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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의 주인은 오직 예수님/연중 제22주간 토요일
늘벗 2019-09-07 07:00:48 | 조회: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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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는 것을 본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일해서는 안 된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안식일 주인이라신다. 안식일 땜에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이 충돌하는 장면이 복음서 곳곳에서 자주 발견된다. 안식일 계명을 고집하는 바리사이들이 아주 완고한 이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안식일 계명에는 대단히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사실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느라고 바빴던 일상을 멈추고 그동안 잊고 지내기 쉬운 하느님을 기억하라는 의미에서 만든 날이 안식일이다. 또한 안식일은 기계처럼 일에 매여 있는 자기 자신과 이웃, 특히 생계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우리 밑에서 일하는 이들이 하루라도 노동에서 해방되어 하느님 안에 쉬면서 인간다운 모습을 되찾아서 누리도록 도와주는 날이기도 할게다.

어쩌면 이 법은 십계명에서 나왔다. “안식일을 기억해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날이다.” 유다인들은 이날을 ‘주님의 날’로 섬기며 소중하게 받든다. 율법주의가 깊어지자 피해야 될 게 많아졌다. 하루 쉬며 하느님을 찬미하라는 취지가 경직되기 시작한 거다. 이윤이 남는 일은 금지되어 그 행위를 피한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바리사이 몇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답하셨다. “다윗 일행이 배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은 적이 없느냐? 그가 하느님 집에 들어가, 사제만이 먹어야 되는 제사 빵을 먹고서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루카 6,1-5)’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추수행위라는 노동을 하였다고 맹비난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과 그 일행도 배가 고팠을 때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었다는 사실을 드시며, 율법 자체보다도 그 율법이 믿는 이를 위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셨다. 이리하여 예수님은 안식일이 왜 생겨났는지 생각해 보라신다. ‘죄인을 만드는’ 안식일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는’ 안식일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제자들을 막 죄인으로 몬다.

밀 이삭 뜯는 행위를 안식일에 금지된 행위로 간주한다. 우리도 여차하면 바리사이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 계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날이 바로 주님 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이시고 안식일의 주인이시라는 게 바로 그분이 하느님으로부터 오신 분, 안식일에 기억해야 할 그분이심을 뜻하리라. 그분과 함께 머무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안식일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과연 우리의 주일은 어떤 위치일까? 예수님의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와 화해하시어 우리가 하느님 앞에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이로 설 수 있게 해 주셨기에, 우리의 안식일은 그분께 감사드리는 주님의 날이어야 하겠다. 나무는 보면서 숲을 보지 못하면 열심히 사는 게 아니란다. 하느님을 섬기는 생활이 힘들고 고되다면 곤란한 일이다. 예수님은 하지 말라는 율법을 하라는 율법으로 바꾸신 분이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하찮은 일들 때문에 신앙의 기쁨을 어둡게만 만드는 게 아닌지를 늘 돌아보아야만 할 게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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