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걷이가 채 마무리도 되기 전에 겨울을 맞는다. ‘어어,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좋겠는데……’ 하고 허둥대는 사이 겨울이 불쑥 찾아오고 마는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겨울 오기 전에 안방 창문에 커튼도 새로 해 달고 겨울옷 정리도 해야지 하는데, 당장 급한 일이 아니고는 그냥 넘어가게 된다. 날이 추워지니 일단 땔감 하는 일이
아침에 눈을 뜨면 지팡이를 짚고 산으로 농성장으로 향합니다.매서운 바람이 콧등을 때려도 산으로 농성장으로 향합니다.손이 트다 못해 갈라져서 핏줄 선 맨손으로 농성장을 향합니다.“내가 가지 않으면 이 철탑을 누가 막겠노”라고 말씀하시며 농성장으로 향합니다.언제부터인가 삶이 투쟁인 곳, 바로 밀양입니다.언제부터인가 삶이 눈물인 곳, 바로 밀양입니다.우리가 바로
무얼 하면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을 때, 흔히 듣는 조언은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이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그런 일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또 음미해보며 시간을 보내왔고 이제 어렴풋이 그 일이 무엇인지 발견한 것도 같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행복한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이 마치 다른 이들의 삶을 외면하는 것처럼 느
밀양 송전탑을 주제로 하는 국제 풍자만화전이 열린다.‘밀양 송전탑 국제풍자만화전 오! 밀양’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는 서울 종로구 문화예술공간 ‘카페 통인’에서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열린다. 이번 만화전에는 박재동, 손문상, 고경일 등 국내 시사만화가 15명과 유코 토노리하 등 일본 만화가 2명이 참여해 밀양 주민의 아픔, 경찰력 풍자 등 밀양 초고압 송
위리안치처럼 말(言)을 가두고몸둥이 빚으신 당신의 손길에 몸 맡기면 세월가도 변함없는 사랑이라네, 흔들려도 인생은 볼만한 춤사위라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11월 22일, 농민대회.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농민들은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또 다시 아스팔트 농사에 나섰다. 그들이 요구한 쌀값은 손익분기점인 23만 원이었다. 쌀 포대를 입고 행진에 나선 농민들은 그 자신이 쌀이었고, “쌀은 곧 민주주의”라고 외쳤다.행진하는 농민들을 끊임없이 인도로 밀어붙이는 경찰 앞에서 농민들은 “농민들이 그리 우스운가?”라고 물었지
요즘 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읽고 명상하고 산책하는 일이 많아졌다. 토요일 일요일도 가능하면 외출하지 않고 혼자 지내려고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일은 내 일생에 처음으로 너무도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 주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이 시간들의 기쁨의 맛을 조금 알게 되어서 그렇다.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그렇게 무리하고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내가 요즘 무리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가톨릭 전국 신학교에서 일주일 남짓 지냈다. 학년별로 떼제의 기도 방식과 젊은이 사목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신학생들과 매일 함께 기도했다. 한 달 전에 베이징에 갔을 때는 옌징 신학교(개신교)를 방문해서 전교생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중국 개신교회에는 아직 떼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말로 떼제공동체와 떼제의 노래를
전주교구 원로사제 박창신 신부. 그가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주관한 ‘불법 부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에서 행한 강론이 정국에 불을 당겼다. 청와대 대변인과 새누리당은 즉각적으로 강력 대응에 나섰고,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
김준희 (효주 아녜스)만화가. 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영어교육을 전공했으나 20여 권의 만화책과 여기저기 연재만화를 그리며 살다가, 지금은 나름 전공을 살려 무료대안학교인 도담학교 무료교장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다. 저서로 생각과 그림을 담은 가 있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푸치니의 유작 오페라 를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장예모 감독이 연출을 맡아 지금성에서 공연한 1998년도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의 비현실적인 스토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서구인들이 동양을 비합리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로 가득한 세계로 보았던 탓에, 의 배경이 된 중국에서는 그동안 를 볼 수 없
나무들은 비탈에 서고바위들은 능선에 늘어서 있습니다.위태로운 저들의 정주이지만안개 깔고 구름 덮어간혹 자리바꿈의 꿈을 꿉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탈핵, 탈송전탑, 탈방사능을 외쳤던 탈핵 문화제.한 시민이 송전탑을 상징하는 모자를 만들어 쓰고 딸과 함께 참석했다.후쿠시마 사고 이후, 탈핵운동에 참여한 많은 일본 여성들이 말했다.“나는 살날이 많지 않을지 몰라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지요.아이들을 위해, 원전은 안 돼요.”(11월 23일, 서울광장)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태와 관련한 천주교 사제들의 행동은 지난 7월 25일 부산교구 사제단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계절이 바뀌어 가도록 이어지고 있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에서 사제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인천 · 수원 · 부산 · 청주 등 여러 교구에서 시국미사가 거행됐다. 광주대교구에서는 지난달 31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시국미사를 봉헌
올해가 전례헌장이 반포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 가톨릭교회 전례운동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독일의 마리아 라악 수도원(Abtei Maria Laach)을 방문했다. 한때 유럽 수도원들 중에 선두주자인지라 잔뜩 기대를 하고 갔건만 사흘쯤 머물고 나니 수도원을 탈출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수도원 건물과 도서관, 유명한 신학자들과 풍성한
그럴 때가 있다. 이 넓은 세상에 나 혼자뿐인 것 같은 막막함. 그럴 때 사람들은 자기가 놓여있는 곳을 광막한 우주 공간에 비하곤 한다.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는 느낌 때문에 무중력 상태를, 혼잣말만 되울려오는 듯한 상황은 진공으로 다가온다.집, 그리운 이가 있는 곳엄마를 잃고 8개월 후 나는 티베트에 갔었다.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하늘, 매일 다른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재산이 없다는 사실보다 철학이 없다는 사실을 훨씬 더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비록 철학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더라도 자존감을 지킬 수는 있다. 나이 어린 학생 때, 어른들로부터 수 없이 들었던 말씀이 있다. 어른들의 말이니 말씀으로 듣는 척 했지만 그 때는 잔소리로만 들리던 말이 있었다.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것처럼 귀를 시끄럽게 한다
김성근 감독이 말했던가.감독의 눈은 ‘잠자리 눈’이라고.감독은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역설적 표현이다.한국의 공권력은 잠자리 눈이 되고 싶다.현장의 모든 주민들을 채증하고,채증된 사진과 동영상을 협박의 도구로 사용한다.이 채증에는 정복을 입고 신분증을 패용한 이들은 물론이고,신분이 확인되지 않는 이들도 동원된다.그가 누구인지, 무엇
파리한 삭발로 풀어놓는 통주저음의 저녁 찬미낙엽에 기어오른 물에 빠진 개미들처럼무거운 영혼들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하삼두 (스테파노)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