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구를 치고 놀며그렇게 몸글자를 배웠습니다.땅 짚고 뒹굴며 깔깔댔던마을 앞 얕은 시냇?す莩?같이 포근하던 물굽이는 간데없고찰랑대던 호기심도 삭아버린 빈 고향집변치 마라 붙들어 둔 병풍 속 풍경화처럼아리한 추억만이 아파오는지금은 팔월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5월 22일 새벽 2시,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산에 올랐다. 공사 재개 소식을 들은 날부터 마음속에서 ‘가야한다’는 울림이 멈추지 않았다. 산에 올랐을 때,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는 힘없는 할머니들이 몇 배나 되는 수의 전경과 공기업 용역에 맞서 똥물을 퍼붓고 옷을 벗으며 극렬히 저항하고 있었다. 전쟁터였다. 그는 분노와 울
오랜만에 서울에 해가 들어 천으로 된 컨버스를 신고 나왔다. 마른 길을 걷는데 왠지 길바닥이 가깝게 밟혔다. 신발 밑창을 보니 손가락 하나가 드나들 구멍이 뚫려 있었다. 생각해보니 꽤 오래 신어온 신발이구나 싶다. 나는 황학동 시절 풍물시장을 보지 못했다. 청계천 공사로 동대문운동장에 쓸어 담기듯 진쳐있던 좌판들이 내가 기억하는 풍물시장의 첫인상이다. 온갖
거처할 오두막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입동을 맞이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대낮엔 햇볕이 뜨거워 피해 다녔는데 입동 무렵이 되니 낮에도 기온이 내려가면서 초저녁에는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오두막 앞까지 끌어들인 호스로 개울물을 쉽게 끌어다 썼지만, 이제 곧 얼음을 깨고 양동이로 물을 길어다 써야 할 듯합니다. 밤새 내린 된서리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눈부신 조명으로 아름답게 장식된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내부를 관람하다가 다시 만난 가톨릭 순례자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얼핏 이탈리아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그는 알렉산드리아 시내에서도 실은 나를 몇 번이나 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매번 심각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어서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우렁농사 짓는 논을 아주 오랜만에 봤다.천천히 모 사이의 풀들을 먹고 있는 우렁이들이 오랫동안 키워온 양 반갑고 친근하다.두꺼운 잎은 먹지 않으므로 모는 고스란히 남겨두지만, 우렁이가 지나친 풀들이 자라면 사람이 피사리에 나서야 한다.한참 생태농활을 다닐 때, “풀들도 생명인데, 왜 뽑느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떻게 답해야 딱 부러진 답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
폴 토마스 앤더슨의 는 신이 사라진 시대,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없는 젊은 영혼의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1940~1950년대의 미국. 2차 대전의 트라우마를 딛고 번영을 구가하기 시작한 시대이자, 미국이 세계 질서의 패권자로서 위상을 획득한 시대입니다.그러나 이면에는 불안과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는 영혼들이 있었습니다. 종전 선언에서 맥아더 장군은
올해가 벌써 처음 구한 직장에서 년차로는 11년차, 만으로는 딱 10년째 해다. 나 스스로는 몰랐는데, 사람들에게 말하면 놀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한 곳에서 일했는지 물어보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그래서 생각해본 결과, 나름의 노하우가 아닌 노하우가 세 개 정도 떠올랐는데, 그 첫 번째는 일에서 찾은 보람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
때는 2043년. 하늘 빛깔이 심상치 않다. 전세계적 전쟁은 모든 문명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물은 물론 먹을거리도 구하기 힘들어졌다. 심상치 않은 이 남자, 일라이는 고양이를 사냥해 구워먹는데, 옆에 찍찍거리는 쥐에게 고양이 고기 몇 점을 던져준다. 세상은 극도의 야만상태에 빠져 인간들을 서로를 약탈하고 서로를 잡아먹기도 한다. 상대방의 상태를 알아보기
이른 아침, 택시를 부른 매시 지역에 가보니 대로변 집이었다. 그것도 주차금지를 알리는 노란 선이 진하게 그어져 있었다. 통행량이 많은 길이라 차량 소통을 우선으로 해놓아서 주차하기가 어려웠다. 어떡한다? 손님이 곧 나오겠거니 생각하고 인도와 차도에 개구리 주차를 했다. 비상등을 깜빡인 채 기다렸다. 20여 미터 집 안쪽에서 나이든 여성 손님이 자기 쪽으로
시인 구상이 박정희와 특별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은 세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구상이 1949년 육군 정보국에서 일할 때 정보국장이 이용문 장군이었는데, 그의 소개로 대구에서 박정희를 처음 대면했다. 당시 박정희는 34세, 구상은 32세였다.한국전쟁 당시 구상은 주간으로 종군작가단을 이끌고 있었는데, 당시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작전차장이던
지난 15일 서울 대한문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석한 밀양 주민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얼굴에 밭고랑 같은 주름이 서울과 밀양의 거리만큼 길게 이어져있다.
아르헨티나의 추기경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가 교황 프란치스코가 되면서, 새 교황에 대한 책이 하나둘씩 번역되고 있다. 교황 선출 과정에 대한 한국 언론의 높은 관심에서 볼 수 있듯이, 그분에 대한 관심은 비단 한국 가톨릭교회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교황 프란치스코는 베네딕토 16세처럼 ‘물질주의’를 경계하고, 요한 바오로
사람들은 왜 이 영화를 볼까.일명 ‘비포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이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솔직히 개봉 직후 보고 나서 텁텁하고 목이 칼칼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한 세대의 ‘로맨스 시리즈’ 세 번째 스토리란 말인가. 그러나 곧 인정했다. 어째서 이건 ‘로맨스’일 수밖에 없는
논어에 보면 ‘옛날’이 가끔 언급된다. 대부분 고(古)로, 드물게는 구(舊)로 표현된 이 옛날은 대개 추상적인 옛날을 지칭하지만 구체적인 경우도 없지 않다. 구체적인 경우 가까우면 주초(周初)가 되고, 멀면 요순우(堯舜禹) 시절 또는 그 이전의 전설 시대까지 소급하기도 한다. 주초라면 공자로부터 대략 500년 전, 요순 시절이라면 대략 1500년 전 정도다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정태춘, 중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은, 희망을 노래하고자 버스에 올랐다.그러나 세상은 20년 전과 똑같이 물대포를 쏘고 방송 3사는 앞다투어 '폭력으로 얼룩진', '무력 충돌', '음주' 등을
어느 자리에선가 개신교 목사의 우스갯소리 섞인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용산이나 대한문, 강정마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개신교 목사들도 있는데, 시각적으로 천주교에 밀려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는 목사 열 명이 와도 제의를 갖춰 입은 사제 1명을 못 당할 거라고 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일리 있는 푸념이다. 사람들은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