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7번 국도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부산에서 출발해서 울산과 포항, 영덕과 울진을 거쳐 삼척과 동해시 그리고 강릉으로 가는 길은 한국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차별과 배제의 길이 되고 있습니다.부산에서 출발하여 기장군과 울주군을 가는 길에는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가 있는 곳의 반경 30킬로미터 내는 부울경 주민 약 382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울산의 중화학 공업단지가 있습니다. 이 길을 지나면 월성 핵발전소가 있고, 핵발전소에서 배출한 핵쓰레기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이야기가 무진장 많다는 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이야.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에 대해 먼저 얘기해야 할지 몰라서 글이 나아가지를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이면 거뜬하지‘ 하고 문을 열었는데 결국 한 달을 넘겨서까지 끙끙대며 이 글을 쓰고 있다니! 그러는 사이에 또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나 그걸 들여다보고 있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내 등을 두드렸다. 똑똑!! 뭐하고 계시나요? 어서 사건을 수습하셔야지요?아, 날이면 날마다 맞닥뜨리는 트러블들.... 그 가운데 내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문제부터 말하는 게 낫겠구나.
84년의 역사를 가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새로운 주인을 맞았습니다. 동부건설이 2021년 9월에 새 주인이 되었습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84년의 역사에는 노동자들의 눈물과 땀이 녹아 있습니다.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과 화장실도 없는 현장에서 배를 한 척 만들 때마다 무명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어갔습니다. 그 노동자들의 원한과 가족들의 눈물이 녹아 있습니다. 그들의 삶과 죽음이 함께하고 있습니다.동부건설은 영도 조선소의 땅을, 영도 조선소의 배와 기계를, 공장을 그렇게 달랑 한진중공업이라는 ‘회사’ 하나를 산 것이
“여성, 존엄을 외치다”, L. 줄리아나 M. 클라센스, 분도출판사, 2021전쟁, 빈곤 등 폭력적인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비폭력으로 저항했던 구약성경 속 여성 인물들을 탐색한 책이다.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 대학 신학부의 구약학 교수인 L. 줄리아나 M. 클라센스. 그는 “구약성경이 여성의 삶을 전하는 풍부하고 다양한 방식을 폭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기에 여성의 저항이라는 관점으로 성경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저자는 남아프리카에의 성차별, 젠더 폭력 등의 상황을 통해 여러 억압과 지배 속에서 자신의 존엄성을 훼
가을이다. 중력의 힘을 받아들여, 봄과 여름을 뜨겁게 보낸 열매들이 하나하나 땅으로 다가오는 가을이 오고 있다. 하늘을 향해 던져졌던 기도의 노래가, 누군가의 낮은 마음에 가라앉고 또 다른 기도를 시작한다. 9월에는 ‘가톨릭 축제의 광장’을 만드는 사람을 만나본다. 기도 노래의 광장이다. 라디오국에서 PD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박종인(베네딕토)이다. 다음 달에 열릴 ‘제20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총 PD를 맡은 그를 만나, 가톨릭 매스 미디어 피디로서의 일상과 창작생활성가제 20년의 날들에 관해 이야기
이 영화는 세상의 끝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소녀들의 로드무비다. 80분 러닝타임이 어쩌면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특별한 상황이나 사건 하에서 캐릭터의 고난과 고뇌, 각성 이후 성장, 이런 식의 드라마 전개가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진정성 즉 진실의 언어로 가득한 작품이어서다.이제 막 아이에서 벗어난 중학교 1학년 네 명의 소녀는 세상에 호들갑스럽게 반응하거나 혹은 모든 것에 심드렁하게 반응하지 않는 딱 중간 정도의 아이들이다. 한 아이가 낯선 학교로 전학을 오고 특별난 계기 없이 삼총
안해가 운영하고 있는 공부방에는 벼락을 맞아 상처를 입은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올해는 그 대추나무에도 가장 많은 대추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대추를 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추를 털었습니다. 아이들도 첫 경험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떨어지는 대추를 줍기 위해 마당에서 야단법석이었습니다. “대추비가 내려요.”“대추가 아파요.” 아이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대추가 신기한가 봅니다. 머리 위로 대추가 떨어지자 대추를 줍던 아이들이 “아얏!” 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신
오늘부터 매월 두 번째 목요일에 '복닥복닥 동물 정원'을 연재합니다. 동물들과 살아가는 일상을 담은 칼럼을 맡아 주신 정청라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복닥복닥 동물 정원' 연재를 시작하며....참 여러 가지 인연으로 동물들과 더부살이를 시작한 지 어언.... 몇 년인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데 십 년은 더 되었을 것이다. 처음엔 개 한 마리로 가뿐하게 출발했으나 지금 우리 집에는 고양이 여섯 마리, 산양 한 마리, 닭 열 마리, 셀 수 없이 많고 그 숫자 또한 매우 변화무쌍한 벌들까지(통 수로는 두 통) 다종의 동물들이 각자의
월성 핵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기체와 액체로 배출하고 있는 핵종에 의해 고통받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소변검사를 받은 성인과 어린이들에게서 삼중수소가 배출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마을 주민들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몸에 치명적인 핵종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월성 핵발전소 홍보관이 있는 곳에서 농성장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아침마다 상여를 매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까지 상여 시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도 국회도 한국수력원자력도 주민들의 호소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인물을 단 한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김대건 신부님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을 것이다. 1821년 8월 21일 태어나 1846년 9월 15일 사망하기까지 김대건 신부님는 25년 25일을 이승에서 살았다. 올해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제인 그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고, 2021년 유네스코는 그를 세계기념 인물로 선정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올해를 희년으로 선포했다. 이처럼 뜻깊은 해이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오프라인 미사는 막혀 있어 마땅히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기뻐해야 일이 조용히 넘
스스로 기뻐하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기쁨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물 흐르듯, 변화에 최선을 다하는, 기쁨을 만들어낸다. 그 누구보다도 기쁨대장이다. 오늘 함께하는 친구는 가톨릭찬양크루 ‘열일곱이다’에서 대장으로 노래하는 김진영 바울라다.김진영 바울라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안뇽하세요, 김진영 바울라입니다. ‘열일곱이다’에서 키는 가장 작지만 리더십은 제일인 대장입니다. 저는 본당 성가대와 밴드부, 서울대교구 청년밴드 ‘유빌라떼’로 활동하다가 라디오 ‘그대에게 평화를 김용주입니다’ 프로그램의 ‘도전! 성가 자랑
“미소는 나의 소명”, 김효성, 생활성서, 2021“아름답게 나이 들기 영성”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김효성 수녀가 만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노년을 기쁘게 준비하도록 돕는다. 또 사회가 나이 든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나이 든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성찰할 수 있다. 책의 크기는 작지만 글씨 크기가 다른 책에 비해 큰 것에서도 나이 든 이들을 위한 배려가 보인다. 김효성 수녀는 성심수녀회 소속으로, 파주 ‘성심수녀회 예수마음배움터’ 관장으로 일하며,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양성교육원’에
혼인성사 후 30여 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에어컨을 구입했습니다. 큰 에어컨이 아니라 침실에 벽걸이 에어컨 하나를 설치했습니다.매년 안해는 “별난 남편을 만나 사서 고생한다”라고 푸념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내년 여름에는 고려합시다”라고 위로했습니다.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신념 때문에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는 포기할 수 없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집을 떠나야 할 일이 아니면 각방을 쓴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상승하는 이상 기후로 각방을 사용해야 할 만큼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밤의 숙면은 중요했습니다.
성서에 ‘코헬렛서’가 있다. 이 책은 21세기 가톹릭교회에서 가장 주목하는 영성가 조앤 치티스터 수녀가 코헬렛서를 읽으며 발견한 일종의 지혜 지침서다.베네딕도회 수녀로서, 40년간 평화, 인권, 여성, 교회 쇄신을 주제로 다룬 세계적인 강연자이자 유명한 영성 작가인 그녀는 이 책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고 꼭 붙잡아야 할 인생의 16가지 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치티스터 수녀는 어릴 때부터 성경을 접하며 자랐고 자신의 삶이 각각 분리된 순간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순간이 연결되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한 편의 드라마인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