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러 너에게 간다-유안진 하마트면 밟을 뻔한 풀밭 귀퉁이 끝에, 초등학교 적 화단의 채송화 피었다, 붉고 흰 꽃송이를 정수리 층층으로 피워올린 접시꽃 발치쯤, 새빨강 벼슬모자 높이 쓴 맨드라미 뒤꿈치에서, 그냥 잡풀이던 앉은뱅이꽃 채송화가 지상에서 지하와 가장 가까운 곳에, 땅 위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피었다 빨갛게 하얗게 내가 바로 너다 누가 말
방금 전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와 4호기에 일본 자위대가 상공에서 물을 투하시키고 있다. NHK가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로 잡아 실중계를 하고 있는 중. 그런데 물을 투입시킨 3호기에서 물 투입후 계속 증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는 상당히 가열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는데,그렇다면 저 증기 속에 상당량의 방사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이번 토호쿠칸토대지진과 그로 인한 원전 사고 대응에 대해 일본 정부의 대응 부실이 점차 명확해 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 상황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단체들이 정부 대응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연이어 긴급 성명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 첫날부터 참으로 납득할 수
이번 일본 원전 사고에 대해 유럽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관심이 지대합니다. 각각 다른 관점에서 원전 사고를 지켜보고 있는데,미국은 오바마가 국가 경제 정책 안에 원전 사업을 설정하고 있어서이며,러시아는 이미 체르노빌 사건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죠. 유럽은 점점 원전을 줄여 나가며 대체 에너지 개발과 삶의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어서인데,스위스는 원
.. 낙서장 2011/03/15 17:23 (츄고추 전력 가미노세키 원전 발전 일시 중단을 요구하여 19세~20세의 일본 청년들이 열흘간에 걸친 헝거 스트라이크를 진행했다: http://www.amanakuni.net/) 일본 츄고쿠전력 야마구치 가미노세키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 일단 중지 발표. 이번 일본 원전 사태를 바라보며 유럽에서는 원전 건설에 대
이번 토호쿠칸토(東北関東)대지진이 결코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은,일찌기 코베 지진 참사를 현장 한가운데에서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일본 지진 역사상 가장 참혹한 지진으로 기억되는 코베 지진의 현장에 있었고,오늘은 마그니튜드 9.0이라는 토호쿠칸토(東北関東)대지진을 코베에서 지켜보고 있다. 코베 지진 마그니튜드
그이는 이즈르엘 큰 계곡으로 내려와 고향 나자렛으로 향하는 길을 잡았다. 어둠 속에서 달빛에 어렴풋이 형체를 드러낸 울창한 나무들과 여기저기 삐쭉삐쭉 솟은 갈대 잎들도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걸어도 아침녘엔 나자렛 집에 도착할 것이다. 나자렛을 감싸고 있는 나젤산 밑에 도착하니 날이 밝기 시작했다. 금방 사위가 훤해지자
고독의 시간 침묵 가운데 당신을 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내면으로 흘러드는 당신의 에너지로 자신을 튼튼히 무장한 다음 당신이 주신 하루를 소중히 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순간을 소중히 살지 못하면 평생 하루를 소중히 살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누에가 실을 뽑아 자신의 몸을 감음으로써 고치를 만들고 높직한 나뭇가지 위에 자신의 성장을 위한 그리
장마가 걷힌 뒤에도 하늘에 잔뜩 구름이 끼었다. 아마도 며칠 동안의 뜨거운 땡볕에 대한 보상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일 새벽쯤 한바탕 비가 와줄지도 모른다. 자연은 무심한 듯 하면서도 때가 되면 자비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머물러 있는 구름이 없듯이, 주저앉아 있는 계절도 없다. 흐른다. 막혀있는 것은 죽은 것들뿐이다. 살아 있는 것들은 출구를 두고 입구를
유월절을 앞두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모든 길은 순례자들로 가득 찼다. 유대 땅을 정처없이 떠도는 유민들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혹시라도 먹을 것이 생기나 싶어서 예루살렘으로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오랜만에 낯익은 사람끼리 만나면 새로운 소식이 교환되고 그것이 다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소문이 만들어졌다. 날로 민심은 들끓었다.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
재의 수요일-박춘식 사람아 사람아 가는 곳마다 욕정을 흔들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손아귀 그물로 잡아당기는 보이는 물건마다 갈퀴로 긁어 모으는 그러면서도 자기가 한 줌의 흙먼지임을 모르는 이 욕심덩어리 사람아 하늘을 찌르다가 무너진 바벨탑 사람들이 시나이산 아래 광야에서 이제는 하늘의 두려운 소리를 듣는다 큰 민족을 이루어 흥망을 되풀이 하다가 골고타 언덕에서
겨울가뭄이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겨울비가 내려야 할 시기인데도 오히려 뜨거운 햇빛이 땅을 달구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바로 선지자 요한이 예언했던 야훼의 분노, 불의 심판이 내리는 징조라고 말했다. 모든 들판이 가뭄에 시달려 흙먼지만 풀풀 날렸다. 겨울비 한 방울 없이 봄을 맞은 들판은 마치 큰 불길이 휩쓸어버린 것처럼 황량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난
헤로데의 비서가 사반에게 급히 궁에 들어오라는 전갈을 전했다. 사반이 군복을 차려입고 현관을 나서자 하인들이 양 손목에 가죽 손토시를 둘러 묶어주었다. 사반은 어깨에 힘을 주어 양 손목의 가죽 손토시 끼리 몇 번 부딪쳐 소리를 냈다. 이것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는 신호였다. 요한이 죽고 나서 광야 이곳저곳에서 외쳐대는 잔소리꾼들이 더욱
새들의 기도 3 _박춘식 두 날개를 펼쳐 온 몸으로 십자가를 그려가는 새들 하늘 기도 바람이 날개를 잡으면 더 우아한 작품이 된다 매일 십자가 보여주는 하늘 아래 나무는 두 팔 더 올린다 풀잎은 손을 더 흔든다 산과 들의 기도를 인도하는 주송자(主誦者) 기품(氣品) 날렵한 새 새 새 하얀감실(성체조배기도시집),박춘식,들숨날숨,63쪽 어느
지난 번에도 보았지만, 성경에는 예수가 많은 기적을 행한 것으로 나온다. 예수가 행한 기적들은 병자 치유와 귀신 축출과 같은 것들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치유 자체보다는 치유 이야기 속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이다. 성경에는 예수에게 세례를 베풀었던 요한이 감옥에 갇혀있을 때 예수가 많은 기적을 행한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제자들을 보내 이렇게 묻는 장면이 나온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간혹 길보아 언덕 계곡에 기웃거리며 찾아왔다. 노인들과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예수와 함께 제자들은 여전히 그들과 말벗을 하면서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겨울을 알리는 이른비가 조금 뿌리다가 그치고서는 전혀 비가 내릴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이른비를 기다리던 농부들은 결국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밭에 꼬챙이로 땅에 구멍을 내서
그들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산기슭을 싸고돌아 그리짐산의 북쪽 자락으로 붙었다. 그곳에서 길을 잡아 계속 내려가서 새벽녘에 ‘수가’ 마을을 만났다. ‘수가’ 마을 입구에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밤새 걸었던 탓에 목이 마른 일행들은 잠시 쉴 겸 모두 우물로 내려가 물도 마시고 빈 물병도 채웠다. 마침 물을 길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정호승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잠이 든 채로 그대로 눈을 맞기 위하여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그 별똥별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어린 나뭇가지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가끔은 외로운 낮달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민들레 홀씨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인간을 위해 우시는 하
마커스 보그(Marcus J. Borg)는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 교수이고, 역사적 예수를 탐구하는 ‘예수 세미나’의 대표적 성서학자이다. 그의 글은 쉬우면서 학문적 양심에 솔직하고, 신앙의 성숙을 향한 열정도 담겨 있다. 교회에서의 가르침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를 떠났다가 20여년만에 돌아와 지성적 신앙생활이 가능
울지마 톤즈 -박춘식 포탄 연기로 검게 그을러진 통나무 둥치가 말을 한다 그분은 우리를 사람으로 생각했어요 눈자위의 흰창이 유난히 밝은 한센인이 떨리는 고백으로 이태석 신부를 말한다 탄피로 꽉 막힌 그들의 눈물샘을 열어준 그는 검은 대륙에서 새로운 성경을 만들었다 따뜻한 사랑의 상처를 만져주는 아프리카 성경 어느 구절에서는 아이들의 노래가 눈부시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