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신비예요. 마치 예정된 길을 걷는 것 같아요.”성원기 교수(강원대학교 전자정보통신공학부)가 전날 순례길에서 우연히 만난 시인의 시집을 배낭에서 꺼내며 말했다. 성 교수는 17일간 부산 고리 핵발전소부터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예정된 삼척까지 총 243㎞를 도보로 순례하며 핵발전의 위험을 알리고 있다. 시인은 공교롭게도 성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을
모든 상벌은 조건부다. 칭찬도 애정도 신뢰도 전부 조건부다. 담임선생님 말씀이 곧 법이고 철칙이다. 다른 선택 가능성은 단 하나, 낙오자가 되기를 무릅쓰는 것뿐이다.못 견디겠으면 전학가라고? 전학의 가능성은 진작 차단당했다. 학부모들은 담임의 능력과 자질에 연신 감탄 중이다. 부모들이야말로 ‘꿈에 그리던’ 선생님, 내 아이를 위한 ‘맞춤’ 선생님을 만난 듯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전국 각지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촛불집회가 열렸다.2013년 여름,이 작은 촛불은 절망을 넘어사그라진 민주주의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까.(6월 28일, 서울 광화문)
피라미드 마을에서 역마차를 타고 카이로 시내로 들어와, 신시가지 중심에 자리한 사다트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마리 기리기스(Mari girgis)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맞은편에 자리한 고대의 요새가 곧장 시야에 들어왔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집트 초대 성당들이 밀집해 있는 올드 카이로(Old Cairo) 지역은, 부분적으로 다소 훼손되긴
최근 험악한 남북관계를 지켜보면서 지난 10년 민주정부 기간 동안 얼마나 남과 북이 화기애애하게 지냈는가를 느끼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성큼성큼 서로의 거리를 좁혀왔으나 다시 오래전 그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회귀해버렸다.남북의 대치 상황은 상대방을 향한 공작과 정보 쟁탈을 위한 특수집단을 양성하게 했다. 이른바 간첩, 우리 사이에서 같이 떠들고
안녕하세요! 꼴베입니다.본격적인 여름은 이제 시작인데 그동안도 꽤 더웠죠? 저는 요즘 협동조합을 준비하느라고 바쁜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협동조합 활동 중 하나로 연천 지역에 주말농장식의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조금 멀긴 하지만 다닐 때마다 달라지는 숲과 산, 꽃과 쑥쑥 자라는 작물들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지금은 산마다 밤꽃이 한창이더라고요. 얼
올해로 사제서품 25주년인 은경축을 맞이한 박홍표 바오로 신부.그는 핵발전소 반대를 외치며 6월 28일부터 강원대학 성원기 교수와 탈핵 순례에 나섰다.탈핵을 상징하는 노란 운동화를 신은 박 신부는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6월 29일 영명축일을 맞이한다.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영명축일이 될 듯하다.(6월 28일, 포항)
인터뷰를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기자에게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었다. 지인들은 그를 “막걸리 좋아하고, 노래와 사람 좋아하는 언니”로 설명했다. 어디선가 “이야기를 참 재밌게 한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다. 잘 알지 못하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들이 다들 그를 좋아하기에, 한번쯤 그가 사람들과 막걸리를 나눌 때 자리 귀퉁이에 앉아 이야기를 들으
다랑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로 한 달 사이에 1킬로그램 가까이 몸무게가 늘었으니 정말이지 놀랄 만한 속도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두 달도 더 된 아이가 3킬로그램 정도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이상하게 여기고 동정의 눈빛을 보낸다. 그러면서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 아무래도 엄마 젖이 모자란 것 같다며 분유 먹여서 키우라는 것
연휴를 맞아 거리가 늦가을 단풍 날리듯 한산하다. 제법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구름 뒤로 무지개도 살짝 얼굴을 내밀다 들어간다. 와이퍼를 움직여가며 운전하니 개운한 느낌이다. 젖어 가는 창밖 세상을 보니 마음도 촉촉해진다. 줄곧 내리는 가을비에 들판의 초지가 부쩍 생기를 띠고 있다. 집에서 40여 분 거리의 헬렌스빌 노천 온천이 또 하나의 쉼터가 되고부터
지난 21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할매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접수했다.할매들은 들고 온 지팡이가 무색할 정도로 씩씩하게 30배를 올리고 자리를 떠났다. 무릎도 안 좋은 양반들이, 급하게 상경하느라 밥도 자시지 못하고, 잘못한 게 없는데도 허리 굽혀 국회 앞에 절을 했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말을 알아듣겄나?”주름 가득한 손을 국회 담 너
20세기를 휘저었던 나치의 이미지는 새로운 세기에 접어든 지금에도 너무 생생하게 남아 있다. 아직도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홀로코스트가 이래저래 장사가 되고, 잔혹한 지도자의 이미지에는 히틀러가 교차한다. 그러한 나치를 경험한 독일인들은 얼마나 나름대로 심란했을까. 이제는 그만 반성하자는 여론이 일기 시작할 정도로 독일은 철저히 나치의 잔재를 없애려고 노력해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나친 것은 모자라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라는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아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공자와 제자 자공(子貢)이 자장(子張)과 자하(子夏)를 두고 누가 더 나은지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자공은 공자보다 31세 연
유일한 시청각장애인 사제 키릴 악셀로드 신부가 방한해 지난 21일 서울 한강성당에서 출판기념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강연회에는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담당 사제인 박민서 신부와 개그맨 이동우 씨가 참석해 키릴 신부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다. 키릴 신부가 최초의 유일한 시청각장애인 사제이고, 박민서 신부가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사제라는 점은 그만큼 가톨릭교회 안
아주 어린 시절,저녁을 먹고 어두워질 무렵이면동네에 하나 뿐인, TV가 있는 집으로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다가 밤늦게 돌아갔는데저녁마다 안방을 내주어야 했던 집주인은얼마나 지겨웠을까?자식들이 저녁마다 쪼르르 남의 집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기 싫다고결국 우리 집도 얼마 안 있어 TV를 들여놨는데그 문명의 이기에 중독이 되는
그는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든다. 자기가 만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그림을 그린다. 전라남도 강진의 작은 시골 교회에서 10년 가까이 목회를 하기도 했다. 가수, 작곡가, 화가, 목사, 시인……. 그를 규정하기 위해 임의진이라는 그의 이름 앞에 어떤 호칭을 붙이면 좋을까.홍대 앞 작은 갤러리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만난 그는 “무
나에게 청춘이란 과연 무엇일까란 생각을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단 것은 바로 친구들이었다. 친구란 자신의 살아온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려주는 지표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어릴 적 놀던 기억, 같이 듣던 음악들 하나하나가 내 자신의 청춘 시절이 아닌가 싶고, 앞으로도 같이 만들어가는 청춘인 것 같다.어릴 때 친구들을 사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