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제1전시실인데요, 로마, 서울 그리고 인천, 다시 말하면 보편 교회사, 한국 교회사, 인천 교회사가 연동하는 연표를 볼 수 있어요. 역사관의 콘셉트는 (역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한 게 아니라 이 세 교회사를 같이 보여 주는 거예요.”오인자 인천교구 교회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보니 연대표가 다르게 보인다. 로마와 서울, 인천의 연표가 각기 다른 판에 쓰여 있어 입체적이다. 단편적인 흐름이 아니라 보편 교회, 한국 교회 그리고 인천 교회가 서로 맞물려 움직여 왔음을 보여 주기 위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을 알 수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23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편집자물동이를 이고 매일 1시간, 걷고 또 걷는 소녀들이른 아침, 소녀는 익숙한 손길로 물동이를 챙겨 집을 나섭니다. 우물까지는 어른 걸음으로도 족히 왕복 1시간 거리. 이 길은 아주 지칠 뿐더러 무섭습니다. ‘야생동물이 튀어나올까’,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지....’ 두려움으로 가득 찬 물동이를 이고 걷는 길. 소녀는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우간다 와키소 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이어 가겠다고 선언했다.3월 20일 첫 시국 미사를 봉헌한 전주 풍남문 광장에는 사제 150여 명과 수도자, 시민 1000여 명이 모였다. 미사 뒤 사제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시국 미사를 각 지역에서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사제단은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한일회담 결과로 “일본 전범 기업 강제노역 피해 배상 확정이라는 대법원 전원 합의체의 팔을 비틀고, 강제 노역 피해자들의 팔을 꺾었으며, 한국 기업들에 배상금과 지연이자의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그리고 '강제동원 배상안'은 일본 극우들의 망언·망동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역사적 면죄에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아낌없이 보따리를 풀었지만 빈털터리로, 그것도 가해자의 훈계만 잔뜩 듣고 돌아왔다. 무례한 처신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통령이지만 굴종 굴신으로 겨레에게 굴욕과 수모를 안긴 죄가 너무나 무겁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윤석열 정부가 청사에 길이 빛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고(2022.8.29), 이태원 참사로 퇴진 목소리가 드높아졌을 때에도 먼저 우리 생활방식을 뜯어고치자며 기
이 글은 39호(2023년 봄)에 실린 글입니다. 성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위해 힘써 온 고 임보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섬돌향린교회 담임목사, 2월 3일 별세)를 추모하며,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 편집자초록나무, ‘너와 나의 임보라’올해 1월 어느 일요일 아침, 우리는 종로3가역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에, 나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있었는데, 내가 먼저 그를 알아보았다. “어머, 목사님! 제가 다시 올라갈 게요. 출구 앞에 계세요!” 뜨거운 연인 같았을까. 단숨에 출구로 올라 그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1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왕 당선된 대통령이니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들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 주기를 원하고 기도했지만, 그럴 일은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크고 작은 사고와 염려스러운 발언들과 행동들을 보면서 과연 이 사람에게는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돈이나 권력 같은 세속적인 것 말고, 나름 이 사람에게도 초월적인 무언가에 대한 가치가 있을진대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은 무엇인가 시작할 때 자신이 생각하
국가와 문화, 종교, 인종, 계층, 이념, 나이, 성별.... 우리는 매일 수없이 다양한 삶의 영역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다양성은 포용의 대상이 되기보다, 몰이해와 갈등의 요소가 되고 있다.이런 사회에서 누구보다 이해와 포용,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종교인, 특히 그리스도인의 역할 중 하나는 무엇일까.지난 32년간 프랑스 떼제공동체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신한열 수사가 2020년 영구 귀국한 한국에서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상황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동안 떼제공동체에서 다양한 종교와 국적을 가진 이들을 만났고
(기사 출처 = NCR)(레나르도 슐레겔밀히)독일 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하고, 또한 여성 부제의 서품을 승인해 달라고 로마에 요청할 것을 승인했다.독일 교회는 지난 3년간 교회개혁 방책을 찾기 위해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 일종의 전국 시노드인 ‘공동합의적(함께 걷기) 길’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 3월 9-11일에 최종 총회를 열고 이와 같이 결정했다.하지만 이러한 개혁이 현실이 될 것인가? 특히 바티칸이 반대한다면? 그 답은 된다와 아니다이다.그간 독일인들이 진행해 온 ‘공동합의적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이들이 2019년
17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13-16일 열린 춘계 정기총회 결정 내용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2023년 한국 천주교회 차원의 사회적 약자로 ‘학교 밖 청소년 노동자’(9살부터 24살)를 선정하고, 사목적으로 이들을 더욱 배려하기로 했다. 2021년에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 노동자’를 위한 사목에 힘쓰기로 했었다.앞서 지난해 11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는 생계를 위해 노동 시장에 뛰어든 학교 밖 청소년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고 정규 교육 과정에서 이탈해 취업 기회를
(기사 출처 = NCR)2013년, 프란치스코 교종은 교종으로 선출된 지 겨우 1달 뒤, 자신은 지난 400년간의 전통을 깨고 역대 교종처럼 여름휴가를 로마 교외의 교종 별장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지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그는 바티칸에 남아 여름 내내 계속 일을 하겠다고 했다.그는 2023년 1월 와 인터뷰에서 “카스텔 간돌포는 어째 좀 궁궐 같다. 그런 분위기다. 6월이면 (교종의) 궁정을 그곳으로 옮기는데, 마치 런던에서 스코틀랜드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종의 궁정 사고방식이다. (교종의 궁정은) 유럽에서 마지막
지난해 박물관 등록을 마친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주가톨릭박물관. 2022년 10월부터 3월 18일까지 등록 기념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장동현, 조수선 초대전: 주님, 당신 손을 펼치시어 제 원을 채워주소서'.미술품 전시를 위한 공간이 아닌데도, 장동현(비오) 작가의 유리화(스테인드글라스), 조수선(수산나) 작가의 조소 작품은 각각 맞춤한 공간에서 어우러져 있었고, 미술에 문외한인 기자의 눈에도 특별한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특별히 눈에 들어온 것은, 조수선 작가가 한국 순교자들의 이야기로 엮어 낸 십자가의 길 14처, 그리고 떨어지
13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소위)가 천주교인 7만 5000여 명이 서명한 사형폐지와 대체 형별 도입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이 청원에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등 현직 주교단 25명과 전국 16개 교구 평신도, 수도자, 사제 7만 5843명이 참여했다.사형 폐지를 위한 한국 천주교회 입법 청원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2006년(11만 5861명), 2009년(10만 481명), 2014년(8만 5637명), 2019년(10만 5179명)에도 국회
인천 앞바다에 흔히 ‘우럭’이라고 말하는 조피볼락은 아직 많다. 파도 낮고 물때 맞을 때 먼바다로 가면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지만, 우럭은 예외일 따름이다. 화력발전소에 마련한 양식장을 비롯해 여러 양식장에서 양식한 치어를 열심히 방류하기 때문이다. 그 외 해산물은 대부분 크게 줄었다.1960년대, 웬만한 집은 인천 앞바다에서 잡은 작은 갈치를 토막 내 듬성듬성 김장에 넣거나 밴댕이 몸통을 깍두기에 넣었건만, 이제 사치다. 강화 해안에서 작은 트럭 뒤집힐 정도로 잡던 밴댕이도 수입한다. 그물에 올라오면 “재수 없다!”라며 텀벙텀벙
“지금도 봐, 니가 경찰서에 가서 그렇게 호소했지만 뭐가 달라졌니? 아무도 널 보호하지 않는다는 거야. 경찰도, 학교도, 니 부모조차도. 그걸 다섯 글자로 하면 뭐다? 사회적 약자.”최근 회자되는 드라마 '더 글로리'의 대사다. 학교폭력 현장에서 피해자가 왜 이러냐 묻자, 가해자가 말하는 장면이다. 가해 이유가 “아무도 널 보호하지 않고 우리는 너에게 이렇게 폭력을 가해도 괜찮기 때문”이라고. 너는 아무도 보호하지 않는 “사회적 약자”라고 말한다.보호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보호하지 않으니 사회적 약자라니. 사회적 약자라는 단어를
제25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애쓴 오충공 영화감독을 선정했다.재일 동포 2세인 오 감독은 지난 40년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학살된 곳을 찾아 만행을 당했거나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모아 영화를 만들었다.1983년에 나온 '감춰진 손톱자국'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영상으로 처음 기록한 작품이다. 이어 1986년 두 번째 다큐 '불하된 조선인 – 관동대진재와 나라시노수용소'를 제작했다. 관동대지진 100년을 맞는 올해에도 새 작품 '1923 제노사이드, 100년의 침묵, 역사 부정
(기사 출처 = UCANEWS)니카라과 정부는 7일 두 가톨릭계 대학 문을 닫았다. 반대파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는 가운데 6일 고용인 조합 18개의 법적 지위를 박탈한 지 하루만이다. 두 대학은 여러 도시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지난달에는 마타갈파 교구장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라고스 주교를 비롯해 반정부 시위에 연대한 성직자들이 중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니카라과에서는 2018년에 반정부 시위가 폭력 진압됐다. 당시 350명 이상이 죽고 수백 명이 투옥됐으며 10만 명 이상이 추방당했다. 그 뒤 인권단체들과 유엔, 서구 정부들은 다니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수도회가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약화 등 의료민영화 움직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은 “사회보험제도인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고갈을 근거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약화하고 민간보험 확대를 지지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모든 시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아프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 헌법에 근거한 가장 기본적 인권보장”이라고 밝혔다.또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시민의 기본권인 건강과 생명의 문제와 직결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보, 건강보험 제도가 가진 인간 존엄과 권리 보장의 본질적
3월 1일 104번째 삼일절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가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봉헌됐다.최근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정권 시절 한일 정부가 맺고, 문재인 정부 때에 사실상 무산된 ‘2015 한일합의’를 되돌리려는 시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맺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일본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위로금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삼일절 기념사에서
2월 28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가 봉헌됐다.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가 공동 주최한 이날 미사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사제, 수도자, 신자 150여 명이 참여했다.“먼저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사죄해야만 분노와 아픔에서 벗어나며, 그래서 최소한의 정의에 이르게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독립적 조사기구 특별법 제정이 이 길의 시작입니다.”박상훈 신부(예수회)는 강론에서 매체 보도를 통해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기사 출처 = NCR)프란치스코 교종은 2월 21일, 경신성사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의 트리엔트식 라틴어 미사 집전을 제한할 전권을 받았다고 재확인했다. 이는 경신성사부의 제한 조치를 에둘러 회피하려는 일부 미국 등 주교들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교종청은 이날 교종청 일보에 실린 짧은 답서에서, 경신성사부(당시 경신성사성)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지난 2021년 7월에 자의교서로 발표한 법률 ‘전통의 수호자들’(Traditionis Custodes)에서 라틴어 미사에 제한을 가할 권한을 처음으로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