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가 운영하고 있는 공부방에는 벼락을 맞아 상처를 입은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올해는 그 대추나무에도 가장 많은 대추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대추를 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추를 털었습니다. 아이들도 첫 경험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떨어지는 대추를 줍기 위해 마당에서 야단법석이었습니다. “대추비가 내려요.”“대추가 아파요.” 아이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대추가 신기한가 봅니다. 머리 위로 대추가 떨어지자 대추를 줍던 아이들이 “아얏!” 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신
오늘부터 매월 두 번째 목요일에 '복닥복닥 동물 정원'을 연재합니다. 동물들과 살아가는 일상을 담은 칼럼을 맡아 주신 정청라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복닥복닥 동물 정원' 연재를 시작하며....참 여러 가지 인연으로 동물들과 더부살이를 시작한 지 어언.... 몇 년인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데 십 년은 더 되었을 것이다. 처음엔 개 한 마리로 가뿐하게 출발했으나 지금 우리 집에는 고양이 여섯 마리, 산양 한 마리, 닭 열 마리, 셀 수 없이 많고 그 숫자 또한 매우 변화무쌍한 벌들까지(통 수로는 두 통) 다종의 동물들이 각자의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기체와 액체로 배출하고 있는 핵종에 의해 고통받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소변검사를 받은 성인과 어린이들에게서 삼중수소가 배출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마을 주민들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몸에 치명적인 핵종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월성 핵발전소 홍보관이 있는 곳에서 농성장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아침마다 상여를 매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까지 상여 시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도 국회도 한국수력원자력도 주민들의 호소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인물을 단 한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김대건 신부님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을 것이다. 1821년 8월 21일 태어나 1846년 9월 15일 사망하기까지 김대건 신부님는 25년 25일을 이승에서 살았다. 올해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제인 그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고, 2021년 유네스코는 그를 세계기념 인물로 선정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올해를 희년으로 선포했다. 이처럼 뜻깊은 해이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오프라인 미사는 막혀 있어 마땅히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기뻐해야 일이 조용히 넘
스스로 기뻐하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기쁨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물 흐르듯, 변화에 최선을 다하는, 기쁨을 만들어낸다. 그 누구보다도 기쁨대장이다. 오늘 함께하는 친구는 가톨릭찬양크루 ‘열일곱이다’에서 대장으로 노래하는 김진영 바울라다.김진영 바울라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안뇽하세요, 김진영 바울라입니다. ‘열일곱이다’에서 키는 가장 작지만 리더십은 제일인 대장입니다. 저는 본당 성가대와 밴드부, 서울대교구 청년밴드 ‘유빌라떼’로 활동하다가 라디오 ‘그대에게 평화를 김용주입니다’ 프로그램의 ‘도전! 성가 자랑
“미소는 나의 소명”, 김효성, 생활성서, 2021“아름답게 나이 들기 영성”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김효성 수녀가 만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노년을 기쁘게 준비하도록 돕는다. 또 사회가 나이 든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나이 든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성찰할 수 있다. 책의 크기는 작지만 글씨 크기가 다른 책에 비해 큰 것에서도 나이 든 이들을 위한 배려가 보인다. 김효성 수녀는 성심수녀회 소속으로, 파주 ‘성심수녀회 예수마음배움터’ 관장으로 일하며,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양성교육원’에
혼인성사 후 30여 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에어컨을 구입했습니다. 큰 에어컨이 아니라 침실에 벽걸이 에어컨 하나를 설치했습니다.매년 안해는 “별난 남편을 만나 사서 고생한다”라고 푸념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내년 여름에는 고려합시다”라고 위로했습니다.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신념 때문에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는 포기할 수 없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집을 떠나야 할 일이 아니면 각방을 쓴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상승하는 이상 기후로 각방을 사용해야 할 만큼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밤의 숙면은 중요했습니다.
성서에 ‘코헬렛서’가 있다. 이 책은 21세기 가톹릭교회에서 가장 주목하는 영성가 조앤 치티스터 수녀가 코헬렛서를 읽으며 발견한 일종의 지혜 지침서다.베네딕도회 수녀로서, 40년간 평화, 인권, 여성, 교회 쇄신을 주제로 다룬 세계적인 강연자이자 유명한 영성 작가인 그녀는 이 책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고 꼭 붙잡아야 할 인생의 16가지 순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치티스터 수녀는 어릴 때부터 성경을 접하며 자랐고 자신의 삶이 각각 분리된 순간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순간이 연결되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한 편의 드라마인 것을 깨달았다
안방에 이부자리를 펴며 갑자기 방이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안방만 넓어진 게 아니고 집이 전체적으로 사이즈를 늘인 게 아닌가 싶게 휑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공간의 여백이 크게 다가온다는 것인데, 왜 그런고 하면 다섯 식구 가운데 둘이 이 집에 없기 때문이다.(다울이 다랑이가 수원 이모 집에 놀러간 지 오늘로 엿새째다. 앞으로 이 주일 정도 뒤에나 집에 돌아올 예정.)다섯이 셋이 되자 많은 것이 다르다. 빨래나 설거지가 양적으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집이 잘 어질러지지도 않아, 식재료도 훨씬 덜 들어, 소란스러운 일도 거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년 7개월 동안 파행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전포복지관 사태’는 복지관의 위수탁 제도를 악용했던 대표적인 사건이었습니다.재단법인은 ‘지원은 하되, 간여하지 않는다’라는 위수탁의 기본 정신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공공재인 복지관의 공공성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재단법인은 일방적 인사를 거듭했습니다. 운영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했습니다. 출발부터 갈등을 빚었던 재단법인은 결국 부산민주노총 일반노조 전포복지관지회 장명희 지회장을 배임과 횡령이라는 이름으로 고소 고발을 하고,
7월 19일 월요일 저녁. 가톨릭 생활성가의 큰형, 신상옥 안드레아와 경기도 안양에 있는 가톨릭스튜디오를 방문한다. 수원가톨릭대학에서 1990년 11월에 발매한 ‘갓등 중창단 1집–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에 들어 있는 노래들을 공연하기 위해서다. 물론 비대면 유튜브다. 오늘 이야기는 그날 공연실황을 바탕으로, 갓등 1집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간다.1시간가량,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주님의 기도’, ‘사랑 찾아 나는 새’, ‘정의와 평화 흐르는 곳에’, ‘닭쌈’, ‘홀로라도 외치리라’ 6곡을 부른다. 30년이 지난 노래들이지만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UN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 정부가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 소말리아는 지금까지도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 내전이 시작되는 시점에 놓였다. 영화는 이때를 배경으로 남과 북 대사관 직원들이 내전으로 고립되어 버린 도시를 목숨 걸고 탈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 이상으로 파란만장했던 실화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적 각색 과정에서 풍부한 서사와 캐릭터로 변모했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맥락이 녹아들어 있다. 지금은 해적의 나라가
부산진구청으로부터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을 수탁받았던 (재)그린닥터스가 운영권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2년 7개월 동안 복지관의 공공성 문제가 사회복지계에서 화두가 되었던 전포종합사회복지관 노동자들의 포기하지 않은 투쟁과 부산진구의회의 중재 그리고 부산진구청의 숨은 노력이 함께한 결과였습니다.7월 15일 오후 2시에 부산진구청 앞에서 (재)그린닥터스를 규탄하고, 복지관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 장강식 부산진구의회 의장이 나와서 직접 그린닥터스의 운영권 포기 과정을 설명하면서 기자회견에 참석
검찰총장 임기 중에 사직했던 윤석열 씨가 대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대선 후보로서의 윤석열 씨는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은 “월성 원전 관련 사건 처리와 직접 관련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사퇴했다는 것입니다.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강조해 왔던 검찰과 감사원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 것은 어떤 명분에도 비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특히 윤석열 씨는 “체르노빌 사건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저비용으로 생산돼야 산업
세계적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스페인, 팔레스타인 등 4개의 나라를 국적으로 둔 인물이다. 이렇듯 복잡하게 얽힌 국적에는 사연이 있다. 러시아계 유대인 부모를 둔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고, 2차 대전 후 이스라엘이 건국하자 이스라엘로 이주하였으며, 이탈리아의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비판하는 양심적 평화 활동으로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았다.그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정치적 행태에 반대하는 견해를 분명히 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청소년들을 음악에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