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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에도 사랑 실천의 일은 해야만/연중 제23주간 월요일
늘벗 2019-09-09 05:47:06 | 조회: 410
첨부 : 11.jpg (242518 Byte)

우리는 종종 율법 학자, 바리사이들의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는 속 좁고 옹졸함을 본다. 그들은 안식일 규정이라는 율법으로 마치 돌같이 굳어만 있었다. 어딜 가나 그들은 그것을 하나같이 들먹이며 예수님께 트집 잡는다. 회당에서 그들은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이를 치유하시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들이야말로 육신은 멀쩡하지만, 영적으로 손이 오그라든 이들이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아니면 너희들처럼 남을 해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구하는 게 합당하냐? 죽이는 게 합당하냐?” 그리고 모두를 둘러보시며 그 병자에게, “손을 뻗어라.”라고 이르셨다. 그러자 그 손이 다시 성해졌다. 그들은 골이 잔뜩 나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의논하였다.(루카 6,9-11 참조)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좋은지, 죽이는 것이 좋은지를 아예 대놓고 물어보신다. 안식일 법의 정신과 그 목적을 물어보신 거다. 그들은 이미 법의 정신을 잃은 이들이었기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런 이들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이를 앞에 세우시고는 보란 듯이 “손을 뻗어라.”하고 이르셨다. 법에 속박된 이를 해방시키려는 거다. 예수님께서 율법에 자유로우실 수 있으셨던 그 이유는, 이미 당신이 누군지를 아셨기 때문이다.

안식일은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다. 일해서도, 시켜서도 안 되었다. 그렇다고 맹탕 놀기만 한다면? 휴식으로 거룩함을 지니는 게 본래 정신일 게다. 오늘날 주일은 의무적인 미사 참여 날로만 인식된다. 빠지면 고해성사를 봐야하기에 귀찮아 성당에 간단다. 그렇지만 주일은 주님 축복을 체험하는 날이다. 예수님은 이날 손이 오그라든 이를 고치셨다. 지켜보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이렇게 좋은 일 하는 게, 남 해치는 것이냐?’라고 강한 톤으로 질문하시면서.

그런 구체적 질문을 하시는 예수님의 그 의도는? 안식일의 취지를 뭔지도 모르고 있음을 질책하신다는 모종의 암시일 게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사람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을 율법의 모독자로 여겼다. 그들은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믿지 못하여 알아보지 못했다. 손이 오그라든 이는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주님을 배척한 이를 뜻하리라. 하느님께 손 내밀어 그분 뜻과 계획을 받아들인 이는,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만난 이 일게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완고한 그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기를 원하셨다. 그들이 하느님의 온유하심과 자비하심에 시선을 고정하기를 바라셨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율법의 모독자로 고발하리라는 것을 이미 아셨지만, 그들에게 율법의 주인이심을 당당히 피력하신 거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규정에만 얽매어 좋은 일 하지 않고, 목숨 구하지 못하는 이가 아님을 드러내셨다.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율법은 오직 하느님 사랑과 그 정의를 드러내, 인간 구원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걸 그들에게 알리신 것이리라. 사실 분명한 것은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율법주의를 경계해야 하지만, 나아가 예수님의 여러 말씀을 각자 편리하고 유리하게 마음대로 해석하는 유혹도 경계해야 할 게다. 그리고 우리 역시 오그라든 옹졸해진 마음의 병을 버려야 하리라. 그리하여 사랑 실천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걸 깨닫자. 하느님은 모든 이를 살리시고자 예수님을 보내셨다. ‘하느님과 이웃 사랑’이 모든 율법의 출발이다. 지금 우리네 모습은 어떤가?

2019-09-09 05: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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