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2015년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올해 10월 4일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에 사도적 권고인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했다.교종은 타인을 향한 우리의 돌봄과 지구를 향한 돌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 공동체가 마주한 주요한 도전이고, 각 나라와 세계 안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영향받고 있음을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서 언급한다. 그리고 이는 ‘구조적 죄의 충격적인 예’라고 말한다. (‘하느님
지난 9월 23일 기후재난의 시대,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한 시민들의 대규모 행진이 열렸다.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923 기후정의행진’에는 가톨릭기후행동 소속 신자 등 3만여 명 시민이 참여해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행진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이날 낮 12시 ‘천주교 거리 미사’를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주례로 봉헌했다. 참석 사제들은 불타는 지구를 상징하는 붉은색 영대를 하고, 신자들도 붉은색 옷과 손수건 등으로 미사 내내 위기의 지구를 기억했다.신자들은 미사를 마치고 오후 2시
지난 8월 23일부터 2박 3일 동안 종교환경회의 소속 5대 종단 종교인들의 생명평화순례가 있었다. 종교인들은 군산 동국사에서 불교 기도회로 순례를 시작했다.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 법만 스님은 발원문을 통해 “바닷물은 태양을 받아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시고,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샘물이 되어, 다시 내를 이루고 강물이 되어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이렇듯 자연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친밀하게 소통함으로 생명이 된다. 하지만 이런 생명의 길이 인간의 탐욕으로 단절되고 가로막혀 죽어가
지난 7월 14일부터 2박3일간 ‘가톨릭 생태환경활동가 대회’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생태환경 활동가 40여 명이 모였다.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박현동 아빠스(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는 참석한 활동가들에게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7가지 목표를 재확인하며, 이 여정은 인간과 사회의 긴밀한 연결이며, 환경 보호는 정의와 평화의 영역임을 말하였다. 아빠스는 활동가들에게 항상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힘을 얻고 그 안에서 실천 과제가 나와야 함을 이야기했다. 그 사례로 독일 뮌스터
사회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사회교리’다. 일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지키고 실천하는 복음적 지침이다. 그래서 사회교리는 신앙인의 나침반이 된다. 지난 2004년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는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를 발간했고,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을 요약한 문헌이다. 이 가운데 환경 생태 문제는 제10장 '환경보호' 451-487항에 나오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여러 문헌에서 부분적으로 언급한 생태적 사회교리 내용을 종
지난 3월 소성리 한반도 평화 미사에 처음 참석한 여성 신자 한 명이 소성리 할머니들과 연대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발을 당했다. 미군 유류 차량 이동을 막고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이유다. 자매의 진술에 따르면, 여경 4명이 둘러싸고 원래 아픈 팔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손을 뿌리치다가 손이 경찰 얼굴에 닿았다고 한다. 자매는 이날 도주하지도 않았고 한반도 평화 미사 전에 경찰 요청에 직접 신원까지 밝혔다. 하지만 자매는 고발당했고, 5월 23일 서울에서 성주 경찰서까지 출석해 3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왜 공권력에 도전
매년 서울대교구 신학생들과 함께 사회사목 현장 실습에서 가는 강이 있다. 내성천이다. 내성천은 강 전체가 모래 강으로, 우리 강 원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국보급 하천 또는 국립공원으로 보전해야 할 하천으로 평가받는 강이다. 수년 전 신학생들과 내성천을 걷다가 물고기 잡는 수달을 만나기도 한 생명의 공간이다. 그런데 최근 경북 예천군(김학동 예천군수)에서 내성천 자연 제방에 자란 아름드리 나무들을 싹쓸이 벌목을 해 버렸다. 내성천 미호교부터 상류 3킬로미터 좌측 자연 제방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 구간은 사람이 심은 것이 아닌
소성리는 완연한 봄이었다. 2017년 3월 15일부터 시작한 소성리 한반도 평화 미사 가는 길은 벚꽃 흐드러진 평화 자체였다. 그 평화도 잠시 소성리 상황실 강현욱 교무님(원불교 성직자) 문자가 왔다. “오늘 미군들 들어와요. 1시 전에 들어올 것 같네요. 어머니들 마을회관에 계시는데 함께 해주세요. 저는 미군과 함께 들어갑니다.”부랴부랴 점심밥을 마치고 소성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할머니들은 이미 “NO THADD”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군들이 들어오는 도로로 향한다. 평화롭던 소성리 마을에 갑자기 경찰 버스가 들어오고 긴장감이 흐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로 무고한 동식물들이 죽어 가고 있다. 이 생태계 대량 파괴를 ‘생태학살’, ‘에코사이드’라 부른다. 특정 민족과 인종을 말살하려는 '집단학살', 제노사이드에 빗댄 말이다.공동의 집,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태학살의 원인은 다양한 생물 종들을 그저 활용, 채굴 가능한 잠재적 자원으로 여기고, 그 고유한 가치를 간과하는 인간의 태도이다. 그리고 생태학살의 결과 많은 종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고 결국 우리 후손들은 전혀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생물 종이 더 이상 그들의 존재 자체로
지난해 11월 30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세부이행방안’이란 제목의 확약서를 작성한 전 원주지방환경청장과 환경영향평가 과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법상 존재하지도 않고, 환경영향평가 제도도입 이래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세부 이행방안 확약서를 함께 작성했다. 국민행동은 이 확약서는 환경부의 고유 업무 권한인 환경영향평가를 포기한 것이고, 사실상 사업자인 양양군의 편의를 주는 특혜라며 이들을 고발했다.실제로 확약서는 오색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위치 변경,
명사십리 삼척 맹방해변 앞바다에 정 박는 소리가 쾅쾅 울려 퍼진다. 마치 십자가에 예수를 못박는 소리 같다. 예수의 십자가 못박음은 인간과 피조물의 부활로 이어졌지만, 맹방 바다에 울려 퍼지는 정 소리는 지구 어머니를 못박는 학살의 현장이었다. 맹방해변 뒤편 포스코의 삼척 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에 석탄을 보내는 컨베이어벨트 건설 현장에서 지금 벌어지고 생태 학살의 모습이다.2023년 말 준공을 목표로 강행되고 있는 삼척 블루파워 1호기는 11월 30일에 최초 점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석탄 연료를 장전해 시운전에 들어가는 최초 점화는
올해 6월 23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산악열차)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남원시를 산악열차 시범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건의로 시작된 ‘산악 관광 활성화 정책’의 연장선에서 남원시는 대규모 산악열차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계획 중인 육모정~고기삼거리~고기댐~정령치(13킬로미터) 구간은 2015년 발표된 산악열차 계획 구간 일부이다. 그리고 남원시는 이 산악열차를 기존 도로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생태적 산악열차이고, 이 사업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지난 7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감사원은 헌법에서 규정한 헌법 기관이다.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 감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 직무에 관한 감찰이 그 역할이다. 때문에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분류되지만, 독립적 헌법 기관으로 활동하며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행정부의 수장들이 지휘, 감독할 수 없다. 그런데 감사원장이 스스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관이라 천명하였으니,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이런 감사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짐작이 가는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가면 원전 백지화 기념탑이 있다. 1982년 전두환 정권은 삼척시 덕산면 일대를 핵발전소 예정지로 묶어 놓았고, 1992년 핵발전소 건설을 시작하려 하였다. 당시 덕산면은 농민회가 활동하던 지역이었다.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 이전에 농민들이 어떻게 핵발전소 반대운동에 나섰을까. 농민들은 바로 옆 동네인 울진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보았다. 같은 마을 한 집 건너 암 환자가 생기고 농산물도 팔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다. 덕산면 농민들은 우리 마을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느꼈고, 당시 동력 자원부(오늘날
윤석열 정부 들어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낮추려 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25퍼센트에서 22퍼센트로 인하되었고, 문재인 정부의 증세로 2018년부터 연 소득 3000억 원 초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그 초과분에 25퍼센트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20년 신고 기준 연 소득 1000억 원 초과 국내 기업은 296개, 5000억 원 초과 기업은 49개에 불과하다. 현재 3000억 원을 넘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100여 개 남짓한 대기업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협의체다. IPCC는 기후변화의 원인을 다루는 보고서를 1990년부터 발표해 왔는데 1차 보고서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확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1년 3차 보고서부터 인간의 영향을 66퍼센트 이상 보았고, 2021년 6차 보고서는 인간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발표했다. 기술시대 인간 활동으로 근현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기후변
지난 2015년 프란치스코 교종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되었다. 이후 교황청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 한 해를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선포했다. 그리고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하는 통합생태론의 정신에 따라, 온전히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가는 7년 여정을 시작하자고 전 세계 교회에 요청하였다. 한국 교회도 이 요청에 응답해 2020년 10월 16일 추계 주교회의를 마치며 특별 사목 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7년
성금요일 광화문 거리에 사람들이 모였다. 길거리 기후생태 십자가의 길에 참여하기 위해 각자 만든 피켓과 십자가를 들고 모였다. 인간의 탐욕과 자본의 섬김으로 죽어가고 있는 지구와 예수님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모인 이들은 기도한다.“주님, 당신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린 제자들의 손길과 마음으로 위기에 처한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게 하시고, 지구를 파괴하는 모든 구조적 악에 날마다 투쟁하게 하소서.”(기후생태 십자가의 길 13처)그리고 부활이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당신의 보편적 주권으로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함을 보여 주셨다. “과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에서 진도 9.0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다음 날 3월 12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부터 3호기, 2호기, 4호기가 차례로 폭발했고 그 후 11년이 되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인류가 알게 된 것은 기후 위기 시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고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일본 정부는 2021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방류 결정을 고수하고 있다. 2023년부터 방사성 오염수를 낮은 농도로 희석해 하루 500톤씩 1킬로미터의 해저터널을 통해 바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나라의 미래 비전과 정책은 사라지고 주술과 거짓 비방이 난무한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복수와 권력 욕구를 너무도 당연히 드러내니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기후변화 대응인데 대선 후보들에게 기후 문제에 대한 정책과 공약은 없다. 앞으로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가 넘지 않아야 인류는 생존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2050년 순 배출량 제로(0)를 만들어야 살아남는데 이 위기 상황을 말하는 후보는 없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