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고(故) 이동우 동국제강 하청 노동자는 산업재해로 38세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그의 부인은 임신한 상태였다. 그는 몇 달 후에 태어날 아이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불행한 상황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데 회사 측에서는 사망 8일이 지나서야 공동 대표이사 중의 한 명만 빈소를 방문했다 한다. 그들에게 노동자, 그것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결국 회사와 유족 사이의 합의는 거의 3개월 후인 6월 16일에 겨우 이루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사회적 참사를 경험할 때마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공감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다. 사실 우리 사회는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사회다. 특히 사회 지도층 인사의 저급한 공감 능력은 많은 이에게 실망과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여 주는 리더십은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감성적 리더십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지금 우리는 이태원 참사의 한가운데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시대에 맞는 리더십과 공감 능력이 필요한 때다.내가 2016년 남성에 대한 논문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최근 노동계와 종교, 시민단체가 함께 노동조합 활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법 개정 운동을 선포했고,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과 함께 노동조합 활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노란봉투법’을 발의했다. 이는 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당연한 요구다.사용자들은 오래전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임금과 재산을 압류하는 ‘손배가압류’라는 무기를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보이는 것2016년 4월 16일 에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조지타운 대학교를 구하기 위해 272명의 노예들이 팔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사회에서 조지타운 대학교가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 볼 때, 유수의 예수회 대학인 조지타운 대학교가 당시 예수회 메릴랜드 관구 소유의 노예들을 매매함으로써 얻게 된 이윤을 통해서 성장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충격적이었다.이 기사를 쓴 레이첼 스완슨은 영리하게 이 문제를 다루었다. ‘1838년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솔리나스 신부와 사라테 신부의 시복의 의미2022년 7월 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후안 안토니오 솔리나스 신부와 페드로 오르티스 데 사라테 신부를 시복하였다. 예수회원 솔리나스 신부와 교구 사제 사라테 신부는 1683년 10월 27일 지금의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선교를 하다가 원주민들에게 살해되었다. 시복에 앞서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는 6월 24일 모든 예수회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시복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우선 솔리나스 신부와 사라테 신부의 시복은 “예수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곧 대학교 교수로서 정년을 앞두고 있는 나의 지인이 며칠 전 학회의 요청으로 자신의 연구생활을 회고하는 장문의 글을 적어 나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그는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연구 논문을 발표했는데 나는 그의 회고의 글에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파머 파커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의 “나는 나를 가르친다”(I teach Who I am)를 인용하며 연구 활동이 자신을 대면하는 시간이었고, 강의를 통하여 학생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는 시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나의 인생 여정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내가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내가 아니라 내적 나에 관한 지식이다. 이를 위해서 나는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관심이 많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해 보겠다. 나는 어려서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았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더 많았다. 그래도 나는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착한 아이가 나라고 생각했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독일에 가보신 적이 있으세요?” 내가 물었다. “네. 아주 오래전에요.” 그녀는 내 눈을 피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나는 독일인입니다"는 1977년생 독일 출생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노라 크루크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래픽 서사로 구현한 작품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뉴욕에 정착한 작가는 아마도 이국땅에 살았기에 더 자주 ‘독일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과 죄의식을 자주 마주한다. 노라 크루크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의 역사를 추적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필치로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최초로 탈핵을 내세웠던 정부가 퇴장하고 있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과 결정적으로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2017년 5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건설을 약속하며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그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를 선포하며 야심 차게 ‘탈핵’을 선언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기대에 터무니없이 미달하는 성적표를 들고 임기를 마치는 중이다.양대 정당 대선 후보의 발언 내용을 보면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정치인들의 말 같은 것에 신경을 끊고 사는 편입니다. 그런 것에 신경 써 봐야 스트레스나 받으니 아예 신경 끊고 사는 것이 훨씬 정신 건강에 좋으니 말입니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21년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장 낸시 펠로시가 바티칸을 방문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악수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을 때, 공화당 클라우디아 테니 하원의원이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두 명의 공산주의자’이런 정도야 정치인들이 자주 연출하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언제부터 임인년이지?“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호랑이의 기상을 본받아 새로운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합시다.” 이런 말들을 주고받은 지 보름이 지났다. 그런데 2주가 지나면 다시 설을 맞는다. 또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를 건넬 것이다. 그때 다시 호랑이가 등장하겠지. 십간의 임은 음양오행으로 검은색이고, 십이지의 열두 동물 가운데 인은 호랑이니,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띠의 해라는 설명이 난무하리라.갑자년에서 계해년까지 육십 년을 단위로 하여 한 해의 이름을 정하는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의정부역에서 멀지 않은 오래된 골목 초입, 낡은 연두색 집. 각각 부엌 하나 딸린 작은 방들이 서로 이웃한 작은 가정집에서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님들은 이주민과 난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올해 초, 처음 이곳에 공동체를 꾸린 수녀님 2명은 공동체의 이름을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이라고 붙였다. 이주민과 난민과 같이 사는 삶을 생각할 때 그냥 이 복음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총봉사자(관구장) 수녀님은 정말 그 이름을 원하냐고 마지막으로 물어본 후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공동합의성이라는 낱말을 처음 접한 계기2년 전이었다. 2019년 10월 19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도직 단체 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평협 평신도 사도직 연구소가 주관하는 ‘열린 세미나’가 있었다. '누구를 위한, 누구의 교회인가, 하느님 백성의 공동합의성 실현을 위해'라는 주제가 흥미로웠다. 이날 최현순 교수님의 발표를 들으면서 공동합의성이라는 낱말이 처음 머리에 들어왔다. 라틴어 시노달리타스를 번역한 것이라고 하였다. 아울러 이 말에 담긴 신학적 함의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지난 11월 24일 영등포구청 앞에서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인 ‘꿀잠’을 지키기 위해서 피케팅을 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꿀잠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영등포 지역은 내가 어린 시절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며 친구들과 놀며 돌아다녔던 곳이다. 그러나 높은 빌딩 사이로 난 넓고 번듯한 길을 지나가는 차 안에서 어릴 때 놀았던 장소를 그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영등포 청과물 시장과 김안과를 지나가면서 비로소 어릴 때 놀았던 장소의 위치를 그려 볼 수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아동복지법 제3조에 따르면 ‘보호대상아동’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 말한다. 법률상 보호대상아동은 다시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적절한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부모가 없는 아동 등 양육환경상의 보호대상아동, 아동 자신이 가진 신체적, 정서적 문제나 장애로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엄성을 침해당할 수 있는 아동, 가출 아동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누리호의 발사를 보면서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에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 누리호가 하늘로 날아갔다. 3단 로켓이 중간에 꺼지는 바람에 모형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으니 실패했다고 혹평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1단과 2단 로켓은 잘 탔고 꼭대기의 덮개 두 쪽도 계획대로 딱 맞게 떨어져 나갔으니 절반은 성공이라고 자평하기도 한다. 어쨌든 내년 5월에 다시 발사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만약 성공하게 되면 내년 12월에는 실제로 쓸 수 있는 인공위성을 달고 올라갈 예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자연의 아름다운 회복어렸을 때 44번 국도를 이용해서 한계령을 넘어가거나 혹은 50번 옛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대관령을 넘어갈 때, 흥미로우면서도 조금은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동해안 쪽으로 난 꼬불꼬불한 길과 가파른 경사는 놀라운 풍경을 자아내면서도 다소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그렇게 태백산맥을 힘겹게 넘어야 아름다운 동해안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양양에서 서울로 오는데, 지난 2017년에 전구간이 개통된 60번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아닌 44번 국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렛 어스 드림-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은 전 인류가 함께 고통 겪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쓰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을 통해 이 위기 속에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려면 “더 명확히 보고, 잘 선택하고, 올바로 행동해야 한다”고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를 “대담하게 꿈을 꾸어 보자!”고 초대한다.프란치스코 교황이 초대하는 꿈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담대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시며, 위기가 닥치기 전 거짓된 안정을 내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한국 교회사의 일대 사건내 본업은 19세기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말을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지난 9월 1일에 순교복자의 유해가 발굴되었다는 소식이 교계 안팎의 언론지상에 크게 보도되었다. 그 주인공은 1791년 신해박해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그리고 1801년 신유박해 순교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이다. 그들의 유해가 전주교구 초남이 성지 근방에서 발굴되었다는 것이다.보도를 접한 학계의 동료들은 하
이 글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웹진 에 실린 글입니다.회칙 ‘모든 형제들’ 반포 1주년을 앞두고지난해 10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명하고, 10월 4일 발표된 회칙 ‘모든 형제들’이 다음 달이면 반포 1주년을 맞는다.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이하 '인간발전부')는 코로나19 위기 가운데서도 어느덧 반포 1주년을 맞은 회칙 ‘모든 형제들’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한다.캠페인은 11월까지 이어지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회칙을 통해 강조한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 보편적 인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