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고요하지 않은 밤이었다. 서울 용산 남일당의 사제단천막기도소 바깥으로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그러나 용산 참사 유가족과 사제, 몇 명의 신자들이 모여 작은 구유와 아기 예수를 모시고 미사를 드리는 천막 안은 참으로 고요하고 거룩했다.
12월 24일 성탄 전야, 천주교와 개신교의 여성들이 모여 전례를 열었다. 이들은 비참함 속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와 마리아, 요셉을 통해 용산의 아픔을 묵상했다. 그리고 그 아픔 속에서 태어나는 하느님을 묵상하며 희망을 노래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 방학하기 전날 밤, 나는 아이들 선생님께 드릴 요량으로 아크릴실로 친환경수세미를 손뜨개하여 4장을 만들었다. 방학을 앞두고, 또 성탄과 연말을 앞두고 그저 소박한 정성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방학하는 날, 가정에서는 주부인 그들에게도 작지만 유용하고 의미 있으리라는 기대를 담아, 두 장씩 리본으로 묶어 아
참마죽/ 무나물/ 겨자채/ 참마샐러드 음식을 준비할 때는 늘 이 음식을 먹을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라요. 그 사람의 몸, 마음 상태, 기호, 그에게 필요한 영양소나 에너지 등이 머리에 스칩니다. 그런 생각이스치면서 음식 재료를 무엇으로 할지, 식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음식 재료에는 생것도 있고 말린 것도 있는데
1995년 겨울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이 추웠던 4학년 겨울방학,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나와 사회에서 내 자리를 찾아야할 시기였다. 먼저 진출한 학과 선배들의 조언은 첫 직장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가능한 크고 좋은 기업에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런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다급한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명지대학교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1990년대 말에 한동안 한국 교회 ‘위기담론’이 유행했었다. 현재 상태를 방치하다가는 머잖아 공동화된 서 유럽교회를 닮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십오 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내적인 결속력 약화가 더욱 두드러졌음에도 주축인 신자층의 규모는 여전하다. 그 때도 120만 정도의 신자들이 주일날 성당에서 자리를 지켰는데, 현재도 그
성모송의 두 번째 문장은 그 기쁨 안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기에 충분한 그 기쁨의 강으로 세상의 모든 교회가 함께 들어가 뛰어 놀 수는 없는걸까. 나는 그 날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바로 '우리 주 그리스도' 안에서.
벌써 12월 한 해의 마지막 달, 그리고 성탄이다. 왜 이리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엄벙덤벙 살아서 그런가 아니면 일에 쫓겨서인가 잘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 가는 속도가 빠르다던데 나도 이젠 나이를 먹는 것인가.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선을 다해 올해를 마무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나의 올해 마무리는
읽기, 듣기가 다 민망하고 거슬리는 걸 오래도 참고 견뎌왔다. 다름 아닌 하느님의 말씀, 성경 이야기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 미사 때마다 지난 2005년 3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펴낸 을 봉독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한 마디로 “이건 아니다!”이다.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예수의 ‘반말지거리&rsquo
▲ '나의 화두 참선 입문기'를 주제로 특강한 서명원 신부. “학생들에게 하루 5분만 침묵의 시간을 가져 보라고 권합니다. 대통령도 침묵의 맛을 알아야 최고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캐나다 출신의 가톨릭 사제이면서도 불교를 공부하는 서명원 신부(56,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가 22일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개발원이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23일 출범! 위원장 고건 전총리, 위원 이문열외 47명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출범한 23일 오후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고건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갖고 있다.행정의 달인이라는 불리는 고건 전 총리가 대통령 직속기구인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 23일 공식 출범을 앞둔 사회통합위원회. 구성원(
지난 12월 18일 수원 농업연수원에서는 250여명의 가톨릭농민회(이하 가농) 회원과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 생활공동체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가농 ․ 우리농 대의원 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는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활동보고와 활동계획을 승인하는 것 이외에 전국 임원진을 뽑는 인선 총회이며 회장 후보에 2명, 부회장 후보에 4명
문화인류 학자 에드워드 홀의 저서,『침묵의 언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전하고 있다. 홀이 리오그란데 부근의 푸에블로 인디언 마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에 참석했을 때 겪었던 이야기가 그것이다. 추위를 참으며 아무리 기다려도 무도회는 시작되지 않더란다. 여러 백인 참석자들은 우리 식의 표현대로라면 그야말로 '눈이 빠지게' 기다렸던 모양이다. 그러나 도
2008년 6월 16일 산티아고-피니스테라Santiago-Finistera ① 이게 제가 가진 전부예요아직 어둑한 새벽, 비 내리는 산티아고 성당 앞에서 오카리나를 불었다. 지치고 외로울 때, 용기가 필요할 때, 빈 들판에서건 알베르게 구석 빨래터에서건 위안이 되어주던 오카리나. 길 위에서 눈물과 땀으로 연습한 노래를 이 아침,
홀로있는다는 것 토마스 머튼은 수도원에서도 평화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질문했다. 이 혼란스런 세상에서 내가 설 곳은 어디인가? 물었다. 그는 26년 동안 수도원에서 침묵 속에 살면서 글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리포터로 살았을 뿐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는 리포터로 살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복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다는
붓다와 예수, 내세가 아닌 모순된 현실 개혁위해 나서 북한과 네팔 등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정토회 법륜스님은 일상의 삶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신도들의 종교적 질문을 현장에서 풀이해주는 즉문즉설로도 유명하다. 한 신도가 "스님 사후세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라고 질문하자, 법륜스님은 "질
오빠를 그대로 따라 하면서 크는 둘째가 준 고민 우리집의 두 보물인 승준이와 우인이는 지금껏 별탈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다섯살, 세살인 녀석들은 두살 터울이라 그런지 둘이서 잘 놉니다. 물론 싸울 때도 있지만 대게 잘 어울려 노는 편이지요. 우리집 아이들은 크게 별난(?) 편은 아니라서 그만그만한 장난질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녀석들이
최근에 엄률관상수도원의 사계를 담은 영화가 상영되었다. [위대한 침묵]. 선재아트센터 등 몇 개 안 되는 상영관에서 볼 수 있으나, 연일 매진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12월 17일 오전에 영화를 보았는데,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인파가 밀렸다. 이날은 우연히도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26년 동안 관상생활을 했던 토마스 머튼이 영원한 대지에 묻힌 날이다
교회는 온 인류와 더불어 역사의 길을 따라 여행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고 복음이 명령하는 소명에 따라 이 세상을 위해 일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인류 가족과 함께 대화를 하고, 그 문제들을 복음의 빛으로 비추어 주고, 교회가 지닌 구원의 힘을 인류에게 풍부히 제공함으
대림 4주를 맞이하는 미사가 지난 12월 19일 토요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용산참사 현장에서 베풀어졌다. 이날 미사는 남일당을 지키고 있는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이영우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및 예수회에서 4명의 사제가 공동집전했다. 미사 중에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들을 도우러 오시는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