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은 없었다”라고 말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집권하면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탈핵 정책이 ‘무지가 부른 재앙’이라며, 탈핵은 ‘다 함께 망하자는 이야기’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의 의견에 맞춰 신울진 핵발전소 3, 4호기 건설 재고 가능”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우리가 7억 3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하늘에 퍼붓는다고 하는데, 원전은 폐기물이 위험해서 그렇지 폐기물을 자연에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발전이 원전
아니카가 첫 번째 출산을 하던 때를 떠올려 본다. 당시 아니카는 생후 1년도 안 된 고양이로 (우리 눈에는) 새끼가 새끼를 낳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요란한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바깥 부엌 으슥한 곳에서 남몰래 두 마리를 낳더니 집 안으로 물고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고양이의 집안 출입을 허용하던 때였다.) 그것도 우리 집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늑한 안방 아랫목 이부자리 있는 곳으로.고양이의 출산을 처음 지켜보는 입장에서 나도 그때는 새끼들을 밖으로 내치지 못했다. 다만 안방은 안 된다고 선을
김동리 작가의 단편소설이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됐다. 1936년에 쓰인 ‘무녀도’는 김동리 작가를 단숨에 유명 소설가로 만들어줄 정도로 매우 유명한 작품이지만, 현재는 의외로 이 작품의 내용이나 의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교과서에 박제된 소설 같은 인상의 이 작품은 윤정희 주연으로 1972년 최하원 감독의 연출로 제작된 적이 있다. 또한 김동리 작가가 1978년에 장편으로 다시 쓴 ‘을화’가 김지미 주연, 변장호 감독의 연출로 제작되었는데, 이 두 영화는 한국 문예영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
“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21교회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신학자 한스 큉 신부가 81살(2009년)에 쓴 책이다. 그의 신학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 ‘나는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삶 전반에 관한 개인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그가 밝혔듯이 이 책은 “로마나 개신교 혈통의 전통주의 신앙과 담쌓았지만 자신의 불신앙 또는 의심하는 신앙에 만족하지도 못하는” “모색 중에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또 신앙생활을 하지만 “그냥 ‘믿는’ 것을 넘어 ‘알고’ 싶
천주교 전례력으로 연중 마지막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곧 새해인 대림 주간을 맞이하기 위한 성찰의 시간을 보냅니다.우리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길은 선택입니다. 길은 자유의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보다는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말씀을 새기는 것이 옳은 것이겠지요.안개 자욱한 길을 걸으며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라는 말씀을 새깁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밥을 빼앗는 약육강식의 논리에서 해방되신 이는 ‘빼앗는 밥’이 아니라 ‘먹히는 밥’이 되셨습니다. ‘생명의 밥’이 되신 것
여기 독특한 이모가 있다. 엄마는 해줄 수 없는 말을 과감하게 툭툭 던지는 이모. 그래서 때론 아픈 진실을 무책임하게 드러내주는 이모. 하지만 우리에게 모두가 꼭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따뜻하게 건네주는 이모.이모는 그런 어른이다. 세상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엄마보다는 더 무심한 듯, 하지만 엄마 못지않은 애정으로 우리를 바라봐 주고 다정한 말을 건네주는 이모.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엄마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우리 삶에 따뜻하게 개입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이모가 아닐까.소복이 이모는 그렇게 탄생했다.
얼마 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세 아이가 돌아가며 감기를 앓았다. 거의 일주일을 아픈 아이들 시중을 들며 지내다 보니 내 몸 내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았다. 그러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는 게 아쉽기만 했던 마음은 싹 달아나고 이런 생각이 들지 뭔가? '아이들이 자라지 않고 내가 늘 보살펴야 할 어린 존재로 남게 된다면 그건 정말 재앙이겠구나. 가는 세월 붙잡고자 했던 어리석음이여 안녕!' 그때 이후로 조금 서운하더라도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걸 실감한다. 뒷모습, 헤어짐, 끝
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인들은 기후위기와 기후 정의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항구 도시 글래스고에서 개최한 유엔기후변화협약 26차 당사국 총회(COP26)를 맞아 그레타 툰베리 등 청소년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10만 명이 넘는 세계인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집회에서는 “멸종이냐 사회주의냐”라는 구호와 “지금 당장 행동”과 “체제 변화”라는 구호가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11월 6일 전국에서 탈석탄과 탈핵을 중심으로 “기후 정의”와 “체제 변화”를 외치며 집회와 시위가 열렸습니다.기후위기는
우리의 여름은 빠르게 소멸했다. 머리 위를 타오르듯 뜨겁게 비추던 태양도 사라지고 아침저녁으로 여벌 옷을 더 끼어 입어야 하는 스산한 계절이 왔다. 단풍은 아마도 이번 주쯤이면 절정을 이루고 그 마저도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이런 계절에는 정치나 과학, 경제 서적보다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도 무방할 그저 익명의 누군가의 소박한 삶을 엿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당신은 어떻게 살아왔나요.... 어떤 여름을 보냈고 지금 어떤 가을을 맞고 있나요'라고 작게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된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고 정순규 씨는 경동건설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그이는 2년 전에 부산 남구 문현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추락하고 사망했습니다. 고인은 구조물 공사 협력업체인 (주)JM건설 소속 노동자로 옹벽 벽체 거푸집 해체작업 중에 추락하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 날인 10월 31일 사망하였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이의 진상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조사 과정에서부터 각 기관(경동건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방경찰청)들이 재해 발생 원인을 다르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검찰은 부산지방고용노동
후쿠시마현 이이타테 마을의 하세가와 켄이치 선생이 암 투병 끝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세가와 선생은 이이타테 마을에서 이장을 지냈고, 낙농업을 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로부터 40킬로미터 넘게 떨어졌던 이이타테 마을로 피난을 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핵사고가 있던 날은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렸고, 비가 왔습니다. 바람은 핵발전소에서 이이타테 마을로 불었습니다.하세가와 켄이치 선생은 우연히 도쿄전력 관리직 직원이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았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바람의 방향이 이이타테로
제8회 가톨릭영화제(CaFF)가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올해 주제는 ‘감사하는 삶’으로, 팬데믹 시대에 다양한 영화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찾고 감사하는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취지다.개막작 ‘필링 스루’를 비롯해, 12개 나라의 장단편 영화 50편이 상영되며, 단편경쟁 부문 본선 진출작 상영 및 시상 등도 진행한다. 홍지영 감독과 김영민 배우 등이 단편경쟁 부문을 심사했다. ‘철없는 베이커리’, ‘나무의 시간’ 등 다양한 단편 애니메이션 12편도 상영된다.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개회식과 폐막식은
이 책은 여성의 주체적 종속에 대한 저자 캐롤라인 냅 자신의 혼란과 분노를 넘어선 성찰의 기록이다. 그녀는 자신의 내적 허기를 개인적 사건을 통한 성찰과 내적 기록으로 면밀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은 여성들이 어린 시절부터 강요받는 여성다움에 대한 암묵적 강요와 사회적 시선에 대해 한 개인의 내면이 붕괴되는 뼈아픈 기록이자 신자유주의 시대에 나타나는 여성들의 다양한 문제를 숙고해 볼 수 있는 사회적 성찰의 텍스트로 삼아야 할 소중한 기록이다.저자는 1959년 저명한 정신분석가 아버지와 화가이자 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 쌍둥이로 태어났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는 찬란하게 아름다운 색감과 기이한 캐릭터, 서사의 전형성을 깨면서 종잡을 수 없는 결말로 이끄는 프랑스 영화들이 한국 관객을 사로잡은 시기였다. 일명 ‘누벨 이마주’라고 풀리는 프랑스 젊은 영화들은 경제적, 정치적 성장과 함께 드높아진 대중의 예술적 감식안을 사로잡았다. 그때 유행하던 영화 포스터들을 하나쯤은 소장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랑블루’, ‘베티블루 37.2’, ‘연인’ 같은 영화들, 그리고 뤽 베송, 장 자크 베넥스, 장 자크 아노 같은 감독들이 있었다.이들 중 가장 나이가 젊은 감독인 레
가을 깊숙이 들어간다. 내일은 늦가을 차가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다. 가을의 가장 깊은 곳으로 시간은 흘러간다. 우리는 11월의 위령 성월로 들어가기 전, 시월 낙조와 함께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하나둘 내려놓으며, 지난 봄, 여름의 생명력을 기억한다. 가을 끝자락. 미사 중 특송으로 '소나무'를 부른다. 그리고 한 사람이 생각난다.‘우리 모습 세월 따라 가을 빛으로 변해 가도, 언제까지나 길이 푸르리라’(노래 '소나무' 중)가을이면 떠오르는 노래, 가톨릭 생활성가인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만든 이를 만난다. 오늘 함께하는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