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한참 전인 2월 중순에 개구리는 알을 낳았는데, 총선 맞을 김포시의 목련은 4월 10일 꽃망울을 터뜨릴까? 2023년 목련은 4월을 기다리지 못하고 꽃잎을 떨어뜨렸다. 역대급 엘니뇨가 겨울 장마를 부른 기후위기 상황에 언감생심이리라.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과 관계없이, 지난해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대비 섭씨 1.5도 이상 오르고 말았다. 인류는 물론, 생태계의 파국을 예고하기에 화석연료 소비를 과감히 줄이자고 세계 기후활동가는 간절히 호소했건만, 범세계의 기득권은 탐욕을 멈추지 않았고 미래세대는 위기를 맞았다. 기상이변이 세
요즘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되도록 피한다. 나이 들어 체력에 부담되기 때문만이 아니다. 택시를 잡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닌 탓이다. 전화기로 부르려면 특정 기업의 회원으로 먼저 가입해야 한다는데,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바가지 요금을 감내하기 싫다. 게다가 막대한 고객의 자료를 제멋대로 이용해 치부하는 기업이라면 더욱.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을 벌이고 시간이 꽤 지난 어느 날, 인천의 한 단체에서 주관하는 새벽 강좌에 나온 구글 담당자는 당시 개발한 버전 중 중간 정도 실력의 프로그램이었다고 뻐겼다. 상당한 바둑 기록을
잊을 만하면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하는 미국은 총기를 상품으로 자유롭게 사들일 수 있는 나라다. 다만 사용에 허가가 필요하다는데, 허가 취득이 그리 까다롭지 않은 모양이다. 그 때문에 총기 사고가 많은 건 아니다. 미국처럼 구입이 자유로워도 대부분의 나라는 사고가 빈번하지 않다.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불평등을 주목한다. 세계 평화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미국에 만연한 불안과 불평등이 총기사고 빈발의 원인으로 분석한다.코스타리카는 군대가 없는 국가다. 침략에서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 특수 경찰이 있지만 이웃 국가의 군대와
전국 농토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무척 아름답고 농부에게 뿌듯한 장면인데, 밭이 아니라 논이 그렇다. 하지만 쌀 이외 농작물, 일부 채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아름다운 장면에 취하고 싶은데 불안하다. 갈무리 계절에 불안하다니.“시청자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금 막 들어온 긴급 뉴스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차마 고향을 버리지 못하고 농사짓고 살아가던 몇 안 남은 늙은 농민들이, 농사일 힘에 버거워 자기 먹을 농사만 짓기로 결의하고 파업을 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40여 년 만에 삼척을 다녀왔다. 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을 국회 앞 집회 현장과 토론회장에서 여러 번 만났으니 찾아가 힘을 보태야 마땅했지만, 선뜻 시간 내기 어려웠다. 9월 12일 시간을 만들었다. 오는 9월 23일 ‘기후정의행진’에 앞서 삼척화력발전소, 일명 ‘블루파워’에 직접행동하는 자리에 동참하기로 했다.'블루파워'라니, 청정발전소 같은 어감을 내세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포항제철이다. 총배출량의 12퍼센트를 웃도는 포항제철, 그 계열인 건설회사, 포스코에서 삼척에
장마와 태풍으로 잠깐 누그러들었던 폭염이 막바지 기세를 내뿜는다.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면 폭염은 서서히 물러서겠지만, 원고 압박은 더위 핑계 따위를 양해하지 않는다. 1년 중 이맘때 잠깐 눈 딱 감자면서 천장에 달린 에어컨을 켠다. 전기요금이 걱정되는 건 아니다. 탄소 배출 줄이자는 글을 써야 하기에 망설일 따름이다.여름이 전 같지 않으니 에어컨 타령에 공감하는 이가 거의 없다. 부자만 설치하는 걸로 알았던 에어컨은 혼수품 반열에 오르더니 이제 목록에서 제외될 것 같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천장 여기저기에 당연히
일기예보를 잘 믿는 편이다. 장마답게 강력하겠지만 중부 지방에 내리는 비는 간헐적이라는 예보를 듣고 하늘을 보니 파랗다. 서너 가지 약속 때문에 무거워진 가방에 우산 더 챙기기 귀찮아 예보를 핑계로 그냥 나갔는데, 낭패의 연속이었다. 국지성이라기보다 종잡기 어려운 홍길동 식이라더니, 하필 기자회견이 있는 시간, 그 거리를 퍼붓는 게 아닌가.흥건히 젖었던 기억이 불편해 흐린 하늘을 보고 우산을 챙겼는데 웬걸. 걸을 일이 많던 어제 햇볕이 종일 뜨거웠다. 후끈 달아오른 얼굴로 집에 돌아와 곯아떨어졌는데, 특별한 일정이 없는 오늘, 아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유엔 산하 과학자 단체다. 세계의 기후 관련 과학자 수만 명이 수십만 편 논문과 보고서를 종합 검토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작년 6차 보고서를 채택한 IPCC는 절박하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대비 섭씨 1.5 이하로 억제하려면 탄소중립을 2050년이 아니라 2040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잘사는 국가와 거대한 기업은 IPCC의 거듭되는 호소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괴담으로 여기는가?왜 1.5도 이하로 억제해야만 하는지 과학은 막대한 논문으로 명쾌하게 증명한다. 1.5
중앙이든 지방이든, 무엇을 위해 왜 존재하는지 우리 언론은 자신에게 쉬지 않고 묻고 있을까? 긍정하기 어렵다. 학생 때, 민주주의 수업에서, 입법, 사법, 행정으로 요약하는 3부는 서로 감시와 견제하며 권력 집중을 방지한다고 배웠지만, 현실과 달라 수긍하기 어려웠다. 군사독재정권이 물러선 지금도 갸웃할 수밖에 없다. 포악한 군홧발은 자취를 감췄지만, 자본이 정권 이상의 권력을 휘두르는 현실이 아닌가. 언론은 4부 역할에 충실해 왔는가? 3부를 시민 시각에서 감시하는가? 인정하기 어려운데, 금권에 흔들리는 모습은 거의 명확하다.경북
휘황찬란한 송도 신도시는 한 세대 전, 완연한 갯벌이었다. 50제곱킬로미터 넘는 면적의 갯벌에 바닷물보다 높게 쌓은 흙은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어디 자료가 있는지 모르는데, 산과 들에서 떠왔을 게 분명하다. 스스로 다리를 건넜을 리 없는 맹꽁이가 장마철 맞은 공원 습지에서 울고 봄철이면 산개구리가 울었기 때문이다.요즘 산개구리는 울지 않는다. 얼음 녹은 물이 고이던 공원을 보도블록으로 말끔하게 마감한 탓이리라. 그 자리 같은 시간에 울던 참개구리도 사라졌는지 봄이 와도 조용하다. 경칩 무렵 산간 습지에서 울다 산록으로 흩어지는 산개
인천 앞바다에 흔히 ‘우럭’이라고 말하는 조피볼락은 아직 많다. 파도 낮고 물때 맞을 때 먼바다로 가면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지만, 우럭은 예외일 따름이다. 화력발전소에 마련한 양식장을 비롯해 여러 양식장에서 양식한 치어를 열심히 방류하기 때문이다. 그 외 해산물은 대부분 크게 줄었다.1960년대, 웬만한 집은 인천 앞바다에서 잡은 작은 갈치를 토막 내 듬성듬성 김장에 넣거나 밴댕이 몸통을 깍두기에 넣었건만, 이제 사치다. 강화 해안에서 작은 트럭 뒤집힐 정도로 잡던 밴댕이도 수입한다. 그물에 올라오면 “재수 없다!”라며 텀벙텀벙
가족과 가끔 들리던 횟집이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겨울이라 그랬을까? 창틀에 “대방어 전문”이라고 커다랗게 써 놓았는데, 10킬로그램 이상만 취급한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찾지 않았는데, 앞으로 찾을 일 없을 것이다. 대방어라니. 어디에서 어떻게 살집 키우는지 알고 그런 방을 붙이는 걸까?겨울철 주로 제주도 모슬포에서 잡는 방어는 회유성이다. 물이 따뜻해지면 차가운 해역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일부는 멀리 알류샨 열도까지 찾아간다. 겨울철 제주도에서 잡히는 방어는 겨울철 별미라지만, 동해안에 머물다 왔는지 알류샨까지 원정을 다
정거장을 지나친 버스를 돌아오게 할 수 없듯, 흘러간 강물을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다리면 버스는 다시 오고 강물은 언제나 흐른다. 고급 식당이든 라면 전문점이든, 배불리 먹은 음식은 소화된 뒤 어김없이 배설해야 하는데, 식당은 언제나 맛난 음식을 내어 준다. 생태계의 흐름으로 에너지가 순환되기에 가능한 일이고, 생태계 흐름은 태양 에너지가 거의 무제한 공급되기에 가능하다.한겨울에 어색한 말이지만, 선풍기를 돌리면 시원하다. 부채를 사용해도 시원한데, 선풍기는 전기 에너지를 소비하고 부채는 근력을 요구한다
2022년 12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인간은 자연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자멸과 같다”라고 연설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 그는 “공기와 물이 오염돼 해마다 900만 명이 사망한다” 하면서, 코로나19의 6배라고 덧붙였다. 현재 추세로 “사람과 가축이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서식 공간을 빼앗으면 더 많은 바이러스와 질병이 동물에서 옮겨올 것”으로 예견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젊은이에게 코로나19가 물러나면 “새로운 일상”을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원한 새로운 일상은 무엇일까?탐욕스런 화석연
자전거, 콘돔, 천장 선풍기, 빨랫줄, 타이 국수, 공공 도서관, 그리고 무당벌레. 이상 7가지 물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03년 미국의 환경운동가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에서 의미를 풀어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책은 절판되었어도 7가지 물건은 여전히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새삼 살펴보자. 수백,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이 아니라면, 실생활에서 자동차를 대신하는 자전거는 제조와 사용 과정은 물론이고 폐기할 때까지 온실가스와 배기가스를 크게 줄인다. 수소와 전기로 연료를 바꾼 자동차로 기후변
자전축이 23.5도 기운 지구에서 중위도에 자리한 대한민국은 추분이 지난 만큼 햇볕 입사각이 수그러들었다. 온난화의 여파로 점점 뜨거워지며 길어지던 더위도 아침저녁으로 기운을 잃더니 이젠 한낮에도 선선해졌다. 중국 인민의 난방 연료가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바뀌면서 우리 하늘이 눈에 띄게 깨끗하다. 짧아지는 가을이 겨울에 바통 넘기기 전, 전국은 3년 미루던 축제에 휩싸였는데, 열기는 그리 뜨겁지 않다.한적했던 공원 주차장이 어느 날 만원이 되었다. 축제가 열리는 중이라는데, 알지 못했다. 길 가장자리를 메운 승용차에서 구청 공무원으로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니, 불볕더위는 물러갔을까? 장마에 이은 국지성 가을장마로 무더위가 식었고, 태풍 힌남로가 휩쓸고 지나간 뒤라 폭염을 피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다행이라 생각할 수 없다. 태풍 피해를 입은 분이 있고 몰려든 빗물을 피하지 못한 반지하 시민도 있지 않은가. 여름철 뙤약볕이 모자라면 과일이 충분히 영글지 못한다니 불볕더위를 덜 받아 행운이라 말할 수 없다.어릴 적부터 체열이 높아 여름이면 냉국수를 찾았다는데, 성년 되면서 냉면 찾는 재미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40년 전 3월에 냉면을 찾아 시장
주목해야 할 세계의 소식을 올리는 환경운동가 박용남 선생의 페이스북은 미국에서 발행하는 한 비영리 매체를 주목했다. 환경위기를 알리는 비영리 인터넷 매체 에서 우리가 반드시 살펴야 할 7가지 징후를 제시한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종합적으로 정리했어도 사실 전부터 많은 이가 경고했던 사안이다. 안정이 깨지면 지구의 기후변화는 인류가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데, 그 매체가 정리한 7가지는 대서양 순환, 산호초, 그린란드 빙하, 남극 빙하, 영구동토층, 북극권의 한대 수림, 그리고 아마존 열대우림이다.20
십여 년 전, 남미 원주민이 유럽에 보상을 요구했다. 앞서가는 듯 보이는 유럽의 문명은 누구 희생으로 꽃피운 것인가? "수탈된 대지"에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주목한 15세기 포토시는 해발 5000미터가 넘는 고지에 번쩍거리는 은광이 있었고 당시 원주민은 섬광이 두려워 접근하지 않았지만, 지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유럽인이 휘두른 채찍으로 족쇄와 쇠사슬에 묶인 원주민들이 희생되지 않았다면 현재 유럽은 가능할 수 없었다. 원주민 후손은 유럽에 원금이 아니라 이자를 요구했다는데, 응한다면 유럽 경제는 즉시 무너지리라.남태평양의 작
1년에 10억 마리 가까운 닭, 아니 치킨을 먹어서 그런가? 가격 인상에 민감해 하는 가게가 눈에 띈다. 프랜차이즈는 아닌데, 어쩔 수 없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인상을 선도한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동네 치킨집의 가격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공장 같은 양계장에서 5주 정도 키우는 병아리나 식용유일지 모른다.우크라이나 국기는 맑은 하늘 아래 해바라기 꽃이 만개한 들판을 닮았다. 실제 해바라기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푸틴 침략전쟁은 세계의 식용유 대란을 일으켰다고 외신은 전한다. 우리는 콩이나 옥수수를 수입해 식용유를 추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