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의 소벌(우포의 우리말)에 가면 수백 년 수령의 팽나무가 있습니다. 이 팽나무는 사지포 제방과 맞붙은 오른편 작은 동산 위에 있습니다. 소벌 사람들은 이 나무를 ‘팰구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제시대 소벌에는 일제의 기마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소벌의 어르신들은 어린 시절 기마부대 병정들 틈에서 팰구총을 만들어 병정놀이를 하며 뛰놀았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생태운동가이며 농부 철학자인 피에르 라비는 말합니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항상 더 많이, 더 높게 오르라고 합니다. 하지만 부자들은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오를수록 목표점은 더 멀리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비참하고 가난한 이들은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점 늘고 있습니다.”즉 경제발전이라는 것은 인간 내
지금 프랑스 파리는 IS의 테러로 수많은 시민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IS의 무자비한 테러에 세계는 공분하고 있습니다. 테러를 당한 거리에는 총과 칼 대신에 꽃과 촛불이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꽃과 촛불이 파리를 지키고 있습니다.파리 테러가 일어난 다음날, 서울에서는 한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졌습니다. 지금 그 농민은
민주주의(democracy)의 어원은 ‘데모스’(demos)와 ‘크라티아’(cratia)의 합성어입니다. 즉 민주주의란 ‘백성’ 또는 ‘민중’이 지배하는 힘(권력)을 말합니다. 백성 또는 민중이 지배하는 힘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투표를 실시합니다. 투표를 통해 국민은 힘을 강화합니다. 때문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
지난 주말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를 다녀왔습니다. 백마산(776미터)에서 바라본 밀양의 모습은 끔찍했습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로부터 시작되는 76만 5000볼트 송전선로는 양산과 밀양의 산하에 빼곡히 건설되어 있었습니다. 때맞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월 29일 제47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하여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의결하였습니다. 이로써 한국에서 운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88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핵발전 정책의 비민주성을 고발하고 있다. “핵발전 정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비밀주의, 전문가주의, 관료주의, 성장주의 등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시민의 건강과 생명, 나아가 미래 세대의 권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핵발전 정책이 핵산업 복합체의 주도 속에서, 은밀히 비민주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콜트악기와 콜텍 이런 회사는 모두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 노조 때문에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의 이 말은 사실일까?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콜트악기와 콜텍이라는 두 회사가 있었다. 이 회사들은 기타를 만들어 국내에 판매도 하고 해외로 수출도 하는 회사였다. 두 곳의 오너는 모두 박영호 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저항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삭풍을 뚫고 85호 크레인에 올랐습니다. 85호 크레인 농성 100여 일이 지나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사수하기 위해 네 명의 사수대도 크레인 중간 지점에서 텐트를 치며 함께 농성했습니다. 85호 크레인 농성 221일 차, 사수대 중의 신동순 씨는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하
쌍용차 김득중 지부장의 무기한 단식이 30일을 넘고 있습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완전한 복직을 위해서 더 이상 쌍용차 희생자들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기 위해서 그는 무기한 단식을 선택했습니다.그의 단식만도 벌써 세 번째이며, 허공에 매달린 날과 눈물로 보내 시간들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는 공장 복직을 바라는 단 한 사람의 노동자도 배제할 수 없고,
민족의 명절인 추석 한가위가 다가옵니다.명절이면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고향을 찾습니다. 그러나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지 못하는 슬픈 노동자들이 있습니다.쌍용차 김득중 지부장은 무기한 단식 25일 차를 보내고 있습니다.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다섯 명은 인도로 날아갔습니다.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죽지 않고 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장영식 (라파엘로)사진작가
아사히글라스는 TFT액정용 글라스 기판을 제조 판매하는 구미에서 가장 큰 사업장 중의 하나다. 2004년 구미시가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370만 제곱미터의 대지를 50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온갖 특혜를 제공한 100퍼센트 일본 자본이 소유한 사업장이다.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은 정규직이 800여 명이며, 사내 하청 노동자가 300여 명이다.아사히글라스는
다음은 지난 8월 28일(금요일) ‘성 아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일’, 부산시청 앞 미사에서 최혁 신부(베드로)가 한 강론입니다. 최혁 신부는 매일 밤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위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송복남 로제리오 형제님, 심정보 이냐시오 형제님 안녕하십니까? 한번씩 밤에 내려다 보실 때 얼핏얼핏 보이던 그 젊
지난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간의 제주 평화기행이 있었습니다. 시작은 '밀양 할매들의 강정 연대'였습니다만, 판은 커지고 커져 10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쌍용차, 강정, 용산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과 밀양, 청도가 모두 뭉치는 유례없는 대규모 만남이 되고 말았습니다.23일 아침, 제주공항에서 '우리는 서로 손잡
“사제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사제는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의 곁에 함께 있어 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다. 그들과 연대함으로써 위로하며, 함께 기도함으로써 교회를 세운다. 그렇게 사제는 소외된 세상 곳곳에 교회를 세우는 사람이다.” 천주교 부산교구 거제 성당 최혁 보좌신부의 말이다. 그는 부산시청 앞 택시와 생탁 노동자들이 고공 광고탑에 올라 농성을
신앙은 역설입니다. 슬픔의 역설이고 고통의 역설이며 가난의 역설입니다. 불행의 역설이고 박해의 역설이며 죽음의 역설입니다.역설의 신앙은 슬픔을 통해 기쁨으로 나아가고 고통을 통해 해방으로 나아가고 가난을 통해 하느님께로 나아갑니다.역설의 신앙은 불행을 통해 행복으로 나아가고 박해를 통해 자유로 나아가며 죽음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신비로 나아갑니다.우리들의
지난 3월16일 새벽, 충남 아산의 아파트에서 한 여성이 투신했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세 살배기 아이를 둔 35살의 엄마였던 그이는 해고된 KTX 승무원이었다.철도공사는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KTX의 꽃’이라고 부르던 제1기 승무원 280명을 입사시켰다. 입사 당시 철도공사는 승무원들에게 정규직화는 물론 항공사 스튜어디스보다 나은 공무원 수준의
2012년 대선이 끝나고, 그 결과가 발표되자마자한 노동자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자진했다. 그의 분향소에는 수많은 이들이 찾아와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어느 날이었다. 수도자들이 분향소에 찾아와 큰절을 올리며 문상을 했다.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한 젊은 노동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교회는 가장 비참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아픔과 함
처음 할매의 큰절을 보았던 것은 2013년 10월이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제정한 제22회 민주시민상에 밀양 765kV송전탑반대대책위가 선정되었고, 밀양 주민들은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민주시민상 시상 중에 덕촌 할매는 큰절을 올렸다.두 번째로 할매의 큰절을 본 것은 2014년 4월이었다. 행정대집행을 앞둔 밀양 현장으로 천주교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그는 굴뚝 위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가슴이 두근거리고 극단적인 불안 등의 공포심도 호소했다. 그런 그가 45미터 고공 위에서 408일을 버텨 왔던 힘은 무엇일까. 그는 땅 위에서 굴뚝으로 올린 과일의 씨앗을 내뱉었다. 처음엔 그냥 먹고 난 과일의 씨앗을 심심풀이로 내뱉은 씨앗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그 씨앗이 싹이 나고, 잎이 났다. 신기한 나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