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민수 크레센시아 씨는 분주히 짐을 꾸린다.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투쟁을 하던 가톨릭농민회 회원이 전날 새벽 경찰에 끌려갔기 때문이다. 가톨릭농민회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엄마는 회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미사를 위해 밀양 경찰서로 달려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엄마를 지켜보던 7살 둘째 딸이 서운함을 드러낸다.“왜 엄마만 혼자 밀양 가는데? 같이 가야지. 만날
숲에서 살다 보니 날짜 감각이 흐려져 매일매일 달력에 날짜를 지워가는 표시를 합니다. 그런데 가끔 착각을 해서 하루를 앞당겨 지운 것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런 날은 하루를 덤으로 사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덤으로 주어진 것 같은 이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절실하고 소중한 하루이기도 하다는 것을 호스피스 봉사 시절 많이 보았기에, 단 하루도 막연하게 살거
70년대 초 다닥다닥 붙은 벽돌집과 루핑으로 지붕을 씌운 판잣집에는 담조차 없는 집이 대부분이었다. 대문이 있거나 문패가 걸린 집은 그래도 모양새를 갖춘 집이었다. 잦은 단수로 인해 물차를 기다리며 줄을 서야했고, 아침 출근 시간에는 공동변소 앞에서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자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목에 힘을 주고 살았지만 그곳에
잠 못 이룬 나날들로 여름은 갑니다.썼다 지운 속마음 많았음도 물그림자는 압니다.저리도 다독이며 위로가 되어 주는 물이랑과 바람인데나도누워서는 호수이고 앉아서는 산이 되는 그런 꿈을 꿉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이파리들, 정말 푸르다.그래그래, 우리도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1517년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은 선교의 부푼 꿈을 안고 미지의 대륙, 아메리카로 향했다. 긴 항해 끝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멕시코 동쪽 해안도시 캄페체. 배에서 내린 그들은 무사한 항해에 감사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봉헌된 첫 미사였다. 그로부터 493년 후, 또 다른 이방인 사제가 같은 자리에 발을 내딛었다. 멕시코 캄페체 교구의 성 프
24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KTX 민영화 저지 집회’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연이어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시민이 즉석에서 만든 팥빙수를 나눠 먹으며 아스팔트의 뜨거움을 이겨내고 있다.(8월 24일, 서울역 광장)
네팔과 인도 여행계획에 티베트가 더해지면서 다람살라는 나의 인도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온 티베트 난민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 다람살라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자리한 곳이며,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머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티베트를 떠나 네팔과 인도를 여행하는 동안, 마음 한 켠에는 티베트에 대한 그리움과
“우리 대장해 길어 저녁인 줄도 모르나봐-”구비 돌아 산동네골목마다 기다림, 자욱히 고여 옵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 이 글은 명백한 스포일러다. 영화를 이미 본 사람들만 읽길 권한다. 그 열차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중이다. 18년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는 인류 전체를 열차 안에 태운 채 달리고 있다. 초반부에는 17년째였다. 17이든 18이든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같은 자리 같은 궤도를 이대로 ‘영원히
지난해 여름엔 장마 끝나고 난 뒤 냇가에 물이 철철 넘쳐서 날마다 빨래하러 다니며 더위를 이겨냈다. 나무그늘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 놓고 차디찬 냇물에 발 담그고 앉아 빨래를 하고 있으면 폭염주의보니 경보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그냥 노는 게 아니라 놀이 삼아 빨래까지 해치우니 시원한 맛이 배가 된다.그런데 올해는 장마 때도 장맛비다운
논어에는 色(색)이라는 글자가 27번에 걸쳐 나온다. 그 色은 대부분 얼굴빛, 외모, 겉모습 등등의 뜻으로 나온다. 그런데 딱 세 경우에 걸쳐 色이 여색(女色)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단편이 자한편 제17장에 나오는 다음 단편이다.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9/17이 단편은 특이하게도 위영공편 제13장에 子曰; 已矣乎!
경북 청도군에도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는 할매들이 있다.18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은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를 방문해 마을 할매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가 봉헌된 천막 바로 옆에는 파란 비닐을 덮어 쓴 흉물스러운 철근 덩어리 4개가 땅을 파헤치고 심어져있다.한전은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될 전력을 대구 · 경북 지역과
유럽 여행을 온 쿠바 친구들이 재워줘서 고맙다며 시가 한 박스를 선물로 주고 갔다. 처음 떠나는 유럽 여행에 한껏 들뜬 친구들은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 두루마리 휴지까지 짐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다며 세제, 수건, 책, 그리고 시가와 함께 놔두고 갔다. 한 차례 불필요한 짐을 비웠는데도 각자 큰 이민가방에 추가 캐리어 하나씩, 그리고 배낭까지 짊어지고 가는
오늘을 살기 위해 밥을 먹고내일을 살기 위해 빨래를 합니다.새끼를 위해 까치는 집단장을 하구요-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3년차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강은주 드보라. 2011년 2월부터 인권활동가의 길로 들어섰으니 이제 꼭 2년 6개월이 됐다.천주교인권위원회의 평화 분야 활동과 소식지 담당으로 마감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강은주 활동가. 그가 처음 인권활동가로서의 삶을 선언했을 때,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 자신도 다만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에 눈감지 않고, 할 수
누구는이렇게 사는 이곳이 바로 천국이란다.아내는묵주의 고리를 붙들고 하늘을 오르잔다.나는바보가 되어 하늘로 낚여 오르겠다고 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개울물 전체가 꽁꽁 얼어 있어서 먹을 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옛날엔 얼음이나 눈을 녹여 식수로 썼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요즘엔 하늘에서 내리는 눈조차 먼지와 공해 물질로 가득하니 눈을 녹여서 먹을 수도 없고요.그러나 아직 겪지 않은 일, 일어나지 않은 일에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기로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잠시
정토회 본관 지하 식당에서 밥을 비운 그릇들이 설거지를 기다리고 있다.이곳에서 밥을 먹을 때는, 먹을 만큼만 접시에 덜어서 이 밥이 나에게 오기까지 정성을 보탠 손들을 생각하며 꼭꼭 씹어 먹는다. 접시에 약간의 물을 붓고, 미리 남겨둔 김치 한 쪽으로 접시에 남은 밥알 한 톨, 고춧가루 한 점까지 먹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설거지는 쌀뜨물이나 야채 삶은
수년 째, 그는 깊이 잠들지 못했다.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웠다. 그가 몸담았던 팀이 오랜 시간 준비한 새 음반을 녹음하던 때에는 목이 망가져 병원에 다녀야 했다. 불면증은 극에 달했고, 몸은 여기저기에서 이상 신호를 보냈다. 에너지는 바닥났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꽃다지의 가수 조성일 씨. 그는 작년 4월 서울 생활을 접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