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물어 왔습니다. "수도자시면 수도원에 사시는 거죠?" 네, 수도자니까 수도원에 사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뭉뚱그려 말한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사실 수도원은 주거 형태상 좀 더 구분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생활공간의 규모나 시설을 기준으로 좀 더 엄밀히 따져 보면, 제 소속 수도회인 예수회와 같이 사도직 활동에 투신하는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은 그냥 기숙사 혹은 다세대 주택에 가깝다고 해야 할 거주시설입니다. 단지,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경당이 있다는 것이 일반 주택과 구별되는 차이라 하겠습니다.우리가 영
인권이 유린당하고, 정의가 훼손되는 현실에 대해 강한 저항과 분노의 표현으로 드러나는 것이 분신(焚身)이나 투신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분신을 감행하는 의인들의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감행한 이가 그리스도교인인 경우, 그의 소신 있는 행동이자 강한 절규가 아주 간단히 “자살”이라는 말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윤리적 판단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교회에서 자살은 “죄”로 인식되어 온 행위로서 과거에는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는 미사 봉헌도 금기시했기에 민감한 주제가 되겠습니다.분신이나 투신과 같은 결단의
요즘 예비자 교리반에 다니고 있는 분이 질문을 해 오셨습니다. 사도신경을 배우고 있는데, 기도 중간에 고개를 숙이면서 절을 하는 것이 무슨 까닭인지 궁금하셨나 봅니다. 일단 드릴 수 있었던 답은, “미사통상문”에 “밑줄 부분에서 모두 고개를 깊이 숙인다”라는 지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신경에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사도신경) 혹은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하고 읊는 부분은
전례력을 들춰 보시면,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님과 관련된 축일이 두 가지(7월 5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축일 날짜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축일이 꼭 주일과 일치할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주일로 이동하여 경축할 수 있다고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축일을 이동하여 기념하는 것과 “이동 축일”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 듯하여 정리를 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알아 두어 쓸모 있는 교회상식은 아
성령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는 지인분이 물어 오셨습니다. 성령대회에 가면 심령기도라는 것을 하는데, 이것이 마치 개신교인들이 하는 기도 같아서 거부감이 드셨다고 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고 보니 가톨릭의 조용한 분위기에 익숙한 신자분들이 종종 개신교 예배(worship) 분위기에 대해 가지는 인상, 즉 소란스럽다고 여기는 일반적 경향이 있다는 걸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개신교 예배는 과연 시끄러운 걸까요? 엄밀하게는 개신교의 일반적인 예배와 부흥회라고 하는 모임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즉, 정규 예배가 말씀과 성만찬을 중심으
사실 저도 경험한 바가 없기에 오늘의 속풀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해 드릴 만한 형편이 못 됩니다. 단지 제가 이해해 온 신앙을 통해 이러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바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천국에 대해서는 몇 달 전에 다룬 속풀이 “사말이 뭐죠?”에서 아주 잠깐 언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곳은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한 이들이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누리며
오늘의 질문은 유아를 양육해야 하는 부모, 특히 엄마들로부터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라기보다는 사목적 조언 요청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사목자의 정해진 답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요청을 하는 게 아니란 걸 알기에 솔직히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즉 아이도 키워 보지 못했으면서.... 라는 지적을 생각하면, 더
피정(避靜, Retreat)이란 단어는 사실상 가톨릭 신자들만 쓰는 그들만의 전문용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가톨릭 신자들 중에도 말만 들어 봤지 여러 이유로 피정 경험이 없는 이들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비가톨릭 신자들께는 "천주교 버전 템플스테이”라고 하면 좀 쉽게 이해하실 듯합니다.피정은 영어로 표현되듯 물러남(retreat)이란 의미와 연결된 말입
독서를 하러 제단에 오를 때, 정확히 어디를 향해 인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전에도 들었던 질문이었는데 다른 질문부터 다루다 보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에 다시 듣고 보니 이번엔 다뤄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아무튼, 제단의 어디를 보고 절을 해야 하는가? 본당에서 전례 봉사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십자가, 감실
신자들이 날마다 미사를 참례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렇고 저런 일로 인해 주일 미사를 건너뛰었다는 고백을 듣는 경우는 흔한 편입니다. 그런데 종종, 평일 미사 빠졌다고, 그래서 자신이 게으르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도생활을 점검해 보고, 자신의 나태함을 깨닫게 되었다는 의미로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너무 과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선 답부터 말씀드리면, 미사주로 아무 술이나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사주로 사용하는 포도주는 속성상, 첨가물 없이 자연 발효된 포도주여야 합니다.우리나라에서 미사주가 처음 나왔을 때는 도수가 12도였는데, 가격 문제로 7-9도로 낮췄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도주가 쉽게 쉬어, 요즈음엔 12도까지 높였다고 합니다.미사주로 쓰이는 포도주의 속성이 어떠해야
친구가 오른팔 인대가 늘어나 팔 고정용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는지라 성호를 왼손으로 긋고 다니는데, 그것을 본 어떤 신자분이 왼손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나 봅니다. 정말 그러면 안 되는 걸까요?“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호경. 이 기도를 시작으로 신자들은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모으고, 기도의 마지막에도 역시 이 기도를 바칩니다.
자위가 죄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오늘날 대부분의 청년들은 자위행위가 무슨? 하며 되묻습니다. 이것을 교회가 죄라고 말하는 것에 오히려 신기해 합니다. 교회는 무슨 이유로 자위행위를 죄로 간주할까요?아동심리에 대해 연구하는 영역에서는 자위행위를 인간의 자연스런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유아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기의 성기를 만지며 놀 줄
교회에는 이렇게 입고 오라는 복장 지침은 없어도, 이렇게 입고 입장은 안 된다는 지침은 있습니다. 교회법에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풍속상으로 허용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있기 때문입니다.본격적으로 여름철을 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가 몇 년 전까지도 경험했던 무더위는 사라지고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나 싶더니만, 비가 퍼붓고 나서는 오랜만
교황님 강복장(강복을 했다는 증서)이 바티칸을 순례하는 신자들에게 인기 있는 품목인가 봅니다. 저와 알고 지내는 한 부부도 바티칸에 갔다가 교황님 강복장을 구해 와서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계셨던 기억이 납니다. 듣자 하니 바티칸에 가지 않고도 성물판매 대행 업체를 통해서도 입수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배송비를 포함하면 10여만 원이 되는 기념품인 것으로 알고
어떤 분이, 교회의 범위에서 정직(停職, suspensio)이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물어 오셨습니다. 질문해 주신 분은 교구 인사이동 등을 통해 정직이라는 단어를 보신 모양입니다. 직무를 정지당하는 것이니 일종의 징계라고 보면 될 듯한데, 이것이 '교회의 범위에서' 볼 때는 그 무게가 좀 더 중하게 다가옵니다.교회법에서 다루는 '정직'의 대상자는
우선, 성수와 세례수. 언뜻 그 물이 이 물이고 이 물이 그 물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앗, 그 차이란...?' 하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그 둘이 헷갈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 두 종류의 물을 축성할 때 사용하는 기도문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기도문이 다르니 분명 다른 성격의
오랜 '장기 방학'을 접고 이제 다시 새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하시려는 분들은 본당 활동을 위해서 교적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의 교적은 너무 오랜 '방학 기간'으로 인해 사는 지역의 본당에서 찾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소속 본당에서 긴 부재 기간 때문에 그런 신자들은 소위 '행방불명자'로 분류되며, 본당 사무실은 이런 신자들의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마르 16,19; 루카 22,69; 사도 7,56 참조)이 성경 자료를 근거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자리 잡으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신경을 통해서도 우리가 신앙고백하는 내용입니다.이것에 대해 선배 신부님이 당신의 교리반에서 만났던 한 예비 신자분의 질
한자로 보면 "교회의 아버지"라고 풀이되는 교부(敎父)는 교회의 초기에 활동한 이들로서 그리스도교의 기초를 다진 인물들을 가리킵니다. 영어로 Father of the Church (라틴어로는 Pater Ecclesiae) 입니다. 아무래도 교회의 기초를 다진 이들이라는 점에서 대부분 주교의 지위에 있던 사람들입니다.초기 교회에서 교회 공동체를 이끌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