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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것과는 다른 예수님께서 주신 평화/부활 제5주간 화요일
늘벗 2019-05-21 06:01:37 | 조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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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십시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선종하시면서 남기신 이 말씀은 아직도 생생하다. 삶에서 죽음으로 마지막 길을 넘어설 때가 가장 두렵고 고통스럽다는데 어떻게 교황님은 그 경계선상의 순간에 이렇게 스스로 행복하다 하시는지! 그분은 폴란드 출신으로 아우슈비츠와 전쟁의 처참함을 경험하셨다. 그래서 늘 세상 평화가 화두이셨다.

종교 갈등, 군비 경쟁, 착취, 빈곤, 환경 파괴 등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에서 그분은 선종하시는 그날까지도 편안하실 날이 없으셨으리라. “나는 평화를 주고 간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라. ‘나는 갔다가 온다.’라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그분은 나보다 위대하시다.”(요한. 14,27-28 참조)

세상 평화를 그토록 갈망하셨던 교황님은 어쩌면 죽음의 경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하느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평화를 맛보고 행복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평화라는 그 말에 교황님 말씀이 종종 기억난다. 예비자들의 입교 동기 일 순위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나. 늘 ‘평화를 빕니다!(샬롬!)’라고 인사하는 우리도 평화의 갈구가 일순위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세상 것과는 자연 다르다는 데에 있다는 것을 다들 인지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그분께서는 당신 평화를 주신다고 말씀하시지만,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오신 분이라고 이해하는 게 어쩜 더 옳아 보인다. 사실 세상은 평화를 위해 돈, 무기, 강력한 통치 같은 게 필요하단다. 그래야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가 사라진다나. 그러나 예수님의 평화는 오직 하나, 곧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온갖 고통을 녹이는 강한 힘이 스며있기에.

진정한 평화는 가끔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한다. 십자가가 주는 그 평화를 다 함께 되새겨 보자. 세상 논리로 따지자면 평화롭고 행복한 삶에 환난과 고난은 당연히 피하고 싶을 게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이 세상에서 피하고 싶은 그 고난의 감내라고 하니 참 모순이여 아이러니하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끝내는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를 주신다. 그분이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평화를 얻어내려는 야망적인 방식을 되돌아보면 금방 알게다.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하는 게 정녕 올바른가? 경쟁 사회에서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 이기적인 이가 되는 게 과연 옳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 건강, 재산을 지키려 쉼 없는 일로 오로지 성공만을 얻고자, 이웃의 가난과 타인에게 미치는 고통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만의 아집 등은 진정 어떤가? 이런 것들이 평화를 지켜 주는 것이라고 믿는 그 순간, 우리 곁에는 하느님이 없다. 그래서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는 다르다.

잠시 분노를 접고 침묵하자. 일 욕심을 멈추고 가진 것에 감사하자. 내 곁에 없으면 안 될 사랑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깨닫자. 그리고 하루를 마치며 ‘이 밤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자. 이런 게 예수님께서 약속해 주시는 평화이리라. 이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영혼 깊은데서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2019-05-21 06: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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