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박종철이라는 청년이...경찰의 고문을 받아..죽음에 이르게 되었을때...저희는..그저 시골에서 논밭을 가는 ..농민들이었습니다...죄송합니다.. 목이 메여 말을.. 못하겠심더"제9회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한 밀양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의 김영자 씨는수상 소감을 몇 줄 읽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애써 울음을 삼키며 수상 소감문을 읽은 그는 "주민
생일 파티! 사랑 때문에 역사의 현장으로지난 석가탄신일 연휴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들은 한국 현대사 기행을 떠났다. 서울 안에 있는 근현대사 유적지나 기념관을 쭉 걸어서 순례를 하는 행사였다. 2박3일간 계속 걷고 잠자리도 불편했지만 참석했던 청년들에게는 덤으로 평생 남을 추억거리 하나를 얻을 테고, 더 크게 참으로 한맺힌 우리 역사의 흔적들을 가슴으로 몸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모내기철이 돌아왔다. 논마다 물이 그득 차고, 그 논에 모가 폭폭 꽂히면 내 마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메말랐던 가슴에 생명의 기운이 쫙 번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누군가 내게 농사일의 백미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모내기라고 말하겠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게 허리가 꼬부라질 만큼 모를 안 심어봐서인지도 모르지만 말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 관련 시설에서 미술 작업을 했다. ,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늦은 오후, 리어카가 쉰다. 하루 종일 리어카 가득 짐을 싣고 끌었던 이들도 지금 어딘가에서 쉬고 있을까.(6월 5일, 서울 합정동 골목)
화면 속 두 여성이 바닷가에서 체조를 하더니 옆에 있던 작은 카누에 몸을 싣는다. 파도를 헤치는 위험천만한 항해 후에 도착한 곳은 몇 명의 인부들이 일하는 작은 망루. 곧 몸싸움이 벌어지고 여성들의 외침이 들린다.“하지 말라고요. 작업을 중단하세요!”인부들이 다리를 잡으며 망루에 오르는 이들을 저지하자 목소리는 한층 격해진다.“무슨 짓을 하는 거예요. 인부
어머니의 눈물방울들을 주시니 감사합니다묵주를 지팡이 삼아오늘 하루도 갈팡질팡하지 않고저 장중한 저녁놀빛을 향해한 걸음 한 걸음삶의 의미를 잘 새겼습니다세월의 덧없음 속에서허무를 잘 헤아릴수록 지팡이에 더욱 의지하게 되는 이치를더 없는 은총으로 받들어 감사하며 기억의 등마루에 얼비치는 지난날들을 돌아봅니다나자렛 동네 우물가에서처녀가 애를 뱄다고 미주알고주알
나는 셋째 딸이다.옛날부터 ‘셋째 딸은 얼굴도 보지 않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다.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남아선호, 남존여비 사상은 동양권에서 두드러지는데지금도 인도, 중국 등의 나라에서는산전검사 후 여아 낙태, 출산 후 여아 살해 등이 있다고 한다.말만 들어도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남자들이야 그렇다 쳐도 여자들은 왜 그런 잔인한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모든 곳에서 그림들이 폭동 가운데 파괴되었다. 사람들은 뜯어낼 수 없는 벽화에 석회를 발라버렸고, 조각품들은 산산조각을 냈다. 전염병처럼 번진 ‘성상 파괴’는 그동안 착취당했던 농민들이 압제자들에게 가한 복수였다. 교회에 조용히 걸려 있을 뿐이었던 성스러운 물건들이, 직전까지 이 성상들 앞에서 경건하게 무릎을 꿇던 사람들에게 파괴됐다. 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간하는 6월호는 ‘과잉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실렸다. 부산 살레시오 영성의 집에서 피정 지도를 맡고 있는 김용은 제오르지아 수녀(살레시오수녀회)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매체에 노출된 현대인들이 ‘접촉’(contact)은 하지만 ‘접속’(connect)처럼 대화를 나눈다고 꼬집었다.김 수녀는 인터넷
주일 아침,카페 청소하러 내려갔더니……밤새 흰 눈이 내렸나?야광 나무 꽃향은 서서해지고, 하얀 무늬들만이 바닥에 흐리게 아른거립니다.소리 없이 내린 눈은 꽃눈이었습니다.야광나무 꽃잎인 줄 알면서도마음은 눈이라고 믿고 싶었던가 봅니다.꽃양귀비는솜털 꽃받침 밀어내고 올라온 지 하루나 되었을까?아니, 이틀 되었나?하얀 꽃눈 밭에 빨간 입
올해 들어 가장 더웠던 6월 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제14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한 부스에서 퀴어의 목소리를 엮어 조각보를 만들었다.“나는 제정신입니다.”“나는 당신의 직장동료입니다.”‘더 퀴어(QUEER), 우리가 있다’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번 축제는 서울 LGBT 영화제(6월 6~8일), 차별금지법 막강 토론회(6월 14일) 등으로
드넓게 펼쳐진 나일 강 서안의 농경지대와 사막지대의 경계선상에 자리한 고대 유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동안, 누비아 화공의 귀여운 아이들은 재차 물었다.“그래서, 그 다음, 그 다음은 뭐라고 말했을까요?”“글쎄, 과연 뭐라고 말했을까?”“정말 잘 모르시겠어요? 사막이 아름다운 건 음, 음.....”“글쎄, 그건 아마도 피라미드와 낙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생
교도소 감방, 죄수들, 연극 상연……. 이런 키워드로 생각나는 작품이 혹시 있나요?저는 남아공 극작가 푸가드(Athol Fugard)의 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 작품은 같은 감방에 수감된 두 죄수가 연극 를 상연하는 과정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 속 인간의 자유와 정의에 대해 탐문하는 연극입니다. 이십 년도
모함은 언제고 모함 당하는 자의 것이 아니다. 하는 자의 것이다.어떤 한 사람이 그의 시대 전체로부터 모함을 받았다 해도, 그것은 그 시대의 문제이지 그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왜곡된 거울에 투사(投射) 당했을 뿐이다.시대의 욕망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분출되는 일종의 ‘사냥감’으로 찍힌 이상, 뾰족한 탈출구는 없다
5월 17일 부처님 오신 날부터 19일 일요일까지 2박3일, 예수살이공동체 현대사 기행 도보순례가 끝났다.‘현대사’란 일반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역사를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대사라 함은 일제 치하에서의 독립부터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독재에 맞서 투쟁하던 시기로 알려져 있다. 고로 ‘현대사기행 도보순례’란 말은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한 항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 관련 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생각 없이 믿는 자, 유죄’. 6월호에 구미정 교수(숭실대)가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은 6월호에서 ‘교회의 반지성에 반(反)하다’라는 특집을 마련해, 개신교 근본주의의 폐해와 번영신학, 그리고 반지성주의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구미정 교수는 “욕망과 행위 사이에 ‘생각’이라는 지적 활동을 전혀 작동시키지 않는 ‘일차원적
나는 ‘나’를 좋아할 수 없는 순간들을 자주 경험하고는 한다. 스스로 피곤해질 정도로 강박적으로 전기코드나 문단속을 확인할 때, 사진으로 찍힌 내 모습을 볼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제 시간에 완수하지 못했을 때, 나는 내가 끔찍이도 싫어진다. 나를 남과 비교하고 있는 스스로를 자주 발견하고,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를 보며 실망한다. 다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