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학습관에서 한때 제가 맡았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가축들을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소를 시작으로 하여 염소, 거위, 오리, 닭까지 있습니다. 평생 가축을 돌본 적이 없는 사제가 맡은 일 치고는 나름 가벼운 일은 아니지요. 동트는 시간에 맞춰 밥도 줘야 하고 물도 갈아 줘야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밤새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새끼 송아지 두 마리는 어미 곁에 잘 붙어 있는지부터 닭들은 알을 낳았는지, 염소들은 서로 안 싸우고 잘 있었는지 말입니다.각 동물 친구들의 머릿수를
(편집 : 장기풍)“음성 기도는 하느님과 대화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프란치스코 교종, 4월21일 수요 일반 교리교육에서 강조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21일 바티칸 도서실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수요 일반 교리교육을 통해 기도의 주제를 계속하면서 입술로 소리 내어 발음하는 ‘음성 기도’의 가치와 우리에게서 나오는 말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우리를 형성하는 언어에 대해 성찰하면서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로 모든 피조물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과 대화합니다. 또한 모든 사람의 육체 안에서의 말씀은 기도로 하느님께로 돌아갑니다”라고 강조했다. 가르침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작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가 세계를 지배하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100여 년 전인 1918년에도 전 세계를 마비시킨 전염병이 창궐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략 5000만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어쩌다 스페인 독감으로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었음에도 전쟁으로 죽은 이들보다 감기 바이러스로 사망에 이른 이들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이 이 팬데믹을 가려 버렸습니다. 코로나19처럼 어마어마한 일이었는
(편집 : 장기풍)“그리스도교 특성은 친밀, 접촉, 보살핌, 기쁨”교종, 4월18일 부활 제3주일 바티칸 광장 부활 삼종기도 가르침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18일 부활 제3주일 부활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교리나 도덕적 이상이 아닌 살아 계신 예수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며, 그리스도교의 특성은 친밀감, 접촉, 보살핌,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종기도는 코로나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도서실 중계가 아닌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서 한 달 만에 재개됐다. 가르침 내용.오늘 복음(루카 24,35-48)에는 부활하신
“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루카 24,36) 예수님과 함께 음식을?오늘 복음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고, 살과 뼈가 있는 당신을 만져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먹을 것이 있냐고 말씀하시며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잡수셨다고 합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장면을 통해 부활 사건의 실재성과 부활하신 주님의 육체성을 강조합니다. 정확히 부활은 역사 안에 존재하는 초자연적인 사건입니다. 또한 부활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설
(편집 : 장기풍)“교회는 위대한 기도의 집이자 학교”교종, 4월14일 수요 일반 교리교육에서 강조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14일 바티칸 도서실에서 생중계된 수요 일반 교리교육에서 ‘기도’의 주제를 계속하면서 기도는 교회의 본질에 속하며, 교회는 위대한 기도의 집이자 학교로서 기도 없이는 다른 사람에게 복음화 사명과 봉사를 수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우리는 어린 시절 복음에서 영감을 받아 조언해 주시는 조부모와 부모의 무릎에서 처음 기도를 배웁니다. 그리고 나중에 전례와 공동체 기도가 특징인 본당과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
부활이다. 그리고 고요하다. 사순절이면 늘 불안했었던 것 같다. 무언가 대단한 희생을 해야 예수님의 수난에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세월이 주는 뻔뻔함인지, 막연히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이번 사순절은 마음이 편했다. 그냥 매일을 허덕허덕 코 박고 사는 내 일상에 깊이 수긍이 갔다. 그래서 숙제를 제때에 올리지 못하는 내 학생들, 자기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동료들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주간 화요일, 내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이 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부재가 허무해서 가슴이 무너
(편집 : 장기풍)“하느님께 받은 자비를 이웃에게 베풀자”프란치스코 교종, 4월11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축일 강론프란치스코 교종은 부활 제2주일 4월11일 오전 로마 시내 산토 스프리토 성당에서 봉헌한 ‘하느님의 자비 주일’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와 용서와 주님 상처를 통해 주신 그리스도의 자비에 자신을 열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도록 촉구했다. 산토 스프리토 성당은 1994년 성 요한바오로 2세 교종이 ‘하느님 자비의 성당’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날 미사에는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남녀 교도소
(편집 : 장기풍)“전 세계 인권투쟁을 위해 기도합시다”프란치스코 교종과 함께 하는 4월의 기도지향프란치스코 교종은 전 세계 신자들과 함께 하는 2021년 4월 기도지향으로 세계 전역에서 인간의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촉구하면서, 인권을 수호하려면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메시지 내용.오늘날 세계는 빈곤, 불평등, 일자리 부족, 토지와 주택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사회적 권리와 노동권 거부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은, 인간 기본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해마다 주님의 부활을 맞으면 서로 ‘부활을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나눕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형제분께서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신부님 부활 인사를 축하한다고 할까요?” 나에게 직접적으로 무슨 이익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매년 전례적으로 기념하는 대축일인데 왜 굳이 ‘축하한다’는 말을 쓸까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부활 대축일 저녁 미사를 마치고 들어온 사제관에서 이 질문은 하루 종일 제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왜 우리는 부활을 축하하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부활 팔일 축제 내내 하나의 묵상 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집 : 장기풍)“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실망시키지 않는 희망입니다”교종, 전 세계에 부활 대축일 우르비 엣 오르비 장엄축복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4일 부활 대축일 정오 전통적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도시와 전 세계에) 장엄축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희망’의 표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우르비 엣 오르비는 코로나 방역으로 지난해처럼 광장 발코니가 아닌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했다. 말씀 내용.“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부활 대축일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한 20,8-9) 알렐루야 알렐루야!봄이 선사하는 기운과 아름다운 벚꽃, 사방에 가득한 생명의 향기와 함께 기쁘디기쁜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부활하시어 지금 함께 계시는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가득하길 빕니다. 수천 년간 거룩한 교회는 주님 부활을 증거해 왔습니다. 주님 부활은 언제나 세상을 위한 가장 큰 희망이었습니다
성당에서 열심히 전례부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가 물어왔습니다. 독서를 마치면 독서자는 으레 "주님의 말씀입니다"라고 선포하고 회중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합니다. 그런데, 전례의 분위기를 위해 이 형식을 생략하는 때가 있습니다.부활 성야의 제3독서를 마감하고 나서는 전례를 위해 "주님의 말씀입니다"를 하지 않습니다. '어? 이런 게 다 있었나?' 생각하시는 분들은 당장 '매일미사' 4월호를 펴시고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3독서는 부활 성야 미사에서 뺄 수 없는 독서입니다. 복음 빼고 독서가 모두 합쳐서 8가지나 되고 길어서
(편집 : 장기풍)“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희망의 등대”프란치스코 교종, 3월31일 성주간 수요 일반 교리교육프란치스코 교종은 3월31일 바티칸 도서실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성주간 수요일 일반 교리교육에서 전례 년도의 핵심인 부활절을 앞둔 성삼일과 그리스도의 열정과 죽음 및 부활을 통한 구원의 신비에 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가르침 내용.내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앞두고 사랑하시는 제자들과의 ‘최후의 만찬’과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사랑의 계명과 구원을 위한 그분의 몸과 피의 희생을 기념하는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성목요일입
(편집 : 장기풍)“신앙이 놀라움을 잃으면 귀가 멀게 된다.”교종, 3월 28일 성지주일 미사강론에서 ‘놀라움의 은혜“ 강조프란치스코 교종은 3월 28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주님 수난 성지주일 미사 강론에서 신앙이 놀라움을 잃으면 귀가 멀게 된다며, 우리를 구속하시는 그리스도 앞에서 ‘놀라움의 은혜’를 구하라고 촉구했다.강론 내용.오늘은 성주간이 열리는 첫날로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 사랑의 놀라움에서 새롭게 시작하라는 초대를 받습니다. 오늘 성지축성 뒤 복음은 온유한 망아지를 타고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기나긴 이번 주일 복음을 묵상하고 난 뒤에 제 눈에 들어온 한 문구가 있었습니다. ‘주님의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 경우에 따라 짧은 강론을 한다. 또한 잠깐 침묵할 수 있다.’ ("로마 미사 경본",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2항) 너무나 길고 구체적으로 서술된 주님 수난의 여정을 읽었기에 묵상을 도울 수 있는 짧은 강론이나 침묵으로도 충분하리라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이 긴 복음을 마주하신 여러분께 성주간을 시작하며 묵상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를 드려 볼까 합니다.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기억하면서 살아갑니다. 그 내용이
(편집 : 장기풍)“마리아는 여신이 아닌 어머니로서 우리를 위해 간청하신다.”프란치스코 교종, 3월24일 수요 일반 교리교육 '중보기도' 가르침프란치스코 교종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하루 앞둔 3월24일 바티칸 도서실에서 생중계로 진행한 수요 일반 교리교육에서 ‘기도’ 주제를 계속하면서 성모 마리아의 중보기도의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했다. 교종은 예수님은 육신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우리에게 ‘공동 주재자’나 ‘여신’이 아닌 어머니로서 우리에게 맡기셨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기독교인에게 ‘살아 있는 교리문답’이라고 강조했다. 가르
십자가의 형태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십자성호 긋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정작 십자가에 대해서는 속풀이에서 다룬 기억이 없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가까이 있는 상징이라 그랬던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속풀이에서 십자가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다 아는 정보를 재생산하는 것 같아서 길게 설명하기도 어색합니다.그럼에도 십자가에 관하여 몇 가지는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첫째, 십자가는 예수님이 무고하게 처형 당하셨을 때 사용된 형틀이었다는 것. 둘째, 그렇게 중요한 상징인데도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 십자
(편집 : 장기풍)“예수님을 보고 싶은 사람은 십자가를 보십시오”프란치스코 교종, 3월21일 사순 제5주일 삼종기도 가르침프란치스코 교종은 3월21일 이탈리아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방역조치로 다시 바티칸 도서실에서 생중계로 진행한 사순 제5주일 낮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그리스도교인들과 공동체의 큰 책임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봉사에서 주어진 삶의 증언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종은 삼종기도 후 오늘은 이탈리아에서 마피아에게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추도하는 ‘기념과 헌신의 날’이며 내일은 하느님의 놀라우신 선물에 대해 성찰하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예레 31,33) 행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행복한 삶을 위해 뭐가 필요할까요? 안정적인 직장과 경제적 수입, 가족 안에서의 편안함, 마음을 나눌 친구들, 쉬는 날과 여가를 위한 여유, 이런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적 요인과 함께 내면의 힘도 중요합니다. 환경이 주는 객관적 요소가 행복을 좌지우지한다면 행복할 사람은 결코 많지 않습니다.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