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이는 엄청난 책임감을 등에 지고 기꺼이 양어장 지기가 되었다. 힘들다 한마디 없이 물을 갈아주는 일에 마음을 다했고, 양어장 물고기 수를 늘리는 재미에 낚시도 더욱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물고기가 사는 고무 대야가 우리 집 핫스폿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아 마을 할머니들에게까지 인기를 끌었다."아따, 괴기가 솔찬하다야.""어디서 이렇게 많이 잡았대? 저짝에 또랑에도 중태기(버들치의 다른 이름)가 많이 뵈이드만, 거그 가서 잡았으까?"“"매운탕 낋여 먹어 봐, 맛나겄구마."매운탕 끓여 먹으란 앞집 할머니 말에 다랑이는 움
올해는 1922년 음력 5월 태어난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김수환 추기경은 지금까지 한국 교회와 사회에 여러 깊은 족적과 기억을 남겼다. 인간 존엄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공동선의 추구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그 실천 과정에서 불의와의 타협을 거부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하며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남았다.또 반공, 멸공이 국시처럼 취급되는 서슬 퍼런 시기, 북한을 위로하고 화해보다 전쟁을 추구하는 남한 정권을 꾸짖었던 김 추기경은 교회의 여러 북음적 역할 가운데 특히 언론인의 역할을
‘해밀, 비가 온 뒤에 맑게 갠 하늘, 그 하늘을 보아요. 지친 마음과 무겁던 발걸음 마저 솜털처럼 가볍게 해줄....’ - 해밀 1집,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 이충훈 글, 예정민 곡나는 현재, 이곳에 살고 있지만, 가끔은 지나간 시절에 빚을 지고 있다. 부푼 셀레임은 주일학교에서 수줍게 노래 부르던 소녀의 얼굴에서 나오고, 내 시간은 비 갠 하늘처럼 내 머리와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한다.오늘 만나는 이는, 척박한 가톨릭 문화 환경 속에서 맑은 하늘처럼 늘 셀레임을 전하는 이다.시간을 조롱하듯 공간 속을 파고드는 다양한 빛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광주항쟁 42년이 흘렀습니다. 정권이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광주항쟁의 진실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대의 주인인 시민들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학살자가 누구인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누구인지 오리무중입니다. 심증은 있되,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검찰로 정권이 넘어가고 맞는 광주항쟁 42주기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망월동 구묘역에서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모여 미사를 드렸습니다. 이날 미사에서 마산교구 하춘수 신부는 “5월이 오면 80년 광주 사람들의 그 뜨거웠던 외침이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참 대충 보고 대충 듣고 대충 아는 습에 젖어 사는구나' 하고 느끼고는 한다. 왜 그런 습에 젖어 있나 골똘히 생각해 보면 마주치는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의 밀도가 약해서가 아닐까 싶다. 무관심과 무 호기심, 그건 무지의 다른 이름 같은 것. 결국 따지고 보면 무지로 가득한 무명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살고 있다는 거다. 앗, 그러고 보니 무명이란 말이 '밝음이 없음'임과 동시에 '이름이 없음'을 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어찌 이름이 없겠는가. 보이지 않으니 이름을 알지 못하고 그래
작년 1월이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고 있었습니다. 옥천을 지날 때,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급히 차편을 구해 부산으로 향하는 중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참 편안해 보였습니다. 선친을 먼저 보내고, 30여 년을 지내면서 하느님께만 의지하며 사셨습니다. 성서 필사를 하시는 등 언제나 기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묵주를 놓아 드리며, 마지막 입맞춤을 하였습니다. 어버이날을 보내면서 어머니가 그리운 아침입니다.하느님의 평화를 빕니
“기도 맛들이기”, 양승국, 생활성서, 2022기도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기도를 알기 쉽고, 하기 쉽게 이끌어 주는 책이다. 이미 기도를 잘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자신이 하는 기도를 돌아볼 수 있다. 저자는 복권이나 투자 가치가 높은 아파트 분양에 당첨되길 바라는 기도는 “기도라기보다는 하느님을 힘들게 하는 억지, 강요”라고 말한다. 하느님으로부터 무엇을 받을지보다는 기도 중에 하느님과 나 사이에 오고 가는 영적 친교에 방점을 찍으라고 한다. 다양한 기도 방법론과 기도에 관한 성인들의 일화, 어록 등이 담겨 있다.저자 양승국
출처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박상표, 개마고원, 2012."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김영사, 2020.‘닭 "평생을 갇혀 치킨과 달걀이 돼요"’, , 2021.06.11.‘살충제 성분 검출 계란, 동물복지가 답인가?’ , 2017.12월호.‘'배터리 케이지'의 비극…"공장식 축산 바꿔야"’, , 2017.08.18.박병택(라파엘)
부처가 선택한 어머니, 마하마야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종교와 젠더연구소 옥복연 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사무실 한쪽 벽에는 ‘제6회 마하마야 페스티벌’ 포스터가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붓다의 어머니, 마야 왕비를 기리는 축제로, 올해도 부처님오신날 한 주 뒤인 5월 14일에 열린다.‘붓다를 낳고 7일 만에 돌아가셨다’는 것 말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마하마야에게도 ‘이야기’가 있다. 마하는 ‘위대한’이라는 뜻이며, 싯다르타는 붓다로 태어나기 전 누구를 어머니, 아버지로 할 것인지 살피다가 ‘나는 저 여성의 태에 들리라’라고 마야
이 책은 충격과 경이로움 그 자체다. 처음 제목만으로는 과학이나 생물학 서적일까 생각했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보고는 철학과 인문학 서적을 연상했고, 마지막에 가서는 소설적 문체까지 아우르는, 한마디로 경계가 없는 책이라는 말이 적합할지 모르겠다.저자 룰루 밀러는 미국 공용 라디오 방송국(NPR)에서 15년 넘게 일하고 있는 과학 전문기자다.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받은 이력이 있고 자신의 전기이자 회고록인 논픽션 데뷔작이 바로 이
꽃씨가 날리는 4월이다. 잡히지 않는 바람에 꽃씨가 날리고, 잡을 수 없는 어둠에 별들이 빛난다. 꽃씨와 별들은 바람, 어둠과 함께 4월 곡우를 지나 5월 입하로 가고 있다. 시편 8장을 빌리지 않아도 서로 어우러져 시간은 흘러간다."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자유로움을 노래하고, 그분이 준 사랑에 감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삶에 감사한다.봄과 여름 사이에, 삶에 감사하는 가톨릭 음악인 이경수 안드레아를 만나본다.요즘 사는 이야기와 행복한 일상을 물어본다.“안녕하세요. 생활
거리두기와 언택트가 일상이 된 지 3년 차인 2022년 봄, 영화관은 특별히 극장에서 봐야 하는 스펙터클과 사운드가 갖춰진 영화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영화관은 때가 되면 나타나는 할리우드 발 블록버스터나 성수기용 한국 영화가 아니면 익히 알려진 재개봉작이나 마니아층을 겨냥한 예술 영화로 관을 채우고 있다. 영화 관람은 그간 익숙한 것과의 작별을 고하며 예기치 않게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역병 시대에 영화 감상은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OTT를 주류 감상 플랫폼으로 올려놓았고, 영화관은 기존과 달리 콘셉트 공간
세월호 8주기를 보냈습니다. 전국에서 세월호 8주기를 맞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는 사람들이 시민문화제 등을 열었습니다. 여전히 잊지 않고 팽목항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부산에서도 부산민예총 주관으로 시민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시민들이 가슴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참석했습니다. 아직도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철학과 가치가 ‘안전보다는 돈’을 선택한 결과입니다.한국 사회가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 사회는 깊은 충격
“일곱 봉인의 비밀 – 요한묵시록에 대한 새로운 접근 ”, 배은주, 분도출판사, 2022의미를 이해하기 만만치 않은 요한묵시룩의 일곱 봉인이 담겨 있는 중심 환시 부분(묵시 4,1-22,5)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소논문 형식의 이 책은 중심 환시의 구조와 그 구성 방식을 설명하면서 일관성 있고 통합적인 해석을 시도했다.묵시록의 중심 환시 부분에 대한 해석이 지금까지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상황이고, 묵시록에 대한 합의된 구조를 세우려는 시도 자체가 합당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하나둘 떠나간 존재들의 죽음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봄이다. 우여곡절의 세상사, 얽히고설켜 있는 인연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김없이 생명이 꼬물꼬물 땅을 뚫고 올라오고 새 잎사귀와 꽃잎이 피어나는 계절, 봄! 봄에 들어서자마자 죽은 존재들이 드리운 그늘 같은 것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들이 정말 살아 있긴 했나? 아니 정말 죽은 것일까? 사실은 모두 다 꿈이었던 건 아닐까?만약 기록을 하지 않았다면 정말 꿈처럼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훅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흐리멍덩해진 눈으로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역
출처 :'[UHD 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2TV, 2021.07.01.'[지구촌 IN] 사막에 ‘쓰레기 옷 산’이?…패스트 패션의 그늘', , 2021.11.11.'헌 옷 무덤으로 변한 칠레 사막… '패스트 패션'의 이면', , 2022.01.30.'늘어나는 패스트 패션 쇼핑백에···지구는 몸살앓이', , 2020.08.06.'패션 민주주의 선물에서 환경오염 주범으로', , 2019.04.24.'더 싸고 더 빠르게, 패스트 패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