며 청소년들은 그저 ‘사춘기’라 불러 넘길 수 없는 광폭한 시절을 보내는 듯하다. ‘중2병’이 무서워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라면. 영화 '비밀은 없다'의 중학생, 민진과 미옥 역시 무서운 소녀들이다. 민진의 아버지 김종
어릴 적 가장 싫어하는 놀이는 ‘의자 놀이’와 ‘짝짓기 놀이’였다. 인원보다 적은 수의 의자를 두고 서로 먼저 앉기 위해 다투어야 하는 ‘의자 놀이’, 진행자가 부르는 숫자대로 짝을 맞추어야 하는 ‘짝짓기 놀이’는 놀이라기보다는 전쟁 같았다. 몸과 머리의 순발력이 떨어져 이리저리 친구들 사이를 뛰어다니다 혼자 남게 될 때의 소외감이란 참 잔인한 경험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가장 친근하고 인기 있는 대중문화인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현재 조회수 1위인 포털사이트 최고 인기 웹툰이다. 댓글이 3000-4000개씩 달리는 건 기본이고 수시로 인터넷 뉴스 기사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다. 웹툰 작가가 유명 예능 프로그램 출연할 정도로 웹툰의 인기는 작가에 대한 인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곧 모바일 게임으
차마 입에 담기에도 힘든 이야기들이 있다. 실화를 바탕한 영화들을 보고 있자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의 실체를 대면하기가 때로 고통스럽다. 영화 '룸'의 첫 장면은 24살 엄마와 5살 아들의 아침으로 시작한다. 작고 남루한 공간에 침대, 세면대, 변기, 싱크대가 모여 있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방에서의 아침이다. 아이는 방 안에 있는
“슈퍼스타 K”의 ‘악마의 편집’으로 이름난 에서 어린이가 경연자로 나서는 음악 프로그램 “위키드”를 만들었을 때 우선 염려하는 마음부터 들었던 게 사실이다. 재능 발굴과 자기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이제 어린이들마저 극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모습을 봐야 하는지 우려됐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즐길 자유마저 빼앗는 건 아닐지 걱정되기도 했다.문화의 최전선에
테러방지법이 결국 통과되기는 했지만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선 국회의원들의 모습만큼은 오랜만에 정치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 일으켰던 것 같다. 이번 필리버스터에서는 ‘인문학 잔치’라고 명명될 정도로 긴 발언 시간 동안 다양한 책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그중 권은희 의원이 소개한 그림책 “줄넘기 요정”이 눈길을 끌었다. “줄넘기 요정”은 주민들이
2월 말의 짧은 봄방학을 마치고 이제 3월이면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된다. 아이도 부모도 누구나 조금씩 기대와 불안을 갖게 마련이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 아이와 예비 학부모만 할까. 엄마들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처음 보낼 때보다 오히려 더 큰 걱정에 싸이는 듯하다. 40분이나 되는 수업 시간 동안 딱딱한 의자에 잘 앉아 있을지, 화장실은 잘 가고 급식은
잿더미가 된 북미 대륙 위에 새롭게 들어 선 나라 판엠은 부와 권력의 중심 캐피톨과 열 세 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피톨에선 매년 헝거게임이 벌어지는데 이는 각 구역에서 차출된 소년, 소녀들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며 최후의 생존자 한 명을 가리는 죽음의 경주다. 캐피톨은 과거 열 세 구역이 반란을 일으킨 대가로 헝거게임을 고안해 공포 정치의 방편으로
눈과 얼음으로만 덮인 땅에서 날마다 심심한 펭귄 두 친구에게 어느 날 비둘기가 날아 와 말한다. “내가 너희한테 하느님의 소식을 갖고 왔으니 잘 들어. 이 세상에는 서로 싸우는 인간들과 동물들이 너무 많아. 그래서 하느님도 이제는 지쳐서 이렇게 말했어. ‘내가 대홍수를 만들어 온 천지에 물이 넘쳐 나 세상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알았지?”비둘기는 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