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의 자전적인 글 ‘에토스적 시와 삶’을 보면, 그의 문학적 자궁은 어머니였으며, 종교-철학적 자궁은 가톨릭 신앙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산 이씨 백두진사(白頭進士)의 고명딸이었던 어머니는 글과 붓이 능해서, 구상에게 어려서부터 , , 을 가르쳤으며, 고시조와 이조의 평민소설, 신소설과 한글 토가 달린 ,
나는 지난 두어 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잔인한 4월에 치를 떨며 알레르기성 소양증으로 수 주간 신고를 치르고 난 게 겨우 두어 달 전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한 달은 단지 가려움증에서 벗어난 해방감만으로도 쾌적했다. 그런데 마감을 앞둔 번역 작업에 좀 몰입하다 보니 보름 전부터 지병인 3차신경통이 슬슬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편두통 약을 먹고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2009년 용산참사의 생존자 김영근 씨와 지석준 씨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7월 18일로 확정됐다. 두 사람은 화재를 피해 망루와 남일당 건물 아래로 추락해 부상을 입고, 4년에 걸쳐 수술과 재수술을 반복했으나 끝내 영구장애를 얻었다. 앞으로 두 사람은 일주일 뒤 재판 결과에 따라 1심에서 확정된 4년의 형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난히도 추위가 오래 지속되던 빠리에도 여름이 왔다. 정신없이 3학년 기말고사를 치르고 대학교 건물을 나서면서 새삼 시간은 참 꾸준히도 흘러간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의 학교가 졸업식 행사를 따로 치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끼리 아쉬운 대로 따로 모여 파티를 여는 것으로 마지막인 3학년을 마무리 짓곤 한다. 공식적인 ‘학사모 행사’가 없는지라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천주교 단체들이 영화 공동체 상영회를 연다. 상영회는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니콜라오홀에서 열리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예수살이공동체 등이 함께 준비한다. 참가비는 대학생까지 3천 원, 일반 참가자는 5천 원이다.영화는 정신장애
오늘날 크는 아이들에게 장래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여러 가지가 나올 것이다.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겠고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겠고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 어떤 조사에서도 결코 나오지 않을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성인(聖人)이 되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만약 정말로 그런 소원을 말하는 아이가 있다
7월 8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탈핵문화제에서.하루도 쉬지 못하는 농사일과8년간 온몸으로 송전탑 건설을 막아내느라 거칠어진 할매의 손을 꼭 잡고한 마음으로 되내인다.“우리가 밀양이다, 우리가 밀양이다. 우리가, 밀양이다!”
눈길 가는 데마다 일이 보인다. 밭에 무성한 풀은 물론이요, 밀린 이불 빨래, 어수선한 부엌까지 할 일은 많은데 뭐 하나 시원하게 해치울 수가 없다. 어쩌다가 다랑이가 누워서 노는 틈에 이 일 찔끔 저 일 찔끔 건드리기는 하지만,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지 못하고 아이에게 달려가야 한다. 가끔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풀을 매고 밥 준비를 하기도 한다
비가 온다. 습하다. 연구실을 오르는 계단 앞이 감나무잎과 등나무 덩굴로 무성하다. 그 너머 시유지로 방치된 벗겨진 세간들과 가구들이 무성한 등나무꽃을 머리에 이고 있다. 땀이 많은 계절이라 무얼 부쩍부쩍 먹어도 살이 바로 오르지 않는다. 아침저녁 길어진 해로 일찍 일어나고 쾌적히 잠든다. 무엇을 살리고자 하는 열기들이 도처에 그득한 날들이다. 반나절이면
지난 5월 11일 제주 앞바다가 집이었던 수컷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불법 포획 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친구 춘삼이, 삼팔이(D-38)와 함께였다. 야생 적응 훈련을 위해 성산항 해상 가두리에 있던 제돌이와 친구들은 6월 27일 원래 서식지였던 김녕리 가두리로 옮겨졌고, 7월 중순경 자연 방류될 예정이다. 이 중 삼팔이는 22일 성산항 가두리를 홀로
“에로스의 묵은 정념을 일깨우는 일상적 에로티시즘이야말로 숨 막히는 현대문명의 두터운 금기를 성찰하고 그것을 과감히 위반하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생명의 숨구멍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비평의 풀무질이다.” (7~8쪽)“이 책이 성서의 해석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이란 관점, 하나 됨을 갈망하는 인간의 꿈이라는 관점, 요컨대 생태적인 창조론의 관점을 좀 더 강렬하게 부
강신주는 (사계절, 2010)이라는 책을 통해 “지금까지 저는 수많은 유리병 편지를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스피노자, 장자, 나가르주나, 원효 등과 같은 철학자였습니다. 매번 편지를 받아 펼쳐볼 때마다 저의 고독과 외로움은 경감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과연 어떤 사람이 저의 유리
6월 27일 오후 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열린 ‘세상과 이웃을 위한 찬양과 기도모임 코너(corner)’에 참석한 성공회와 예수교장로회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
무모한 여행을 떠나다 사는 게 지겹고 힘들었다. 지금 여기에서 ‘나’로 사는 것이 나를 숨 막히게 하고, 견디기 힘들었던 그 시절, 변화가 필요했다. 다르게 살고 싶었고, 전혀 다른 삶을 갈망했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삶과 변화를 꿈꾸며 2008년 가을, 무작정 유럽 여행을 떠났다.처음에 도착해서 묵을 숙소 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막상 가보니
커다란 무대 위에 불이 켜지자 열두 명의 할머니가 걸어 나와 각자 자리에 앉는다. 어떤 이는 누워서 몸을 뒤척이고 그저 끼니를 때우 듯 식사를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홀로 화투 패를 넘긴다.3일부터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서울 변방연극제의 개막작 다.연극은 몇 개의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시작한 도시에서의
1일 오후 3시 서울 CGV 대학로에서 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공동주관으로 영화 공동체 상영회가 열렸다.는 블랙코미디의 대가이자 이탈리아 ‘국민 감독’인 난니 모레티 감독의 2011년작으로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된 멜빌 추기경(미셸 피콜리)이 엄청난 책임감 앞에 두려움을
7월 1일, 제주 해군기지 현장의 ‘불법공사’ 감시 활동을 벌이던 박도현 수사와 송강호 박사가 또다시 연행됐다.해양경찰과 도청, 해양감시단의 직무유기를 대신해 카약에 몸을 싣고 위험을 감수했다. 공사가 중단된 시간임에도 시공사인 삼성 측은 이들을 공사 방해자로 신고했고, 이들의 불법 감시와 호소를 외면하던 해경은 즉각적 체포로 응답했다.같은 날 저녁,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