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소수민족 중의 하나인 꺼라오족 마을을 가는 길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시장에 들렀습니다. 베트남 국수와 ‘반미’라고 부르는 바게트 종류의 빵과 베트남 맥주 한 캔을 마셨습니다. 동행하는 이들에게 한국말로 ‘반미’는 ‘양키 고 홈’이라고 말했습니다. 동행하던 이들이 놀라면서도 웃었습니다. 마트를 나오는 길에 햇살 가득 담은 한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눈부신 역광으로 그의 모습을 정확하게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나에게 담배를 권했습니다. “노 스모킹”이라고 정중하게 사양했지만. 그는 계속 담배를 권했습니
비엣남 서북부 소수민족 여성들은 강인했습니다. 그들은 중국과 몽골, 일본과 프랑스와 미국의 침탈에 저항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비엣남은 구리와 주석, 고무 등의 천연자원과 군사적 요충지로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에 맞서야 했습니다.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북부의 거친 산악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카르스트 지형입니다.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카르스트 지형은 칼날처럼 날카로왔습니다. 쌀농사가 불가능한 그 바위들 틈을 개간하여 옥수수와 채소 등을 심고, 자급자족했습니다. 손이 모자라면, 품앗이를 통해 부족 공동체를 이루었습니
저는 지금 베트남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베트남 전쟁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졌습니다. 언젠가 베트남을 방문하고 싶었던 작은 꿈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베트남은 50여 소수민족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수민족들 중에서 베트남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중국과 라오스 국경 지대에 있는 곳을 중심으로 소수민족들의 사람들과 삶을 담고 있습니다.오늘은 제가 다닌 곳 중의 작은 풍경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3000미터가 넘는 판시판산은 ‘동남아의 지붕’이라고 부릅니다. 서북부 지
아침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작은형제회 이종한 신부님이었습니다. 날씨도 차가운데 지하철 전포역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식구는 정신없이 허둥지둥 야단이 났습니다. 얼른 뛰어나가 신부님을 집으로 모셨습니다.신부님은 영도 봉래 성당 출신 수사님의 종신 서원에 오셔서 갑자기 저희를 찾아오셨던 것입니다. 신부님은 여행 가방을 풀고 잠시 쉬신 후에 보수동 오래된 책방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치과 예약 등으로 동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에 다시 만난 신부님은 보수동 책방 이야기와 남포동 원산면옥의 냉면 이야기 등을 풀어 놀
성공회대 사회학과 김동춘 교수는 "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정치는 국민의 고통과 자신의 권력을 맞바꿨다”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저는 “눈물에 응답하지 않는 사회”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이태원 참사 이후 세월호 생존자 중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세월호 때도 ‘정치에 이용당한다, 시체팔이를 한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후에도 똑같은 말을 들으면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이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절망합니다.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언제나처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이었습니다. 동네 골목길의 버려진 폐지를 수거하는 손놀림이 바쁩니다. 우리 동네 통장님입니다. 통장님은 통장수당과 폐지를 수거하며 생업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언제부터인가 폐지를 수집하는 경쟁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만큼 어르신들의 삶이 힘들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폐지 수집의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폐지 가격도 덩달아 하락했습니다. 지금 현재 시세는 1킬로그램에 60원이라고 합니다. 종일토록 폐지를 수집하면 50-100킬로그램이라고 합니다.한국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습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도 많아졌습
1년 전이었습니다. 2021년 겨울은 감염병의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 힘든 나날들 속에서도 행복한공부방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은 사랑과 정성을 다한 지역 사회의 나눔으로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부산진구 개금동 자활공동체인 “전력질주협동조합”은 평균 나이 82세인 어르신들께서 콩나물을 키워서 반찬을 만들어 그 이익금을 부산진문화재단을 통해 행복한공부방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의 간식비로 사용하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은 마지막 생애를 전력을 다해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반찬을 만들어 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노후핵발전소의 설계 수명 연장을 위한 지역 공청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설계 수명이 완료된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원전 부흥’을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에서는 모든 노후 핵발전소의 설계 수명 연장을 통해 계속 운전을 강행하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한수원은 노후 핵발전소 중에서 2023년에 설계 수명이 완료되는 고리 핵발전소 2호기의 계속 운전을 위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공청회를 울산시 울주군 공청회를 시작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1월 23일 있었
세월호 참사 이후 바다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검푸른 바다만 바라보아도 눈물이 났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거리를 다닐 수가 없습니다. 거리의 청년들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태원 참사로 우리 사회 전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고 있습니다.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해명되지 못한 숱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그 의혹의 끝은 결국 “이게 나라냐”라는 비통함입니다. 이 나라는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면서도 불구하고 하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장영식(라파엘로)사진작가
201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간부가 스스로 생명을 끊었습니다. 최강서 열사입니다. 그이는 유서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손해배상 철회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겼습니다.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났습니다. 한 시민이 언론사에 4만 7000원이 담긴 노란봉투를 보내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노란봉투법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모두 폐기되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4건의 관련 법안이
영국의 역사학자인 E.H.카는 역사를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 나아가 미래와의 대화”라고 말합니다. 카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역사적 사실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전통적인 사관 대신 비판적 해석을 중요시하는 사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카의 사관은 많은 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제공해 주었습니다.한국에서는 임기가 정해진 짧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거를 존중하지 않는 일들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부정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의 대화가 아니라 단절과 보복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은 국가를 대표하여 월드컵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담수호인 탄자니아의 탕가니카 호수가 있는 작은 마을에서 만난 아이는 탄자니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합니다. 탄자니아 국가대표로서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고 수줍게 말합니다. 축구화는 고사하고 운동화도 없이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동네 골목에서도 학교 운동장에서도 공을 차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 되었지만, 동네의 비좁은 골목에서 온 동네 아이들이 공을 차던
매년 한국과 일본을 번갈아 가며 하던 ‘한일탈핵평화순례’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감염병으로 중단되었다가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한국에서 다시 열렸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본가톨릭정의와평화협의회와 평화를 위한 탈핵소위원회, 한국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공동 주최로 열렸습니다. 탈핵평화순례단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회에서 1박을 하고, 부산 고리 핵발전소를 찾았습니다. 고리 핵발전소 홍보관에서 출발하여 고리 한수원 본부 앞을 지나 길천 마을 등대 앞에서 고리 핵발전소를 바라보며,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
올해는 일제로부터 조국 해방과 동시에 조국 분단 77년이 되는 해입니다. 조국 해방과 동시에 철저하고, 완전하게 청산했어야 할 반민족 친일 세력들을 청산하지 못한 잘못으로 친일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제에 부역하며 개인의 영달을 추구했던 세력들이 한국 사회 곳곳에 기생하며, 반민족적 친일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일제에 부역했던 이들이 점령군으로 주둔했던 미국 군정에 부역하며,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일본은 지금도 그들의 만행을 참회하지 않고 있습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이영희’로 알려졌던 정은혜 작가의 ‘니 얼굴’이 개봉되어 화제입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랑하는 딸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진솔하게 담아낸 서동일 감독의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전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정은혜 작가와 서동일 감독 그리고 어머니이신 장차현실 작가가 시사회에 출연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직접 만나 영화와 정은혜 작가에 대한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장차현실 씨는 은혜 작가의 핸드폰을 바라보며 울었다고 합니다. 20대 청년인 딸의 핸드폰에 단 한 통의
7월 18일 오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거제도 옥포만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찾았습니다. 폭우 속에서도 전국에서 달려온 성직자와 수도자들 그리고 시민들이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 모였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농성하는 모습을 담은 현수막을 걸고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했습니다.이날 미사에서 천주교 부산교구 이균태 신부는 “우리 시대의 마름들은 주로 본사 직원들 중심의 노조, 원청 노조들 그리고 언론이다.
한 노동자가 자기가 만드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 화물창에 집을 지었습니다. 가로와 세로 그리고 높이 1미터의 철 구조물을 만들어 입주했습니다. 그이는 입주하자마자 철판을 용접해 출구를 막았습니다. 스스로 가둬 버린 것입니다. 여섯 명의 노동자들은 화물창 바닥에서 20미터 높이의 고공 난간에 올라 끝장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조선 불황기에 가장 먼저 해고당하고, 임금을 깎인 것이 하청노동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깎인
핵발전소의 사고는 되돌이킬 수 없는 재앙입니다. 우리는 이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통해 그 참상을 목격하였습니다. 특히 후쿠시마 핵사고에서 보았듯이 노후 핵발전소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세계는 핵발전소의 위험을 절감하고, 탈핵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탈원전’을 표방했지만,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서 핵발전소는 그 이전 정부 때보다도 더 많이 운영되었습니다.최근 윤석렬 대통령은 창원에 있는 핵발전소 제작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바보 같은 짓"
한국의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도심과 수도권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송전선로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송전선로는 대부분 송전탑으로 대변됩니다. 한국은 국토면적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송전탑이 산과 들에 세워졌습니다. 송전탑이 세워지는 곳을 송전선로 경과지역이라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밀양으로 상징되는 765kV 등 초고압 송전탑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초고압 송전탑이 건설되는 것은 송전 과정에서 손실되는 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초고압 송전탑이 사람과 자연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