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희 (효주 아녜스)만화가. 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나 20여 권의 만화책과 여기저기 연재만화를 그리며 살다가, 지금은 나름 전공을 살려 무료대안학교인 도담학교 무료교장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다. 저서로 생각과 그림을 담은 가 있다.
로시니의 오페라 는 희극적이고 대중적인 작품이지만, 보고 들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로시니는 일반 대중들뿐 아니라, 독일의 철학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작곡가였습니다. 오늘날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당시 빈이나 파리에서는 베토벤보다도 더 인기가 있었습니다.헤겔은 를 보고난 후, “이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사람은 순수한 사람이 있고 순진한 사람이 있다. 순수한 것은 좋지만 순진해서는 안 된다”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전거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그 말을 곱씹어 보았는데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어원만으로 따져본다면 순수(純粹)라는 말이나 순진(純眞)이라는 말이나 모두
먼 훗날아들도 손자도 그들만의 시를 쓰고그들만의 기다림을 하겠지만무엇이침묵의 행간을 오가던 따뜻한 발자국을 대신할까무엇이이제는 무엇이 그들의 고향이 될까?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
이라는 처절하게 사실주의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칸느국제영화제에 초청받고 세계 36개국에서 상영됨으로써 일약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떠오른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 드디어 선을 보인다.데뷔작이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며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한 얼굴을 끔찍할 만치 정확하게 직시했다면, 이번에는 종교 문제를 가지고 같은 주제
지금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외할머니’라고 답할 것이다. 나는 평생 농사를 지어 6남매를 먹여 살린 외할머니를 지켜보며, 어릴 때부터 뭉클함을 느끼며 자라왔다. 더구나 어린 시절에 2년 정도를 부모님과 떨어져 외가에서 지내기도 해서, 외가가 내게는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기억된다. 외할머니 품에서 나던 불내, 장에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출근저지 농성을 벌이던 용산참사 유가족 3명이 활동가들과 함께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연행에 앞서 용산참사 유족인 유영숙 씨는 공항공사 직원의 폭행으로 목과 팔에 부상을 입었다.유영숙 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자마자, 유가족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은평경찰서로 달려왔다. 팔에 깁
밀양을 위해 새벽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굳은 결의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그들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생태분과위 백재호 위원(대구 녹색당 당원)과 경산 정의당 소속 정재광 당원입니다.그들은 밀양시 단장면의 부엉새바위를 오르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고심하였습니다. 또한 그들이 행할 계획을 비밀에 붙이는 데도 신경이 곤두섰습니
회의(會議)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 회의 자료가 없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당황했다. 나는 회의 자료가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회의 내용이 잘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문서를 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의 자료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 ‘성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것, 아니 회의에 누군가의 성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아했다.그
무언가를 견디고무언가를 품고, 무언가를 내어놓았냐고냉랭히 식어서도 가을의 찻잔은 하던 말 거두지 않습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찾아온다. 그것을 피해갈 인간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다는 것을 몸으로 아는 이도 별로 없다. 세상 모든 것을 누리던 ‘왕’에게도 어김없이 그것이 찾아온다. 바로 죽음이다. 277년간 한 나라를 다스리며 모든 것을 누리던 그에게 어느 날 왕비가 말한다. “당신은 곧 죽어요.”위령 성월을 맞아 소멸하는 인간에 관한
구름 끝자락 살며시 열고 나온 달님개울가 달맞이꽃 밤새 노랗게 물들여놓고저 산 너머 홀로 길 떠났다지요?그러한 달빛을 하도 닮아서기쁘게 활짝 웃음 짓다가더욱 샛노래진 달맞이꽃아침 햇살에 날개 접은 노랑나비 되어다시 올 그에게 날아가려고이 밤도 설레며 기다린다지요?연한 초록가지에 피어난 달맞이꽃이 밤새 활짝 피었다가 노랑나비 날개처럼 반쯤 꽃잎을 닫았습니다.
지난 2월의 일이다.어떤 후배 놈과 술을 먹을 일이 있었다. 친해지기 위한 의례 같은 술자리였는데, 그 녀석은 그 자리에서 자기 과거 얘기를 폭풍처럼 쏟아냈다. 어느 정도였냐면 제 가족력과 섹슈얼리티와 직업상 좌절을 무려 한 자리에서 털어놓은 것이다. 한 술자리에서 하나 소화하기도 힘든 얘기를 세 곱절로 들으니 탁배기 순배가 자연히 잦아졌고, 무엇인지도 모
고시원에서 잠깐 산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건널목 하나 건너면 있던 고시원에서, 딱 한 달 보름을 지냈다. 두 번째 대학의 3학년 겨울방학이었다.아직은, 진짜 ‘고시생’들이나 고시원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을 거라 여기던 그런 시절이었다. 한 마디로 객기였다. 안락한 집에서는 뭔가 ‘집중’이 안 된다는
나는 아침마다 도시락을 챙겨서 도서관에 간다. 독서삼매에 빠지다 보면 어느 새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알린다. 점심이 되면 대부분은 식당 밥을 먹지만 나는 아직도 도시락을 고집한다. 도시락을 가져온 이들끼리 서로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나누면 금방 진수성찬이 되고 반찬의 가지 수 만큼 이야기도 풍성해 진다.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오늘은 주방언니들이
베토벤의 4악장 ‘합창’과 4악장 ‘바커스의 향연’을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 속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다니엘 호프는 고전주의 음악을 설명하면서, 추상적이고 어려운 설명보다는 베토벤의 을 들어볼 것을 제안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이 곡은 위대한 천재성, 완벽한 형태, 감
계절도 반환점을 찍습니다.이제부턴 내가 기다려야 할 순서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지금은 다들 할망들이시지만, 다들 어린 나이에 시작하셨으니까요. 그땐 이렇게 입고 물질을 하셨대요. 60~70년대 모습이죠. 제주도의 상징인데 제대로 만든 해녀가 없어서요. 귀엽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제주도 거문오름에 사는 공방 ‘모습’의 선경 작가와 승민 작가.그들은 몇 년간 강정마을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해 목걸이를 만들어 왔고, 이번에 ‘귀여운 해녀
경남 밀양시 상동면 옥산리 여수마을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가을 단풍과 함께 아직 따지 못한 상동 반시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나무는 또 다른 풍경과 더불어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 같았다. 마을과 큰 길을 가르는 밀양강은 유유히 흘렀고, 밀양강에 반영된 상동면의 모습은 처연했다.네비게이터가 지시하는 대로 차를 달려 옥산리 초입에 들어서자 경찰차와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