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중력의 힘을 받아들여, 봄과 여름을 뜨겁게 보낸 열매들이 하나하나 땅으로 다가오는 가을이 오고 있다. 하늘을 향해 던져졌던 기도의 노래가, 누군가의 낮은 마음에 가라앉고 또 다른 기도를 시작한다. 9월에는 ‘가톨릭 축제의 광장’을 만드는 사람을 만나본다. 기도 노래의 광장이다. 라디오국에서 PD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박종인(베네딕토)이다. 다음 달에 열릴 ‘제20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 총 PD를 맡은 그를 만나, 가톨릭 매스 미디어 피디로서의 일상과 창작생활성가제 20년의 날들에 관해 이야기
지구 역사상 5번의 대멸종(Mass Extinction)이 있었다. 화산 폭발, 해수면 하강, 메탄가스 증가 등 멸종의 원인은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하나 이산화탄소의 증가였다. 현생 인류도 여섯 번째 멸종 위기에 처했다. 적어도 지난 8월 11일 발표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그렇다.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근현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온도가 1.09도 올랐고, 지난 200만 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
이 글은 32호(2021년 여름)에 실린 글입니다.내 교회의 근심과 상처와 약함은 또한 나의 약함이기도 하다.― 토마시 할리크말문을 열며교회의 과거를 성찰하고 교회의 현재를 바라보며 교회의 미래를 염려하고 고민한다는 것은 교회조직이나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이나 교계제도의 미래를 염려한다는 게 아니다. 교황이나 추기경이나 주교나 사제 등 성직자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제도나 기관이나 사업체의 몰락을 걱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리고 수도원이나 수도회의 존폐를 염려하는 것도 아니다. 조직이나 기관이나 제도는 상황에 따라 바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당연히 악도 하느님의 산물이 되겠습니다. "아, 그렇군!" 에서 끝나면 좋겠지만, 늘 이 논리에서 혼란이 발생합니다. 그럴 것이면 악을 왜 만들어서 우리를 힘들게 하신 것인가!그런데 이런 논리를 좀 더 밀고 나가면, 인간을 왜 만들어서 지구를 혹사시키는 것일까? 나치는? 일본의 군국주의는? 빈부격차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코로나 19는?.... 하느님이 답해야 할 것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 보면, 악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지
미얀마 군부에 의한 학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가 500명이 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학살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UN 등은 군부에 결정적인 타격이 되지 않는 공허한 성명만 내놓고 있습니다.지금 우리는 부활 대축일 축제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활 정신은 생명과 희망의 정신입니다. 부활 정신이 지금 바로 여기에서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미얀마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간적으로도, 공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30여 명은 지난 12월 16일부터 ‘트윈타워 내 고용유지’를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에 맞서고자 2019년 노조를 결성했고, 1년 2개월 뒤, 용역업체 교체를 이유로 집단 해고됐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듣고 기록한 내용을 기고 받아 싣습니다. - 편집자 주싸우는 여자들의 활기로 가득 찬 농성장2020년 12월 16일,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이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파업 농성을 시작한 날, 처음으로 농성장을 방문하게 됐다.
대림 마지막 주일입니다. 부활 대축일 미사를 드리지 못한 아쉬움을 성탄 대축일 때는 달랠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성탄 대축일도 각자의 본당에서 드리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저 역시 제가 머무는 이곳에서 조용히 성탄을 보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일까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얼마 전 홀로 미사를 드리면서 주님께 던졌던 저의 질문이었습니다. 아니 질문이라기보다는 아쉬움 가득한 한탄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지난주 이주형 신부님께서 인내에 대해 말씀하셨지요. 저 역시 이번 주일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편집 : 장기풍)'대림절은 회심을 향한 여정'교종, 12월6일 대림2주 삼종기도 가르침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6일 대림 제2주일 낮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서 행한 삼종기도 가르침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대림절 동안 주님을 영접할 준비를 하면서 회심의 여정을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가르침 내용.오늘 대림절 둘째 주일 복음(마르코 1,1-8) 말씀은 우리가 성탄절에 주님을 영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대림절 신앙의 여정을 보여 줍니다. 즉 오늘 말씀은 세례자 요한의 모습과 그분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회심’이 어떻게 우리를 진정한 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투쟁 164일 차를 맞습니다. 영도조선소 정문 앞 천막농성 18일 차와 영도조선소 신관 로비 단식농성 9일 차입니다. 이 투쟁 과정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은 투병 중이었던 암이 재발해 지난 11월 30일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합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수술 후 심한 통증을 호소해서 진통제를 투여하고 있지만, 12월 2일에는 처음으로 죽을 먹었다고 합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2월 3일 민주노총 13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
지난 11월 26일, 아르헨티나 정부청사가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사 로사다를 비롯한 거리에는 수많은 아르헨티나인이 몰려들었다. 25일 심장마비로 죽은 축구 영웅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경찰이 그의 시신이 묘지로 갈 수 있도록 문을 걸어 닫자 25블록에 이르는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팬들은 화를 냈고 결국 몇몇이 체포되었다.마라도나의 죽음에 대한 이러한 격정적인 반응은 여러 남미 국가에서, 그리고 그가 7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이탈리아에서도 보였다. 이는 그가 지닌 초월성과 준종교
주일 말씀을 묵상하기 시작하는 순간 잠시 시선을 멈추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제 서품모토인 구절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이사 40,1) 통상적으로 제2이사야서라고 불리는 ‘이사야 예언서 2부’의 첫 구절입니다. 위로의 책이라는 별명이 있는 이사야 예언서 2부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전하는 위로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늘아, 환성을 올려라. 땅아, 기뻐 뛰어라. 산들아, 기뻐 소리쳐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가엾이 여기셨다’(이사 49,13)라는
(편집 : 장기풍)“기도하는 삶을 위해 기도합시다”프란치스코 교종과 함께하는 12월의 기도 지향2020년 마지막 달인 12월 프란치스코 교종이 전 세계 신자와 함께하는 기도 지향은 “기도하는 삶을 위해 기도합시다”이다. 교종은 비디오 메시지에서 우리의 현실과 마음을 변화시키는 기도의 힘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도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영양을 공급하라고 촉구했다. 메시지 내용.교회 사명의 핵심은 기도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우리는 복음의 짧은 구절을 읽을 때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
(미셸 샹봉)교황청과 중국이 2018년에 맺었던 중국 주교 임명에 관한 임시 협약이 곧 갱신될 가운데 염려와 비판이 많다.홍콩과 신장의 상황에 비추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중국이라는) 중세 왕국에서 저질러지는 수많은 불의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로마가 중국에서의 인권과 종교자유 침해에 대해 계속해서 눈을 감고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임시 협약을 연장한다면 도덕적 권위를 잃을 것이라고 본다.분명히,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걱정스럽다. 가
(편집 : 장기풍)“시편은 ‘기도방법’ 가르치는 교본“교종, 10월 14일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 ‘기도’프란치스코 교종은 10월 14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에서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시편’에 대해 설명했다. 교종은 우리 삶 속에서의 고통을 하느님께서 들으시고 외면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시편은 ‘기도로 구성된’ 책입니다. 시편은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시편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기쁨, 고통, 의심, 희망,
우리는 수없이 시작과 끝을 경험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면서 그 끝을 상상하며 우리는 살아갑니다. 무언가 일을 계획할 때에도, 책을 한 권 보더라도, 드라마를 보더라도 우리는 나름대로 그에 대한 마지막을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사람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끝을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그 수많은 끝이라는 경계는 우리에게 때론 희망을, 때론 아쉬움을 가져다줍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이미 근원적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끝을 희망하지만 그 끝을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탄력적 근로 시간제의 기간 연장 법안이 통과되면 뭐가 달라지나요?유연 근로 시간제 중 탄력적 근로 시간제가 있습니다. 20대 국회를 마무리하면서 법안 120-130개를 급하게 통과시켰는데, 그 와중에 통과가 안 된 것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입니다. 그 개정안에는 탄력 근로 시간제의 6개월, 1년 기간 연장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탄력적 근로 시간제에 대해서, 경영계에서는 늘려야 된다고 하고 노동계에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탄력적 근로 시간제 1항은 2주 단위 탄력적 근로 시간입니다.첫째 주는 32시간 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