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의 전환: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서 바라보는 성탄길에서 성탄의 기쁨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기 어려운 올해의 성탄이다. 음원 저작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성탄 캐럴을 무상으로 쓰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상으로 주신 하느님의 강생이 추위에 오롯이 그 의미를 더하는 역설적 기쁨이 되는 모양이다. 지난 세기에 에디트 슈타인은 '성탄의 신비'(1931)란 소품에서 강생의 신비를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의 희망에서 시작하여 그분의 일생과 수난 부활에 이르는 여정을 따르는 길로 성찰하였다.오늘 가장 어두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반대하는 이들은 교황의 퇴임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교황이 복음을 선포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교의 발언은 복음의 해석이 다양할 수 있음을 보인다. 이 또한 21세기이기에 가능한 사건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은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활동이다. 젊은이들은 현실을 해석하는 교회의 권위에 어떤 응답을 하는지,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이 그들에게 기쁜 소식인지, 지난 호에 이어서 살펴보려 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성찰할 주제들을 선정하고 각각의 주제 안에서 구체적 소주제를
2018년 봄은 겨우내 얼었던 산천이 녹아내리며, 그 물들이 모여서 바다를 향하듯 우당탕탕…. 막히고 왜곡된 역사의 흐름에 저항하고 그 흐름을 제 길로 돌리려는 힘들이 요란스럽게 부딪히기 시작한 시점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수업에서 스무 살의 청년들이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소서", "하느님과 인간"을 만나면서 자신과 공동체를 성찰하는 모습을 나누려고 한다. 문제를 만들고 답을 찾는 그들의 노력에 공감하는 것은 함께 지평을 공유하기 위한 작업이 될 것이다. 또한 세상의
2018년 3월 22일 2018분(33시간 38분) 동안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고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자리가 마련된다.“지난 15일 출범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3월 22일 오전 9시 22분부터 23일 오후 7시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8분 이어 말하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민행동 쪽은 “성폭력이 만연한 세상에 분노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발언자로 참가할 수 있다. 변화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도) 누구나 이 자리에 함께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이어 말하기 행
며칠 전 초복을 맞으면서 긴 여름이 본격적으로 그 본때를 보이기 시작했으니, 오늘도 국민안전처에서 긴급문자가 핸드폰에 떴다. 폭염주의보! 바야흐로 개들의 수난 시기가 시작되는가 싶다. 개들의 수난과 함께 떠오르는 사건은 교육부의 나향욱 정책 기획관의 취중 발언이다. 술에 취해 경계심이 풀어져 평소의 생각이 독 두꺼비처럼 튀어나온 것이리라. 99퍼센트의 국민
제주도를 배경으로 전해지는 위대한 여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가 신화학자 고혜경의 글을 통해서 그 속살을 드러내고 그 황당한 이야기에 넋이 나간 이들을 긴 성찰로 이끄는 매력적인 텍스트로 변신했다. 오래된 사찰이 희미해진 선을 따라서 새롭게 단청을 하고 그 본래 모습을 드러낸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혹은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이 몇 년간의 복원 작업을 통해
한국의 대학생은 객관식 수학평가능력을 통과해서 대학에 들어온다. 이들에게 문제를 만들고 답을 찾아 나가는 시험 문제는 녹록하지 않은 새로운 시험의 세계다. 그럼에도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이 사는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번 신학적 인간학 과목의 참고서는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
2016년의 4월이 시작되었다. 겨우내 추위에 얼은 땅은 꽃샘추위까지 모두 겪어내고 결국은 새싹을 틔워내기 시작했다. 헐벗은 나무들 역시 새로운 잎과 꽃으로 단장한다. 그리고 춘분을 지난 햇살은 바야흐로 그 화사함으로 온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런데 만우절의 유쾌한 거짓말과 함께 시작되는 이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불린다. 이렇게 온 세상이 길어지는
지난 2012년, “여성들을 위한 성서주석, 신약 편”이 출판된 뒤 짧지 않은 3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8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여성들을 위한 성서주석, 구약 편”이 출간되었다. 신약편을 번역한 이화여대 여성신학연구소의 박인희, 장양미, 정혜진 연구원이 한 팀을 이루어서 작업을 하고, 구약학의 이경숙 교수와 신약학의 박경미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여
지난번 기고문에서는 현대의 문을 연 철학자 니체의 안티크리스트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 갔다. 역사의 시계에서 시간의 한 조각을 현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면, 오늘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이 시간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현대의 중심을 꿰뚫고 들어온 포스트모던의 물결은 현대적 명민함과 추진력을 휩쓸고 갔으니, 그렇게 현대는 찰나의 급물살을 타고 흘러가 버린 것일까.
벌거벗은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난 신! 역사 안에서 살아간 한 인간에게서 찾은 신의 모습, 그리스도는 우주가 생겨난 138억 년, 태양이 탄생한 50억 년, 지구가 생겨난 45억 년 이후에 비로소 인간의 자기 인식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인류는 2000여 년 전에 비로소 한 인간에게서 신성을 발견하고 그것이 진리임을 고백하였다. 인간이 자기
한 해에 몇 번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새로운 달력을 걸면서 한 번, 설에 떡국 먹으면서 또 한 번....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 달력의 마지막 장을 아직 한 장 남기고 벌써 새롭게 시작할 차비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 부활을 따라서 한 해를 살아가는 전례력이다.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한 해는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
마녀사냥을 보는 새로운 시각, 수십만 ‘마녀들’의 처형을 통해 성립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여성주의적 비판서양에서 10월 31일은 할로윈 데이, 호박으로 등을 만들어 켜고, 마녀들이 축제를 벌이는 날이다. 그런데 “마녀”, 혹은 “마녀사냥”이란 단어를 들을 때, 그대의 뇌에는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첫번째, “마녀사냥”을 검색하면 매주 금요일 밤,
2015년 9월 16일에서 20일 까지 진행되는 올해 여성영화제의 주제는 “고백의 방향”이다. 상영되는 영화 중에 그리스도교와 연관해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미국의 수녀들이 겪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 “Radical Grace”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주님은 페미니스트”라는 한국어 제목은 다소 엉뚱하고, 지나친 롱숏으로 뽑은 느낌이다. 영화는 지난 몇 년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사상적 뿌리, 로마노 과르디니의 "코모 호숫가에서 보낸 편지" 이미 여러해 전에 바오로출판사를 방문했을 때, 몇 권의 책을 선물받았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오늘 소개하고 싶은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 1885–1968)의 편지 9통을 엮은 책이었다. 나에게 그 책을 건네던 수사
2015년은 아빌라의 성녀로 알려진 예수의 데레사(Teresa de Jesus, 1515-1582)의 탄생 500주년이 되는 해다. 데레사는 행동파이자 열정가인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는 이상과 현실의 아름다운 조화를 드러낸 상징적인 인물로, ‘수도적 관상 생활과 사도적 활동의 조화와 일치’라는 그만의 독특한 영성 사상을 보여 주었고 ‘맨발의 가르멜수도회’ 창
갓 구운 과자처럼 바삭하고 신선한 종교학 도서 ‘신의 탄생’은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제자로 철학자이며 종교사학자인 프레데릭 르누아르와 프랑스 국영방송의 뉴스 진행자인 저널리스트 마리 드뤼케르의 대화로 탄생하였다. 신에 관한 다양한 종교들의 입장을 소개하면서도 자신의 관점을 포기하지 않는 프랑스 지성인들의 유머와 역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재미있다. 탄생 이
신앙을 다루는 책들을 소개하는 첫 이야기로 굳이 종교학 개론서인 윌리엄 페이든의 “종교의 세계” 를 뽑은 것은 우리 안에 살아있는 성스러움과 그를 향한 욕망의 보편성을 읽어 내기 위해서다. 페이든의 책은 처음 종교를 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각기 신앙하는 종교에서 동일한 거리 두기를 하고 종교들의 공통 분모를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한 가운데서 세상에 불씨를 던지는 책 한 권이 나왔다. 몸도 마음도 얼어붙어 따스한 햇살 한줌이 그리운 계절에 왠지 그 뜨거움을 향한 갈망을 고스란히 담았을 것 같은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 그리고 책의 겉 표지에는 다음의 문장이 그 갈망을 설명한다. "우리 자신과 세상의 동시적 변형을 꿈꾸다.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