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안방에 이부자리를 펴며 갑자기 방이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안방만 넓어진 게 아니고 집이 전체적으로 사이즈를 늘인 게 아닌가 싶게 휑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공간의 여백이 크게 다가온다는 것인데, 왜 그런고 하면 다섯 식구 가운데 둘이 이 집에 없기 때문이다.(다울이 다랑이가 수원 이모 집에 놀러간 지 오늘로 엿새째다. 앞으로 이 주일 정도 뒤에나 집에 돌아올 예정.)다섯이 셋이 되자 많은 것이 다르다. 빨래나 설거지가 양적으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집이 잘 어질러지지도 않아, 식재료도 훨씬 덜 들어, 소란스러운 일도 거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년 7개월 동안 파행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전포복지관 사태’는 복지관의 위수탁 제도를 악용했던 대표적인 사건이었습니다.재단법인은 ‘지원은 하되, 간여하지 않는다’라는 위수탁의 기본 정신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공공재인 복지관의 공공성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재단법인은 일방적 인사를 거듭했습니다. 운영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했습니다. 출발부터 갈등을 빚었던 재단법인은 결국 부산민주노총 일반노조 전포복지관지회 장명희 지회장을 배임과 횡령이라는 이름으로 고소 고발을 하고,
7월 19일 월요일 저녁. 가톨릭 생활성가의 큰형, 신상옥 안드레아와 경기도 안양에 있는 가톨릭스튜디오를 방문한다. 수원가톨릭대학에서 1990년 11월에 발매한 ‘갓등 중창단 1집–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에 들어 있는 노래들을 공연하기 위해서다. 물론 비대면 유튜브다. 오늘 이야기는 그날 공연실황을 바탕으로, 갓등 1집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간다.1시간가량,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주님의 기도’, ‘사랑 찾아 나는 새’,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 ‘닭쌈’, ‘홀로라도 외치리라’ 6곡을 부른다. 30년이 지난 노래들이지만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UN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 정부가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 소말리아는 지금까지도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 내전이 시작되는 시점에 놓였다. 영화는 이때를 배경으로 남과 북 대사관 직원들이 내전으로 고립되어 버린 도시를 목숨 걸고 탈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 이상으로 파란만장했던 실화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적 각색 과정에서 풍부한 서사와 캐릭터로 변모했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맥락이 녹아들어 있다. 지금은 해적의 나라가
부산진구청으로부터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을 수탁받았던 (재)그린닥터스가 운영권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2년 7개월 동안 복지관의 공공성 문제가 사회복지계에서 화두가 되었던 전포종합사회복지관 노동자들의 포기하지 않은 투쟁과 부산진구의회의 중재 그리고 부산진구청의 숨은 노력이 함께한 결과였습니다.7월 15일 오후 2시에 부산진구청 앞에서 (재)그린닥터스를 규탄하고, 복지관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 장강식 부산진구의회 의장이 나와서 직접 그린닥터스의 운영권 포기 과정을 설명하면서 기자회견에 참석
검찰총장 임기 중에 사직했던 윤석열 씨가 대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대선 후보로서의 윤석열 씨는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은 “월성 원전 관련 사건 처리와 직접 관련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사퇴했다는 것입니다.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강조해 왔던 검찰과 감사원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 것은 어떤 명분에도 비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특히 윤석열 씨는 “체르노빌 사건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저비용으로 생산돼야 산업
세계적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스페인, 팔레스타인 등 4개의 나라를 국적으로 둔 인물이다. 이렇듯 복잡하게 얽힌 국적에는 사연이 있다. 러시아계 유대인 부모를 둔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고, 2차 대전 후 이스라엘이 건국하자 이스라엘로 이주하였으며, 이탈리아의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비판하는 양심적 평화 활동으로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았다.그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정치적 행태에 반대하는 견해를 분명히 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청소년들을 음악에서라
나는 출근 준비를 하고, 남편은 아침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아침 시간이었다. 바쁜 우리와는 달리 아이들은 느긋하다. 안 보인다 싶으면 소파 위 마른 빨래더미 틈에서 수건 한 장을 빼서 덮고 누워 있는 로, 옷 입다 말고 방바닥 한 점을 응시하며 멍 때리는 욜라, 세수도 안 한 채 독서나 피아노 연주를 즐기는 메리는 유치원이고 학교고 어디 갈 데가 없는 애들 같다.아이들은 늘어진 테이프처럼 느릿느릿한데 나는 2배속으로 움직인다. 우리는 각자 다른 시간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단순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유치원 차를
지난 5월 경기도청을 방문 후 시흥시 도일시장에 간다. 트럼펫 연주자 김성식 베드로와 동행한다.어수선함 속에 잘 정리된 시장처럼, 복잡한 머릿속이 하나둘 정리되어 간다.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 2년간 준비한 공연을 한다.가톨릭에서 음악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모인다. 늘 함께했던 친구들이다. 코로나19전에는....모처럼 파란 하늘, 따가운 햇빛, 사람들의 목소리. 초여름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 모였다.이곳은 경기도 시흥시 도일시장이다.때론 따로, 때론 같이 했던 친구들, 이곳 도일시장 한복판에 '2021년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행복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과 ‘시설’이 얼마나 밀접한가에 대해, 몇 년 전 인권교육 활동가 동료 하나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사람은 흔히 산부인과나 조산원에서 태어나 산후조리원을 거쳐 어린이집, 유치원, 각급학교와 온갖 일터를 통과하고 장례식장에서 죽는데, 사람이 거쳐 가는 그 공간들이 거주/수용시설과 얼마나 다른가, 그가 했던 질문이 책 읽는 내내 떠올랐다.통제 가능한 몸, 관리하기 편한 존재김순남이 언급한 대로 시설화가 ‘시설 내부에서 작동하는 규율체계일 뿐만 아니라 사회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인간됨의 조건을 구성하는 과정’(3
매년 부산에서는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은 금정산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에서 다양하게 열리고 있습니다.지난 6월 13일 오전 11시 부산역 광장에서는 부산의 문화예술인들이 군사 쿠테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금정산생명문화축전을 상징하는 금어도 함께했습니다. 금어는 오랜 옛날 오색 빛이 하늘을 가득 메우던 날, 금빛 물고기가 금정산으로 내려와 즐겁게 놀다 돌아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물고기입니다.미얀마 민중들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공연 중에서도 선
큰 폭발음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수증기라고 알려진 연기가 치솟았습니다.2019년 8월에 상업 발전을 시작했던 핵발전소에서 화재가 났습니다.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입니다. 설계 수명 60년의 세계 최대 핵발전소입니다. 한국의 핵 산업계가 세계 최고 기술로서 ‘한국형 핵발전소’라고 자랑했던 바로 그 핵발전소입니다.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는 밀양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 과정에서 불량 케이블이 납품된 사실이 알려져서 모두 교체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번 화재 원인은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의 터빈계통 전압조정
이 영화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가 만들어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노매드랜드’(베니스 그랑프리,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와 경쟁했으며, 올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우리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영화를 보는 일은 아마도 매우 드물 것이다. 1년에 1편 정도 영화가 만들어지는 나라인데, 어떻게 이런 수작이 나올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이 나라가 유고연방 시절, ‘아빠는 출장 중’, ‘언더그라운드’, ‘집시의 시간’을 만들어 칸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에밀 쿠스투리
"사랑의 주여 주님을 모시기에 부당하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조찰케 되리이다"(가톨릭 성가 156번 '한 말씀만 하소서') 부산을 내려간다. 후원회원들을 위한 ‘블루프렌즈’ 미사다. 자신의 노래를 마치 포심 직구와 체인지업을 번갈아 가며 던지는 특급 투수와 같은 성가 20년 지기. 김시연 아녜스와 ‘주님은 네비게이션’ 계만석 프란치스코와 함께. 오늘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는 김시연 아녜스다.탐색이라기보다는, 모른 체하며 다시금 물어본다. “아녜스, 요즘 활동이 엄청나. 너무 바쁘지 않아?”“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