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에 묻혀말소리가아니 들린다.물에서 나온말이니어련하랴만사람 세상에서도그러하다면오죽이나 좋겠는가!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 , , , ,
성자(聖者)가 되고 싶었다.길이 저만큼 보였고숨이 가빠졌다.그러나 다행하게도 용기가모자랐던지, 아니면발목을 잡는 힘이 만만찮았던지걸음은 날마다 비틀거렸고길은 갈수록 멀어만 갔다.이제 반백(半白)이 되어성자 되는 꿈을 차분히 접어두고아아, 나는 한 마리 순한짐승이 되고 싶을 뿐이다.성자의 길도 버리고의인의 길도 버리고그냥 착한 아무개로 살다가흔적도 없이 사라
내가 가르치는 수업 중에 가장 커다란 의미로 남는 수업이 ‘생의 철학’ 수업이다. 이 수업은 한 학기동안 자기 삶을 돌아보고, 각자에게 의문이 되거나 도전이 되는 주제를 하나 정해서, 우리가 공부하는 철학 사상들에 접목하면서, 각자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수업 중 이런저런 묵상도 하고, 날씨가 너무 좋은 날은 15분쯤 침묵하며
사람이 없어도 나무는열매를 맺는다.나무가 없으면 사람은숨도 못 쉰다.그래도 사람이 나무보다 크냐?사람이 없어도 강은유유히 흐른다.강물이 없으면 사람은목말라 죽는다.그래도 사람이 강보다 크냐?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있다 하면 있고없다 하면 없고고요하여 말하게 하고멈추어 가게 하고그리하여다시있다 하면 없고없다 하면 있고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끝없는 불길- 박춘식나직한 물보라처럼 성경을 열어보는 슬기먼지를 벗기면서 하늘 신비를 깨닫게 하는 빗줄기거룩함의 뜻을 바르게 일깨워주는 멋진 바람치닫는 힘으로 굳건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려는 불길난감할 때 하늘의 지식을 가르쳐주는 올리브기름높은 가르침을 공경으로 받드는 하얀 비둘기하늘의 자녀로서 행여 어긋날까 두려워하는 선명한 인호(印號)내뻗치는 불길 사랑이
눈앞에 있는 것들을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다가오는 것들을오는 그대로 맞아들이기.떠나가는 것들을가는 그대로 떠나보내기.얼마나 쉬운 일인가?오,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딱딱딱딱딱딱.문을 열고 들어서자 빠르고 리드미컬한 칼질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이곳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 전국비구니회관 사찰음식 강의실. 30여 명의 수강자들이 앞치마를 매고 재료와 레시피를 받는다. 수강생들은 모두 여성. 젊은 사람도 제법 많다. 재료 준비가 끝나자 수강생 중 한 명이 죽비를 세 번 두드리고 선재 스님과 수강생들은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진눈깨비가 뿌리고 있었지.포크레인이 신음을 물고 파놓은 구덩이에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묻던 날.움직이는 옷들이 벗겨진 옷을 잘 개어서오동나무 관(棺)에 담아 묻던 날.어두운 하늘에서 모래알같은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지.슬픈 사람은 슬퍼하라고,답답한 사람은 답답해하고아픈 사람은 아파하라고,그러나 진눈깨비가 하루 종일내리기야 하겠느냐고,잿빛 구름 어깨 너머에밝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되면 우리 가족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수만 송이 아름다운 장미가 제 몫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서울대공원 장미 정원이다. 우리 가족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평일 오후, 간단한 저녁 도시락을 준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정원으로 향한다. 정원 입구에 서면 꽃들의 아름다움에 앞서, 먼저 진한 꽃향기가 우리를 반긴다.정원에는
내일모레 오겠다는 약속이이루어졌다면그 사람은 길을떠난 것이다.이리 오는 길을 벌써떠난 것이다.나는 그를 위하여방석을 깔아야 한다.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성령 강림 대축일은 예수님이 떠나가시고, 하느님의 숨결인 성령이 우리에게 오셨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가 살아 있을 때, 사람들의 뇌리에 남겼던 일들이 이야기를 발생시키고, 그것이 역사 안에 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에 대한 기억과 더불어 당신 안에서 일
하느님은 세상을 만들기 시작한지 엿샛날에 모든 일을 마치고 이렛날은 쉬었다. 그리고 인간에게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하느님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저 학교나 직장에 안 나가는 것이 아닌, 그분이 하셨던 것처럼 진정한 ‘쉼’을 가져보는 것 말이다.12일 서울대교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와 인문-신학
“숨을 들이쉬며 나는 내가 숨을 들이쉰다는 것을 압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내가 숨을 내쉰다는 것을 압니다. 들이쉼, 내쉼. (Breathing In, I Know I'm Breathing in Breathing out, I Know I'm Breathing outIn, out.)숨을 들이쉬며 내 숨이 깊어집니다.숨을 내쉬며 내 숨이 느려집니다. 깊은,
대지(大地)의 귀띔을 듣고자입을 다문다.살아남고 싶어서.산맥(山脈)의 노래를 듣고자귀를 막는다.살아남기 위해서.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흙 십자가- 박춘식흙은 벽돌이 되고흙은 머드팩이 되고흙은 고구마를 키우고흙은 짐승들을 보살피고흙은 나무뿌리를 꼭 붙잡고흙 알갱이는 코스모스를 만들고흙은 도공의 손에서 예술로 태어나고 흙은 아이들의 놀이가 되고흙은 사람을 만들고흙이 갖가지 먹이를 만들고흙으로 돌아간 사람이 산을 지키고물결이 흙을 만나면 빈틈없이 껴안고불길이 흙을 만나면 싸우다가 형제가 된다나
동화사(桐華寺) 뒷마당에국내 최대니까 어쩌면 세계 최대일돌부처님이 문득 나투시어이 땅의 통일을 거창하게 염원하시는데오늘 가는 비 내리는 아침그 너른 마당 한 모퉁이에단정히 가부좌하여 돌부처님 마주보고앉아있는 어느 여인의가난한 뒷모습을 나는 보았네.아무개야, 네 눈에는 우리 둘 가운데누가 더 커 보이느냐?실비 내리는 동화사 속절없이 고요한마당에 두 부처님 마
부활 대축일이 지나고 40일이 지난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합니다. 부활과 승천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것은 죽음을 넘어 하느님 안에 살아 계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부활은 곧 승천이기도 합니다.마르코 복음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을 파견하고 “하늘로 맞아들여져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셨다”(16,1
거울은 소리가 없다.세상 모든 시끄러움을 삼킨저 깊은 고요!거울은 말이 없다.세상 모든 사물을 그림자로 바꿔제 모습 되찾게 하는. 관옥 이현주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등의 동화와
7대 종단이 참여하는 ‘2013 이웃종교화합주간’ 행사가 열린다. 이웃종교화합주간은 종교간 이해와 화합,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유엔이 여는 행사로, 한국에서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주관으로 작년에 처음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다름도 아름답다’를 주제로 열리며, 종교간 이해와 상생문화의 기반 확대, 국민 인식 확산에 중점을 둔다.행사는 9일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