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엔 장마 끝나고 난 뒤 냇가에 물이 철철 넘쳐서 날마다 빨래하러 다니며 더위를 이겨냈다. 나무그늘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 놓고 차디찬 냇물에 발 담그고 앉아 빨래를 하고 있으면 폭염주의보니 경보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그냥 노는 게 아니라 놀이 삼아 빨래까지 해치우니 시원한 맛이 배가 된다.그런데 올해는 장마 때도 장맛비다운
논어에는 色(색)이라는 글자가 27번에 걸쳐 나온다. 그 色은 대부분 얼굴빛, 외모, 겉모습 등등의 뜻으로 나온다. 그런데 딱 세 경우에 걸쳐 色이 여색(女色)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단편이 자한편 제17장에 나오는 다음 단편이다.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9/17이 단편은 특이하게도 위영공편 제13장에 子曰; 已矣乎!
경북 청도군에도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는 할매들이 있다.18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은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를 방문해 마을 할매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가 봉헌된 천막 바로 옆에는 파란 비닐을 덮어 쓴 흉물스러운 철근 덩어리 4개가 땅을 파헤치고 심어져있다.한전은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될 전력을 대구 · 경북 지역과
유럽 여행을 온 쿠바 친구들이 재워줘서 고맙다며 시가 한 박스를 선물로 주고 갔다. 처음 떠나는 유럽 여행에 한껏 들뜬 친구들은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 두루마리 휴지까지 짐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다며 세제, 수건, 책, 그리고 시가와 함께 놔두고 갔다. 한 차례 불필요한 짐을 비웠는데도 각자 큰 이민가방에 추가 캐리어 하나씩, 그리고 배낭까지 짊어지고 가는
오늘을 살기 위해 밥을 먹고내일을 살기 위해 빨래를 합니다.새끼를 위해 까치는 집단장을 하구요-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3년차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강은주 드보라. 2011년 2월부터 인권활동가의 길로 들어섰으니 이제 꼭 2년 6개월이 됐다.천주교인권위원회의 평화 분야 활동과 소식지 담당으로 마감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강은주 활동가. 그가 처음 인권활동가로서의 삶을 선언했을 때,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 자신도 다만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에 눈감지 않고, 할 수
누구는이렇게 사는 이곳이 바로 천국이란다.아내는묵주의 고리를 붙들고 하늘을 오르잔다.나는바보가 되어 하늘로 낚여 오르겠다고 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개울물 전체가 꽁꽁 얼어 있어서 먹을 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옛날엔 얼음이나 눈을 녹여 식수로 썼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요즘엔 하늘에서 내리는 눈조차 먼지와 공해 물질로 가득하니 눈을 녹여서 먹을 수도 없고요.그러나 아직 겪지 않은 일, 일어나지 않은 일에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기로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잠시
정토회 본관 지하 식당에서 밥을 비운 그릇들이 설거지를 기다리고 있다.이곳에서 밥을 먹을 때는, 먹을 만큼만 접시에 덜어서 이 밥이 나에게 오기까지 정성을 보탠 손들을 생각하며 꼭꼭 씹어 먹는다. 접시에 약간의 물을 붓고, 미리 남겨둔 김치 한 쪽으로 접시에 남은 밥알 한 톨, 고춧가루 한 점까지 먹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설거지는 쌀뜨물이나 야채 삶은
수년 째, 그는 깊이 잠들지 못했다.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웠다. 그가 몸담았던 팀이 오랜 시간 준비한 새 음반을 녹음하던 때에는 목이 망가져 병원에 다녀야 했다. 불면증은 극에 달했고, 몸은 여기저기에서 이상 신호를 보냈다. 에너지는 바닥났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꽃다지의 가수 조성일 씨. 그는 작년 4월 서울 생활을 접고 가
오해하지 말자. 이 영화는 액션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재난영화도 아니다. , 이런 걸 원한다면 는 스케일 면에서 시시해 보인다.그러나 근육맨들의 몸 자랑 액션블록버스터나 현실감각 없어 보이는 재난영화가 영 취미에 맞지 않다면, 이 영화의 처음 전개 10분 만에 눈이 번쩍 뜨이고 심장이 쫄깃해짐
강동균 마을회장을 만나기 위해 마을회관을 찾았을 때, 그는 마을 방송을 하고 있었다.“지난 7월 2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2013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과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주민 여러분의 성원 속에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한 주민 여러분을 모시고 마당극 한마당을 펼치고자 하오니, 바쁘시더라도 오늘 저녁 7시 30분 의례회관에 오셔서
문정현 신부가 11일 오후,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서각 작업을 하던 중에왼손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제주 중앙병원으로 옮겨 신경과 인대, 뼈를 봉합하는 수술을 새벽에 받았고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병실에 함께 있는 한 지킴이는“휴일인데도 불구하고 공사장 정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불법공사가 계속됐다”며“집에서 하시면 편하실
아침기도 저녁기도시편의 행간으로 시간이 흐릅니다.빛과 어둠, 기쁨과 암울함의 껍질을 깎으면담묵과 농묵의 번짐 사이로 거칠던 낸 숨소리도 잦아듭니다.밤공기가 다른 걸 보니이제 곧 새벽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하느님께서 불편함으로 여러분을 축복하시길쉬운 정답과 반쪽짜리 진실들과 피상적 인간관계에 대한 불편함으로 축복하시길그리하여 여러분이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가길하느님께서 분노로 여러분을 축복하시길불의와 억압과 착취에 대한 분노로 축복하시길그리하여 여러분이 정의와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일하게 되기를하느님께서 눈물로 여러분을 축복하시길고통과 거절과 빈곤과 전쟁으로
북아프리카 최대도시 카이로는 신시가지인 뉴 카이로 중심에 위치한 타흐리르 광장을 기준으로 도시의 주요기능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따라서 카이로 여행의 기점이 되는 이 광장은 언제나 수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다음날 새벽, 타흐리르 광장으로 나가 이탈리아에서 온 다큐멘터리 제작자 일행과 다시 만났다. 일단 시나이 반도까지 동행하기로 약속한 우리는 칸엘 칼
수년 전 가을이었지요. 아내와 아이들 함께 황매산 산골 기슭에 사는 정홍 형님 집에 갔었습니다. 마을 앞에서 우리 식구를 맞은 형님은 마을 길 따라 걸어가며 마을 이야기를 해주고, 집 앞에 와서는 장대로 아이들과 함께 감을 땄습니다. 어느새 중, 고등학생 청소년이 된 아이들은 지금도 가끔 형님 집 앞에서 감 따던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가 하는 흔한 잔소리보
“가톨릭을 학문으로만 알았던 저에게, 종교와 삶이 연결된 이탈리아의 문화는 큰 충격이었어요.”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톨릭 종교 교사로 일하는 장수희 씨가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는 ‘가톨릭 종교 교육’을 초등학교에서는 필수, 중 · 고등학교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두고 있다. 수업 내용은 우리나라의 도덕이나 윤리 수업과 비슷하다. 2
일상에서 건져올린 시어구상이 정치참여에서 본격 시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박정희의 집권이다. 이어 전두환 정권의 시작은 구상 시인의 몰골마저 바꾸어놓았다. 1980년 이른 봄, 구상 시인은 고질인 천식이 도져 석달째 자리보전을 하고 누워 있었는데, 제5공화국 출범시기에 허문도 등이 시인을 찾아와서 민정당 창당 발기인이 되어 달라고 졸랐
함께 가지 못하는 발길로 동구 밖을 나온 친정어미의 배웅처럼고개 넘다가 뒤돌아본 바닷가에는 우두커니 목을 빼던 작은 바위섬이 다시 제자리를 잡습니다.떠나온 곳과 돌아가야 할 갈 곳,그리고 지날 곳과 머물 곳----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