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이 구속됐다.수많은 시민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검찰은 영장 청구 누적을 이유로 삼았다.4년을 거리에서 싸운 노동자 한 명, 도주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있었던 걸까.대한문 앞에서 김정우 지부장의 석방을 요구하며단식노숙기도를 시작한 최헌국 목사.경찰은 기도회를 가장한 집회라며 사방을 가로막았다.최 목사의 아들이 갈아입을 옷가지를 가져와 건
북한강변에 작업실을 하나 얻어 드나든 지 1년 남짓 되었다. 자동차로는 평일 출퇴근 시간만 피하면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2시간 가까이 잡고 다녀야 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용산역에 가서 전철에 올라 꼬박 1시간을 실려가다보면 일쑤 졸다가 내릴 역을 지나치기도 한다. 그래도 남한강과 북한강이 갈라지는 양수리 못 미쳐 내려서는 버
대한문 미사와 강정 해군기지 앞 ‘거리 미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신학연구소가 발행하는 2013년 6월호에서 거리 미사에 대한 특집을 다루었다.김유정 신부(대전가톨릭대)는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의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4)의 내용을 소개하며 “특별히 억압받는 가난한 이들과 생태계의 노고와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 관련 시설에서 미술 작업을 했다. ,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툭, 투둑.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더니 이윽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걸어 올라온 덕에 우리 일행은 비가 내리기 전에 고레빠니의 롯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따뜻한 물로 피로를 씻고 난로 곁에 둘러앉아 노곤해진 몸을 녹인다.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장작 타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화음을 들으며
사과와 위로는커녕, 권력은 힘없는 이들을 쓰레기처럼 내몰았다.6월 10일 오전,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는 그렇게 또다시 강제 철거됐다.향을 피우던 단지는 트럭에 실리고, 노동자들은 경찰버스에 실렸다.비슷한 시각 5분 거리에 있는 서울시청에서는 제26주년 6.10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대통령은 기념사를 보내 “민주화 영역을 경제 분야까지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종교법이 사회법과 구별되지 않았던 식민지 이스라엘에서 법적 판결을 내리는 곳은 산헤드린이었다. 이스라엘 최고의 종교회의이며 동시에 최고평의회였던 산헤드린의 70명 종교지도자들이 내리는 결정은 절대적이었고, 율법과 규례에 기반한 이들의 판결은 비단 종교적 영역뿐 아니라 유다인들의 생활 전반을 규제할 만큼 강력했다.2013년 대한민국은 어떨까. 신정국가가 아닌
공자와 관련하여 음악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공자 하면 임금에게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 정도만 생각하는 선입견이 폭넓게 깔려 있는 탓일 것이다. 그러나 논어에는 의외로 적지 않은 음악 관련 단편이 나오는데 거기에 수록된 공자의 언급을 생각하면 공자를 음악과 무관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난주에 친척의 결혼식에 다녀왔다.장식이 화려한 예식장 늘 그렇듯이 20여 분 만에 식이 끝나고예식장에 딸린 뷔페로 식사를 하러 갔다.마침 배도 고파 이것저것 접시에 가득 담아왔는데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다시 다른 음식을 가져왔지만 역시 마찬가지평소에 음식을 잘 남기지 않는데 그날은 손도 대지 못 했다.모든 음식이 지나치게 달았고무엇으로 단 맛을 냈는지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1987년 박종철이라는 청년이...경찰의 고문을 받아..죽음에 이르게 되었을때...저희는..그저 시골에서 논밭을 가는 ..농민들이었습니다...죄송합니다.. 목이 메여 말을.. 못하겠심더"제9회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한 밀양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의 김영자 씨는수상 소감을 몇 줄 읽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애써 울음을 삼키며 수상 소감문을 읽은 그는 "주민
생일 파티! 사랑 때문에 역사의 현장으로지난 석가탄신일 연휴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들은 한국 현대사 기행을 떠났다. 서울 안에 있는 근현대사 유적지나 기념관을 쭉 걸어서 순례를 하는 행사였다. 2박3일간 계속 걷고 잠자리도 불편했지만 참석했던 청년들에게는 덤으로 평생 남을 추억거리 하나를 얻을 테고, 더 크게 참으로 한맺힌 우리 역사의 흔적들을 가슴으로 몸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모내기철이 돌아왔다. 논마다 물이 그득 차고, 그 논에 모가 폭폭 꽂히면 내 마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메말랐던 가슴에 생명의 기운이 쫙 번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누군가 내게 농사일의 백미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모내기라고 말하겠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게 허리가 꼬부라질 만큼 모를 안 심어봐서인지도 모르지만 말
늦은 오후, 리어카가 쉰다. 하루 종일 리어카 가득 짐을 싣고 끌었던 이들도 지금 어딘가에서 쉬고 있을까.(6월 5일, 서울 합정동 골목)
화면 속 두 여성이 바닷가에서 체조를 하더니 옆에 있던 작은 카누에 몸을 싣는다. 파도를 헤치는 위험천만한 항해 후에 도착한 곳은 몇 명의 인부들이 일하는 작은 망루. 곧 몸싸움이 벌어지고 여성들의 외침이 들린다.“하지 말라고요. 작업을 중단하세요!”인부들이 다리를 잡으며 망루에 오르는 이들을 저지하자 목소리는 한층 격해진다.“무슨 짓을 하는 거예요. 인부
어머니의 눈물방울들을 주시니 감사합니다묵주를 지팡이 삼아오늘 하루도 갈팡질팡하지 않고저 장중한 저녁놀빛을 향해한 걸음 한 걸음삶의 의미를 잘 새겼습니다세월의 덧없음 속에서허무를 잘 헤아릴수록 지팡이에 더욱 의지하게 되는 이치를더 없는 은총으로 받들어 감사하며 기억의 등마루에 얼비치는 지난날들을 돌아봅니다나자렛 동네 우물가에서처녀가 애를 뱄다고 미주알고주알
나는 셋째 딸이다.옛날부터 ‘셋째 딸은 얼굴도 보지 않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다.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남아선호, 남존여비 사상은 동양권에서 두드러지는데지금도 인도, 중국 등의 나라에서는산전검사 후 여아 낙태, 출산 후 여아 살해 등이 있다고 한다.말만 들어도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남자들이야 그렇다 쳐도 여자들은 왜 그런 잔인한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모든 곳에서 그림들이 폭동 가운데 파괴되었다. 사람들은 뜯어낼 수 없는 벽화에 석회를 발라버렸고, 조각품들은 산산조각을 냈다. 전염병처럼 번진 ‘성상 파괴’는 그동안 착취당했던 농민들이 압제자들에게 가한 복수였다. 교회에 조용히 걸려 있을 뿐이었던 성스러운 물건들이, 직전까지 이 성상들 앞에서 경건하게 무릎을 꿇던 사람들에게 파괴됐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